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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변요한 "85년도 연기 위해 아버지 사진 관찰"

  • 연예 | 2017-01-03 05:00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주연배우 변요한은 1985년도의 한수현을 연기했다. 변요한은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주연배우 변요한은 1985년도의 한수현을 연기했다. 변요한은 "연기를 위해 아버지의 젊은 시절 사진을 찾아봤다"고 말했다. /임세준 기자

[더팩트|권혁기 기자] 배우 변요한(30)은 지난 2011년 영화 '토요근무'로 데뷔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연극원을 졸업한 그는 '재난영화' '목격자의 밤' '피크닉투게더' '현수 이야기' '들개' '타이레놀' 등 다양성 영화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550만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이상을 견인한 '감시자들'에서 엠쓰리 역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그는 지난해 '소셜포비아'로 올해의 영화상 신인남우상을 받기도 했다. 드라마로는 '미생' '육룡이 나르샤' '구여친클럽' 등이 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데뷔했지만 다수의 단편영화로 쌓은 내공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웬만한 연기력으로는 소화가 힘들다는 뮤지컬 '헤드윅'도 변요한의 연기력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변요한의 매력은 진정성에 있다. 매작품마다 다른 마스크를 쓰고 연기하는 것처럼,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배역의 크기를 떠나 스크린을 장악하고 브라운관을 압도한다.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제작 수필름)는 변요한의 연기인생에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86년생인 그는 85년도의 젊은 한수현을 연기했다. 그만큼 내공이 필요한 배역이었고, 변요한은 무리없이 해냈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팔판동 웨스트19에서 만난 변요한은 "궁금증이 생겼다. 미래의 내가 온다면 어떨까? 기욤 뮈소의 원작 소설과 대본 모두를 정말 빨리 읽었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다. 미래의 나를 본 과거의 나를 어떻게 연기할지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제가 86년생이라 당시의 분위기를 알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버지께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죠.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의상과 헤어를 눈에 익혔어요. '와 우리 아버지, 굉장히 날카로우셨구나'라고 생각했죠. 지금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닮으셨지만요. 당시 아버지는 어머니께 애정표현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그런 사진을 보면서 분위기를 읽었죠. 아버지도 가수 김현식을 좋아하셨어요. 그 때는 다들 좋아하실 때였죠."

변요한은 김윤석과 닮았다는 말에
변요한은 김윤석과 닮았다는 말에 "생김새보다 행동을 비슷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하다보니 선배님과 발을 맞춰 걷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임세준 기자

다음은 변요한과 나눈 일문일답.

-현재의 한수현을 연기한 김윤석과 닮았다는 얘기가 있다.

뒷모습이 비슷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뒷모습이 닮았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웃음) 처음에는 행동을 똑같이 하자고 생각했죠. 그런데 '내가 정말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행동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췄죠. 담배를 피울 때 같은 장면 말이죠. 그런 부분들을 조금씩 '티끌모아 태산' 스킬로 관객들이 닮았다고 봐주시길 바랐어요. 약속도 안했는데 김윤석 선배님과 발을 맞춰 걷고 있더라고요. 그만큼 작품에 젖어서 연기한 것 같아 흐뭇했습니다.

-김윤석의 젊은 시절 사진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닮았다고 생각했나?

김윤석 선배님 젊은 시절을 보니까 정말 날카로우셨더라고요. 눈은 저랑 똑같은 것 같았어요. 제가 날카롭지는 않지만 분위기가요. 기운이 비슷한 것 같았어요. 젊을 때 고민하신 모습이 저에게도 있는 것 같았어요. 제 나이대부터 연기를 하셨으니까요. 생각한 것보다 굉장히 섬세하셨어요. 엄청 잘 챙겨주셨고요. 정말 좋았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진심으로 좋았어요. 선배님도 30년 전의 자신을 대하듯 해주셨고요. 아껴주셨죠.

-스스로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얼마인가?

저는 긴장하고 봐서 그런지 한 번 더 봐야할 것 같아요. 긴장하면서도 느낀 점은 감독님이 정말 섬세하시다는 거죠. 기욤 뮈소 작가의 원작을 정성껏 영화화하신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연기한 걸 단 한 번도 누군가와 같이 본 적이 없어요. 룸메이트와 드라마 모니터링은 해도 극장에서 본 적은 처음이라서 다시 봐야할 것 같습니다.

-김윤석과 호흡을 위해 노력한 점이 있다면?

연기를 하면서 느낀 점은, 작품을 충실하게 이해하고 작품적으로 소통을 해야 가까워진다는 점이죠. 그게 본질적으로 통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선배님의 30년 전 모습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로맨티스트? 남자다운 게 로맨티스트라고 생각". 변요한은 사랑에 있어 일편단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정파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임세준 기자

-극 중 한수현은 오직 강태호(김상호 분/젊은 강태호는 안세하)와의 친분만 유지했는데, 배우 변요한은 어떤가?

주변에 남자가 너무 많죠.(웃음) '미생'에서의 모습 중에 제가 갖고 있는 게 있긴 해요. 한석율도 진짜 친한 친구들과 중학교 모습이 나오는데, 그런 기운들을 찾아가면서 연기했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저에게 없는 부분이 아니고, 있는 부분을 확장시켰어요.

-한수현은 매우 로맨티스트인데 실제로도 로맨티스트인가?

저는 남자다운 게 로맨티스트인 것 같아요. 마음이 맞는 게 어려운데 은연 중에 노력하죠. 노력하면서 힘들 때 간지러운 말을 하곤 해요. 저는 일편단심인 것 같아요. 아무한테나 그런 것은 아닌데 일편단심이고 싶어요. 순정파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할까요?

-실제로 30년 뒤 내가 온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그냥 와서 말 없이 보기만 할 것 같아요. 30년 후의 제가 와도 아무 말도 듣지 않을 것 같아요. 그저 제 모습을 보고 느끼고 가고 싶습니다.

-작품 속에서 외로운 인물로 그려지는데 외로울 때는 어떻게 하나?

노래방에 갑니다. 엄청 좋아해요. 군대에서도 피아노 반주를 하곤 했죠. 유학 시절에도 피아노를 찾아 다녔어요. 어머니가 악기를 잘 다루셔서, 외로운 시간에는 혼자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큰 힘이 되더라고요. 요즘은 층간소음 때문에 노래방에서 합법적으로 부릅니다.(웃음) 혼자 갈 때도 있고 룸메이트들과 갈 때도 있죠.

-배우 변요한의 작품활동 원동력이 있다면?

작품을 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데, 끝난지 두 달이 지난 작품을 떠올리고 '그 때 연기 잘못했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게 원동력인 것 같아요. 계속 갈증을 느끼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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