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영애 조문객 "연기 열정" 한목소리
[더팩트 | 신촌=김경민 기자] 배우 김영애가 영원한 잠에 들었다. 눈을 감는 날까지 연기를 놓지 않았던 배우의 마지막 길에는 선후배 동료 배우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김영애는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서 췌장암 재발로 인한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6세. 지난 2월 초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마지막 촬영까지 임했던 터라 고인과 뜻하지 않은 이별은 더욱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고인의 빈소 내부는 백창주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대표, 송병준 에이트 대표, 배우 유아인 김수현 조진웅 차승원 유지인 등 여러 배우들과 연예계 관계자들이 보낸 근조화환으로 가득했다. 오랜 연기 생활 동안 얼마나 많은 연기자들의 귀감이 됐는지 알 수 있었다.
빈소 내부에 취재진의 출입이 통제된 가운데 조용하고 고요한 분위기만이 감돌았다. 하지만 동료 선후배 배우들은 잇따른 조문으로 고인을 배웅했다.
배우 김애경은 "답답하다"고 한숨을 쉰 후 "정말 이 세상에서 살면서 견디지 못할 고통스러운 일 겪고 살았는데 좀 더 좋은 곳에 가서 편한 곳에 잠들길 바라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송일국은 "현장에서 반성하게 했던 분"이라며 "영화 '현기증' 촬영을 마치고 펑펑 우시던 게 잊혀지지 않더라. 나도 그렇게 몰입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같이 하면서 배울 게 많고 반성할 게 많았다"며 "젊은 배우들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열정 하나만으로 (연기)했는데 정말 안타깝다.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남겼다.
고인의 유작이 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함께한 최원영은 "선배님이 마지막 촬영하고 가시는 길 끝까지 잘 마무리 해주셨고 지친 몸으로 가셨던 기억이 난다"며 "이렇게 갑자기 이별할 줄은 몰랐다. 그곳에서 따뜻하게 계신 것 같다.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계셨으면 좋겠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중견배우 김준모는 "사업 문제로 어려웠지만 꿋꿋하게 잘 견뎌냈다"며 "요즘 기준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고 이야기했다.
이미숙은 입을 손으로 막으며 슬픈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전도연과 이병헌은 잔뜩 그늘이 드리운 얼굴로 말없이 조문을 마치고 돌아갔다. 그 밖에도 박경림 강신일 반효정 양희경 등이 고인을 위로했다.
한편 고인은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드라마 '풍운' '당신의 초상' '겨울 해바라기' '엄마의 방' '사랑의 시작' '아버지' 등에 출연했다. 영화 '애자' '변호인' '카트' '판도라' 등에서는 따뜻하고 온화한 어머니의 표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장희빈' '황진이' '로열 패밀리' '해를 품은 달' 등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강렬한 캐릭터를 표현하기도 했다.
배우 활동 중간 황토팩 사업에 뛰어들어 수천억대 매출을 기록하는 사업가로 성공을 거뒀지만, 2007년 이영돈 KBS PD가 '소비자 고발'에서 김영애의 황토팩에서 중금속이 발견됐다는 보도로 피해를 입었다. 식약청 조사 결과 중금속 수치가 자연상태에서 들어갈 수 있는 허용 수치라고 판정받았지만 사업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인생의 우여곡절에도 연기 열정만큼은 흔들림 없는 배우였다. 지난 2012년 췌장암 판정을 받고 수술했지만 지난해 겨울 건강이 악화돼 치료를 받았으며, 오랜 시간 투병 사실을 숨긴 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촬영을 마무리하며 귀감이 되는 투혼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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