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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의 썰왕설Re:] '아이해' 이유리, 로망 충족 캐릭터史 추가합니다

  • 연예 | 2017-05-18 11:25

배우 이유리(위)가 KBS2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신선한 변혜영 역으로 로망을 구현하고 있다. /iHQ 제공
배우 이유리(위)가 KBS2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신선한 변혜영 역으로 로망을 구현하고 있다. /iHQ 제공

설(레는) Re(플) : 이유리가 울든 웃든 취하든 욕하든 계속 보게 되는 드라마(rlfr****)

[더팩트 | 김경민 기자] 드라마 세상엔 다양한 로망을 충족하는 캐릭터들이 산다. 예전에는 주로 예쁘고 멋있는 종류의 로망을 찾아볼 수 있었다면, 최근에는 시원시원한 행동으로 갑갑함을 해소하는 캐릭터도 '사이다' 로망을 실현한다. 그리고 또 요즘 떠오르고 있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KBS2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이유리가 심은 '언니 로망'이다.

지난 14일 방송된 ‘아버지가 이상해’는 시청률 30.4%를 기록, 30%대 벽을 돌파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드라마의 화제성을 쉽게 가늠할 수 있는 척도는 SNS 반응인데, 이유리가 맡은 변혜영 에피소드는 클립 영상으로 퍼지면서 누리꾼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완전 재밌었음(shin****)" "혜영이 넘나 눈물(8_8o****)" "이 드라마는 이유리가 화려하게 캐리(choc****)" "이유리는 결혼하기 싫은 게 아니다 미친 시모와 일과 가정을 모두 책임져야 하는 무게가 버거울 뿐(sage****)" "앜ㅋㅋㅋㅋ 이유리 미치겠땈ㅋㅋㅋ(khsl****)" "이유리 우는데 나도 눈물남...ㅠ(sky0****)" 등 댓글로 이유리를 응원하고 있다.

이유리는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다양한 감정 연기를 소화하면서 입체적인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 /'아버지가 이상해' 방송 캡처
이유리는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다양한 감정 연기를 소화하면서 입체적인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 /'아버지가 이상해' 방송 캡처

'아버지가 이상해' 인기 요인 중심에 선 이유리는 극 중 자칭 개룡녀(개천에서 용 된 여자)로 잘 나가는 대형로펌 해온의 변호사 변혜영 역을 연기한다. 겉으로 보면 자기중심적이고 냉정한 독설가에 '센 언니'라고 느껴지지만 이면에 코믹한 허당 면모나 따뜻한 감성을 지닌 인물이다.

주말드라마 특성상 중장년층뿐 아니라 청년층에게서도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끌어오는 광경은 신선하다. 주말드라마라고 하면 가족 이야기를 중심으로, 자극적인 '막장' 소재나 인물간 얽히고설킨 복수극으로 치닫는 그림이 연상되곤 한다. 그런데 '아버지가 이상해' 이유리는 가장 노릇을 하는 언니 이야기부터 30대 직장인의 삶과 로맨스를 현실적으로 그려내 공감을 얻고 있다.

변혜영은 등장부터 남달랐다. 동생 변라영(류화영 분)이 명품가방을 몰래 사용하자 변라영이 아끼는 원피스를 물에 푹 담그는 건 기본이다. 변미영(정소민 분)을 학창시절 괴롭혔던 김유주(이미도 분)를 큰오빠 변준영(민진웅 분) 아내로 맞이하면서 제대로 일침을 가하고 결혼식에 도발적인 '민폐 하객'으로 나선다.

이유리는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 /iHQ 제공
이유리는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 /iHQ 제공

특히 차정환(류수영 분)과 사랑과 이별, 재회 과정에서 여느 로맨틱 코미디보다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로 살아난다. 자신의 가족을 무시하는 차정환 어머니 때문에 과감한 이별을 선택하고, 차정환을 흉보는 직장동료들에게 대신 면박을 주고, 차정환에게 마음을 둔 후배를 견제하기 위해 일부러 침대에서 흐트러진 모습으로 기어 나온 척한다.

뿐만 아니라 이별 후에도 보고 싶으면 먼저 찾아가고, 싸워도 꽁하지 않고 서운한 부분을 간단명료하게 서술한 후 사과를 받고 푼다. 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하고, 사랑에 있어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거침없는 성격이다. 여기에 동거나 결혼 등에 대한 여성만의 고충과 편견을 헤쳐나가는 에피소드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반영한다. 드라마에서 따라잡지 못했던 현실을 확실하게 끌어온 것.

보면 볼수록 단순한 '센 언니'나 '걸크러시'를 넘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캐릭터여서 변혜영에게 더욱 몰입하게 된다. 흔히 '여심'을 잡기 위한 남자 캐릭터에게서나 발견할 수 있던 부분이 변혜영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로 표현됐다. 주말드라마에서 볼법한 진부한 틀을 벗어던지면서 이유리의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이끈 하나의 로망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유리는 MBC '왔다 장보리'를 마치고 3년 전 인터뷰에서 "연민정을 뛰어넘을 자신도 없고 넘을 생각도 없다"며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변혜영으로 그 짐은 쿨하게 내려놔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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