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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기획-스타&PR③] '빛나는 아이돌' 뒤엔 '기획력 갖춘 홍보人' 있다

  • 연예 | 2017-04-10 05:00

그룹 엑소-세븐틴-트와이스-여자친구(맨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아이돌 그룹의 인기에는 홍보 담당자의 역할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더팩트 DB
그룹 엑소-세븐틴-트와이스-여자친구(맨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아이돌 그룹의 인기에는 홍보 담당자의 역할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한해에도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출사표를 던졌다가 조용히 사라진다. 각박한 가요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력과 노력이 기본이 돼야겠고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입소문이 나는 경우도 드물게 있겠지만, 한 아이돌 그룹의 이름을 알리는 데 있어 큰 몫을 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홍보'다.

홍보의 주체로는 각 엔터테인먼트(소속사)를 대신해 홍보를 대행해주는 홍보대행사가 있다. 홍보팀 혹은 홍보대행사는 한 아이돌 그룹이 활동을 준비할 때부터 이들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홍보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홍보를 펼쳐나간다.

<더팩트>는 언제나 '핫'한 가요계 현장에서 아이돌 그룹 홍보를 위해 두 팔 걷어 열정을 다하는 이들에게 아이돌 그룹 홍보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 앨범 발표 전→활동 마무리, 홍보人의 역할은?

한 그룹의 앨범 준비 단계에서부터 활동 마무리까지 홍보 담당자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홍보 담당자가 개입되는 아이돌 그룹 앨범 활동 내 단계를 살펴보면 크게 ▲앨범 준비 ▲유통사에 앨범 소개 ▲앨범 발표 및 쇼케이스 ▲방송 ▲앨범 마무리 등으로 나눌 수 있겠다.

홍보 담당자는 앨범 재킷 등 제작물이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제작물을 직접 보기도 하고, 제작자들로부터 이번 앨범 기획의도와 콘셉트 등에 대해 설명을 듣기도 하면서 어떻게 홍보를 할지 고민한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홍보팀 강민경 팀원은 홍보하는 데 있어서 가장 고민스러운 작업이 "'키워드'를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키워드'란 해당 그룹이나 해당 앨범에 붙는 수식어를 생각하면 쉬울 듯싶다. 강 팀원은 "신인 아이돌 그룹의 경우 키워드를 잡기 위해 앨범 발표 1~2개월 전부터 고민한다. 키워드가 확실히 확립되면 그때부터 홍보를 시작한다. 잘 잡힌 키워드가 이미 있는 그룹이라면 이런 고민을 조금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잉 세븐틴'-'위 우' 앨범 재킷. 그룹 세븐틴 프리스틴 등이 소속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홍보팀 강민경 사원은 더팩트에
'고잉 세븐틴'-'위 우' 앨범 재킷. 그룹 세븐틴 프리스틴 등이 소속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홍보팀 강민경 사원은 더팩트에 "'키워드'를 잡는 것"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한 그룹의 키워드와 앨범 콘셉트는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지만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예를 들어 그룹 세븐틴이 가지고 있는 키워드는 '자체 제작돌(앨범을 자체 제작할 수 있을 정도의 작사, 작곡 등 능력을 갖춘 아이돌)'이라면, 지난해 말 발표된 그룹 세 번째 미니앨범 '고잉 세븐틴(Going Seventeen)' 콘셉트는 '세븐틴이 소원하는 것을 보여주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꿈을 향한 열정의 결과물을 세븐틴이라는 매개체로서 만든다'였다.

음반 유통사에 전달할 앨범 소개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것도 홍보 담당자의 몫이다. 유통사에 전달된 앨범 소개 보도자료가 멜론, 벅스, 지니 등 각종 음악 사이트에 고스란히 전달돼 대중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이 또한 홍보 담당자가 고심하는 작업 가운데 하나다. 앨범을 인상 깊게 설명할 만한 '키워드'는 물론, 앨범 수록곡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곡 소개를 담는 작업까지 이뤄진다.

