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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그래, 가족' 이요원 "막무가내 아냐, 현실 타협하는 타입"

  • 연예 | 2017-02-17 05:00

배우 이요원이 영화 '그래, 가족'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남용희 기자
배우 이요원이 영화 '그래, 가족'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남용희 기자

'그래, 가족' 이요원 "배역과 함께 나이 드는 배우 되고파"

[더팩트 | 김경민 기자] 배우 이요원(37)의 동안 미모는 여전하지만 그를 수식하는 단어들은 많이 달라졌다.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바람에 쓰러질 것 같던 소녀는 주위를 호령하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세웠다. '센' 여자 캐릭터의 출발선에 서 있는 배우다.

최근에는 JTBC '욱씨남정기'와 MBC '불야성'을 연이어 선택하면서 '걸크러시'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15일 개봉한 영화 '그래, 가족'에서는 '흙수저' 환경에서 오로지 실력으로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특종 기자 수경 역을 맡았다. 이요원만의 강하지만 따뜻한 카리스마를 편안하게 볼 수 있다.

'걸크러시' 타이틀을 달고 브라운관에 이어 스크린으로 귀환한 이요원을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로 컴백한 소감과 가족에 대한 생각 등 시원시원한 답변이 돋보였다.

이요원은 '그래, 가족' 현장에서 나이가 어린 스태프를 보고 놀랐다. /남용희 기자
이요원은 '그래, 가족' 현장에서 나이가 어린 스태프를 보고 놀랐다. /남용희 기자

-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소감은.

드라마는 모니터하면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다음에 잘하면 되는데 영화는 모니터링과 전체적으로 붙여놓은 게 다르다. 연기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있다. 너무 계산하지 않고 연기했나 싶다. (캐릭터에)그냥 나의 모습이 많았기 때문에 어떤 계산이나 준비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힘을 다 빼고 대사만 가지고 연기했다. 100퍼센트 만족할 수는 없지만 후회하지 않을 정도의 시도나 노력을 다 쏟아부었다.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 나도 모르는 모습이 나와서 괜찮은 부분도 있었으니까.

- 본인도 모르는 모습이라는 건 어떤 부분인가.

능청스럽게 연기하는 장면이다. 영화 안에서도 연기하는 척 연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시나리오로 봤을 땐 작위적이고 어색할 것 같았다. 영화로 보니 현실적이더라.

- 영화 현장을 다시 찾은 느낌이 색다를 것 같은데.

예전에는 연상인 스태프가 많았다면 이제 연하가 많아졌다. 워낙 어렸을 때 데뷔해서 다 언니오빠들이었는데 동생들이 많아졌다. 세월이 지났고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에 어색했다. 데뷔도 영화로 했고 첫 기억은 엄청난 거니까. '고양이를 부탁해'는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혜주가 왜 이렇게 행동하고 과거에 어땠을지 상상해서 써오라는 숙제가 있었다. 도움이 많이 됐다.

이요원은 낯가리는 성격 때문에 넓지 않지만 깊은 인맥을 자랑했다. /남용희 기자
이요원은 낯가리는 성격 때문에 넓지 않지만 깊은 인맥을 자랑했다. /남용희 기자

- 낯가리는 성격인데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나.

영화상 처음엔 남 같은 가족이잖나. 솔직히 굳이 일부러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게 편했다.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각자 자기 할 말만 하고 자기 연기만 하면서 촬영하다 보니까 서로 친해지고 익숙해졌다. 지금 제일 많이 친하다. 다 끝날 때 되면 친해진다. 정만식 선배는 내가 리액션이 별로 없어서 차갑고 무서워 보인다고 했는데 이야기하면서 본모습을 알게 됐고 코드가 잘 맞았다. 이솜도 특이하다. 말이 별로 없다. 선배를 대하는 게 조심스러운 것 같다. 나도 그 시절을 겪었기 때문에 오히려 편하고 좋았다.

- 낯가림이 배우 생활에 불편하진 않나.

일단 관계가 형성되면 오래가는 편이다. 넓지는 않지만 소수정예 내 사람은 잘 챙긴다. 가족 챙기는 게 제일 힘들다.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데 숙제 같다.

이요원은 여동생과 부모보다 의지하는 우애를 가꾸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이요원은 여동생과 부모보다 의지하는 우애를 가꾸고 있다. /남용희 기자

- 영화를 촬영하면서 가족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

여동생과 둘이라서 어렸을 땐 형제자매 많은 집이 부러웠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성인이 된 형제자매들 중 누구는 가정을 이루고, 먹고 살기 바쁜 사람도 있고, 말썽을 부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동생 한 명인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땐 많이 싸웠만 지금은 친구보다 가깝고 부모님보다도 의지하는 깊은 사이다.

- 목적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기자 수경이와 싱크로율은 어떤가.

목적이 있어도 노력은 하지만 막무가내로 진행하는 타입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타협하는 타입이다.

이요원은 '걸크러시'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남용희 기자
이요원은 '걸크러시'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남용희 기자

- '걸크러시' 대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예전엔 여리여리한 청순 이미지였는데 걸크러시 대명사가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아무래도 '불야성' '욱씨남정기'에서 남자를 호령하는 캐릭터였으니까 그렇게 봐주는 것 같다. 작품 속 여자 캐릭터가 시대에 따라 변화해서 개인적으로는 만족감이 든다. 여리여리한 건 이제 20대 초반 친구들이 해야지(웃음). 어렸을 땐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를 해본 적이 없었고 잘하지도 못했다. 어려웠다. 그런데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드니까 거기서 나오는 게 있더라.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면서 같이 나이 드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던 것 같고. 대리만족할 수 있어서 좋아해 주는 것 같다.

- 또 다른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항상 그냥 현실적인, 일상적인 연기를 하고 싶다. 센 역할을 많이 해봤으니까 말랑말랑한 것도 해보고 싶고 범죄 영화도 안 해봤다. 안 해본 것에 대한 두려움은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트렌디한 작품은 안 했다. 당기지 않더라. 정극과 시대물이 정말 좋았는데 그게 지금까지 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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