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강일홍 기자] '최순실게이트' 파문 이후 온갖 쓴소리가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 기인으로 소문난 배우 유퉁(59)이 2012년 대선 당시 자청해서 대중 연설 지지를 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언을 담은 편지를 써 공개했다. 유퉁은 이 글을 지인의 블로그에 올린 뒤 3일 오전 <더팩트>에 직접 메일로 전달해왔다.
유퉁은 이 편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을 내세워 '고언과 충언'을 담은 쓴소리를 던졌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대선후보 유세 당시 제주에 거주했던 그는 제주시청 앞에서 대중연설에 여러 차례 나설 만큼 적극적으로 투표 독려에 앞장섰던 '박근혜맨'이다.
유퉁은 "저는 박근혜 누님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목에 피가 터져라 유세를 했고, 꼭 그랬기 때문에 당선이 됐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제주도에서 여당 대권후보가 승리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유퉁은 <근혜누님, 이제 딴사람 말 듣지 말고 지만-근령 동생한테 상의하소>라는 제목의 편지글에서 "온갖 정치꾼들이 '지금이 기회다' 싶어 정신없이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지금 믿고 상의할 사람은 오직 피붙이 가족밖에 없다"면서 "누구의 말도 듣지 말고 친 자매형제와 상의해 조용히 청와대를 떠나라"고 말했다.
◆배우 유퉁의 편지 전문
제목 : 근혜누님, 이제 딴사람 말 듣지 말고 지만-근령 동생과 상의하소
근혜누님, 그간 잘계셨는지요. 저는요즘 제스스로에게 부끄러워 누구보다 참담한 날들을 보낸답니다. 누님을 위해 용기와 소신으로 앞장서고 행동했던 지난 삶이 이토록 후회스러운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제가 제주시청 유세장에서 목이 터져라 박근혜 후보를 청와대로 보내자고 부르짖었던 것은 건국 이후 아버지들이 맡았던 나라살림을 처음으로 어머니에게 맡겨 내실있는 나라를 꾸려가달라는 소망 때문이었지요.
불과 몇년사이 저는 제 과거가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요즘 스스로 가장 아픈 시간들을 곱씹으며 밤을 지새고 있습니다.
원칙을 지키는 소신과 반칙을 용서하지않는 곧은 성격을 믿었습니다. 부모님을 총탄의 비명에 보내신 이후 산전수전 우여곡절 파란만장의 인생속에서도 흔들림없이 이겨내는 모습에 반했습니다.
제가 눈이 멀었을까요. 오로지 국민을 위한 사랑과 믿음으로 청와대에 입성해 소신껏 정치해주리라던 기대가 무너졌습니다. 남들이 다 아니라고 해도 저만은 끝까지 누님을 믿고 싶었습니다.
알고보니 최순실은 겉다르고 속다른 속물근성과 안하무인적인 인간쓰레기였네요. 최순실은 뱀의 혀보다도 더 간사하게 마음을 녹여 누님을 현혹시켰습니다.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하고 오직 최순실 일가의 이권을 위해서만 움직이도록 조종했습니다. 그것도 일국의 대통령을 말이죠.
아직도 믿고 싶지 않지만 누님이 최순실의 꼭두각시가 되고만 지금, 국민은 엉망진창인 경제와 더불어 가슴이 쩍쩍 갈라지는 배신의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지요. 착하고 순하며 선한 국민들은 최순실 일가에 놀아난 대통령의 꼭두각시 삶에 허탈해합니다.
누님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유퉁이가 감히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대통령이란 막중한 권한과 책무가 무기력해진 지금, 선택은 단 하나밖에 없지요. 당장 최순실의 망령에서 벗어나세요. 정신을 차려야합니다. 끝까지 국민이 원치않는 방향으로 치닫는 고집을 피우면 결국엔 막다른 파국밖에는 없습니다.
천하의 역적 최순실로 인해 인생과 삶이 송두리째 난도질 당한 박대통령 또한 역적의 공범이 됐습니다. 하지만 누님은 역사와 조국을 위해 마지막으로 꼭 해야할 일이 있지요. 그것은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버려야합니다. '내탓이요'와 '비움의 미덕'을 선택하면 모두가 편안해집니다. 그리고 스스로 청와대를 떠나셔야 합니다.
또 온갖 정치꾼들이 '지금이 기회다' 싶어 정신없이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지금 믿고 상의할 사람은 오직 피붙이 가족밖에 없어요. 과거는 잊고 진한 피로 가슴 열어 진솔하게 함께 울 수있는 사람은 지만-근령 두 동생 뿐입니다. 누구의 말도 듣지 말고 친 자매형제와 상의해 조용히 청와대를 떠나십시오.
-2016년 11월3일 오전 부산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국민 중 한 사람 유퉁 드림-
유퉁은 30여년간 연기자 겸 가수로 활동하며 비구니 스님과 33살 연하의 몽골 여성을 포함해 모두 7번 결혼한 이력에서 보듯 삶 자체가 파란만장하다.
야구가 좋아 자청해서 롯데팬으로 응원한 것이 계기가 돼 부산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 응원단장을 맡기도 했다. 연예계에 진출해서는 기인으로 불릴 만큼 예술인으로서의 독특한 자기세계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필리핀 보라카이에 머물면서는 독특한 길거리 행위 예술로 입소문이 나 현지인들로부터 '미스터 보라카이'란 별칭을 얻었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제주도에 미술관을 건립하고 무인도에 들어가 원시인처럼 살며 문명과 담을 쌓은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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