이 밖에도 홍보 담당자는 앨범 활동 각 단계에서 해당 그룹을 홍보할 수 있는 보도자료(예: 앨범 재킷 촬영, 티저 공개, 앨범 발표, 첫 방송, 음악 방송 순위, 활동 성적 정리 등)를 작성하고 발송하는 일, 언론 관계자를 응대하는 일 등을 담당한다.

◆ 홍보人에게 중요한 자질, 인적 인프라+기획력

아이돌 그룹 홍보의 목적은 해당 그룹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인식시키는 것에 있다. 이것의 주체가 되는 홍보 담당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뭘까.

MD제조, 공연사업, 홍보 및 마케팅, 매니지먼트 등 종합적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제이지 스타(JG STAR)엔터테인먼트 황정기 대표이사는 홍보 담당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인적 인프라'와 '기획력'을 꼽았다.

황 대표이사는 "홍보는 돈으로만 되는 일이 아니다. 같은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해당 그룹을 인식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홍보"라며 "이를 위해서는 홍보 담당자의 인적 인프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홍보 담당자는 좋은 기획력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홍보를 위한 계획을 잘 세울 수 있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신인 아이돌 그룹에게는 팬덤 확보를 위한 노력, 대중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확실한 전략 등의 필요한데, 이때 홍보 담당자의 기획력이 빛을 발한다"고 설명했다.

신예 그룹 이달의 소녀 1/3 '지금, 좋아해' 뮤직비디오 티저. 홍보대행사 에이치엔에스 에이치큐는 신예 그룹 이달의 소녀 1/3 홍보를 맡고 있다. /'지금, 좋아해' MV 티저 캡처
신예 그룹 이달의 소녀 1/3 '지금, 좋아해' 뮤직비디오 티저. 홍보대행사 에이치엔에스 에이치큐는 신예 그룹 이달의 소녀 1/3 홍보를 맡고 있다. /'지금, 좋아해' MV 티저 캡처

홍보대행사 에이치엔에스 에이치큐(HNS HQ) 고경민 본부장 또한 기획력을 강조했다. 일 년에도 여러 아이돌 그룹이 비슷한 앨범 홍보 계획을 토대로 가요계에 쏟아진다. 이에 대중은 자칫 신선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고 본부장은 "어떻게 하면 대중이 느끼기에 비슷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차별화를 시킬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밝혔다. 이어 "실무적인 경험을 토대로 축적된 저희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홍보 방안을 기획하고, 이를 소속사 측에 제시한다"며 "더 많은 사람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이슈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구축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 남몰래 끙끙 앓는 홍보人의 고충

다채로운 과정을 겪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데 어려운 점이 없다면 이상한 일일 것이다. 앨범 발표 전부터 앨범 활동이 마무리될 때까지 여러 사람과 소통하는 과정을 거치는 아이돌 그룹 홍보 담당자 역시 고충이 있었다.

A 소속사 홍보팀 B 씨는 "보통 티저, 뮤직비디오 등을 0시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하는데, 항상 공개를 예고한 0시가 되기 10분 전 정도나 돼야 티저,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가 홍보팀에 도착한다"고 토로했다. 또 "앨범 발표 3주 전부터는 거의 매일 새로운 콘텐츠가 공개되다 보니 저희 홍보 담당자들도 새벽까지 긴장 속에서 야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남모를 노력 뒤에는 소소한 보상도 뒤따른다. 그는 "잠도 많이 못 자고 힘들지만 담당한 아이돌 그룹이 좋은 성적을 내면, 물론 저희가 제작한 앨범은 아니지만 성취감이 느껴진다. 또 앨범 크레딧에 보면 저희 홍보 담당자 이름도 적혀 있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B 홍보대행사 C 씨는 "저희는 홍보를 대행해드리는 사람들인데 간혹 그 이상을 바라시는 분들이 있다"고 조심스레 운을 뗐다. 그는 "소속사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를 바탕으로 저희가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맞겠지만, 이미 정해져 있는 콘텐츠 이상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건 저희 몫이 아니다"며 "그런데 그저 자기 아티스트가 최고라는 생각에서 홍보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곤란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joy822@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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