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퍼거슨 경 "SNS는 시간 낭비다. 우리는 그것 없이도 할 수 있는 일들이 수만가지가 있다"
[더팩트|권혁기 기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회사에 조금씩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물론 간혹 100% 만족한다는 이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연예인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나 대형기획사에 몸을 담고 있다면 해당 아티스트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분배될 수밖에 없다. 그룹에 속해 있다면 더욱 '다른'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드라마와 예능 등 왕성한 활동을 하던 모 걸그룹 멤버가 계약 초기 1/N 수익 분배에 불만을 품고 슬라이딩 시스템(개별 활동 부분에 대한 수익을 개인에게 분배하는 것)을 도입했지만, 이후 '대중의 관심이 다른 멤버에게 쏠려 배아파 했다'는 일화는 가요계에 유명하다.
최근 에프엑스 소속 엠버(25·본명 엠버 조세핀 리우·타이완명 류이윈)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는 듯한 글을 올려 파장을 일으켰다.
앞서 엠버는 지난 14일 오전 인스타그램에 영어로 "나는 모든 것을 다 바쳤다. 나는 일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창조적인 것이든 사업이든 여러 해 동안 모든 것을 스스로 해왔고 그렇게 나를 유지해왔다"면서 "하지만 결국 나는 계속 무시 받았고, 상처받았고 이용당했다. 지금까지 참았고, 팬들도 견뎌줬지만 이제 더는 헛된 희망으로 거절당하며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I've given my everything. I tried to work things out. Whether it be the creative or business, I've been doing everything myself for years so I can keep myself afloat. But in the end, I'm continuously neglected, hurt, and taken advantage of. I've been patient… the fans have been extremely patient and I can't take it anymore just sitting around, waiting, being constantly rejected and given false hope)"고 말문을 열었다.
덧붙여 그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지쳤다. 이게 한계다. 더는 없다(I'm so tired mentally and physically and this is where I draw the line. No more.)"고 언급한 뒤 지난 26일에는 "'우리에겐 당신을 위한 시간이 없다.' 나는 아무 일도 들어오지 않아 매년 몇 주 동안 집에 있었다. 지난 5년 동안 팬들을 위해 곡을 쓰고, 앨범을 만들고, 영상을 제작하고 편집하고, 마케팅 계획을 발표하고 제안서를 썼지만 5년 뒤에도 똑같은 답만 받았다. 내가 더 무엇을 해야 하나("We don't have time for you" Every year, I would stay at home for weeks because nothing was "coming in." Instead of waiting, for the past 5 years I've been writing my own songs, making my own albums, producing, directing, and/or editing my videos, making concepts and styling, writing proposals and presenting marketing plans, and even looking for my own jobs, all so that I could do what I love for my fans. Even after 5 years, I'm given the same answer. They still tell me I'm not good enough. What more do I have to do?)"라고 재차 심경을 고백했다.
2015년 8월에는 FT아일랜드 멤버 이홍기가 소속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 역시 인스타그램에 "아무리 선물이라도 우리 회사 홍보 1도 안하네. 에이 드럽고 치사하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달에는 에릭남이 트위터에 "나의 회사는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My company don't respect me)"는 영문을 게재했다. 에릭남은 해킹 의혹에 대해 "해킹이 절대 아니다. 이건 그저 진실이다(Naw this aint hacking. This is just the truth)"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소속사 측은 "서로 입장차가 있어 오해가 생겼다. 충분히 풀 수 있는 일이었다. 일정을 비롯해 복합적으로 문제가 있었고 불만이 쌓여 SNS에 글을 올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불만없는 기획사나 아티스트는 없다. 데뷔 초기에는 계약서상 매니지먼트가 '갑', 아티스트가 '을'이 되지만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라서게 되면 심리상 소속 연예인이 '갑'이 되고 기획사가 '을'이 되는 경우가 많다.
SNS를 통해 속내를 털어놓은 이번 엠버의 심경글은 당사자들이 인정하든 않든 소속사와 보이지 않는 갈등의 일단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 가요기획자는 "기획사는 소속 아티스트를 위해 모든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그 만족도는 각자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르고, 때로 그 다른 기준에 따라 갈등을 빚기도 한다"고 말했다.
엠버의 발언에 대해 소속사는 별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SM엔터테인먼트는 동방신기-JYJ 사태 이후 전속계약에 대한 전면적인 수술에 들어갔고, 최근 연습생 권익강화에 대한 공정위 시정요청에 '품위손상 계약해지 조항'을 아예 삭제하는 등 발 빠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속사-아티스트 간 갈등은 늘 재연될 소지가 있다.
지난 1986년 1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명장 알렉스 퍼거슨 경은 "SNS는 시간 낭비다. 우리는 그것 없이도 할 수 있는 일들이 수만가지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SNS를 팬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이용하는 연예인들이 많지만, 엠버나 이홍기, 에릭남의 사례처럼 불만을 토로하는 '신문고'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기획사가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불만이 있으면 어떻게 할까? 매니지먼트사들은 자사 연예인들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 소위 '갑질한다'는 얘기를 들을까봐 속앓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데뷔 10년이 넘은 한 여배우를 케어하던 한 매니지먼트 이사는 욕을 하면서도 "그래도 우리 배우인데 어떻게 할까요? 품어야죠"라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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