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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럭키' 이준 "찌질남 캐릭터, 실제 저와 가장 먼 캐릭터"

  • 연예 | 2016-11-02 05:00
'사실 찌질하지 않아요.' 배우 이준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 슬로우파크 카페에서 영화 '럭키'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덕인 기자
'사실 찌질하지 않아요.' 배우 이준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 슬로우파크 카페에서 영화 '럭키'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덕인 기자

[더팩트|권혁기 기자] 요즘 배우 이준(28, 본명 이창선)은 바빠도 기분이 좋다. 지금 그는 MBC 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 촬영이 한창이라 무엇보다 휴식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호평을 받고 있는데다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 제작 용필름)가 누적 관객 572만여명(11월 1일 기준) 이상을 끌어들여 흥행에서도 3루타를 쳤기 때문이다.

'럭키'는 냉혹한 킬러 형욱(유해진 분)이 사건 처리 후 우연히 들른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 과거의 기억을 잃게 되면서 벌어진 일들을 담고 있다. 형욱 옆에서 씻고 있던 무명배우 재성(이준 분)은 형욱과 목욕탕 키를 바꿔 도망친다. 재성은 잠깐만 살아보려던 형욱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의문의 여인(임지연 분)을 보고 첫 눈에 반해 그녀를 도와주기 시작한다.

형욱은 자신이 재성이라고 생각해 자신을 도와준 구급대원 리나(조윤희 분)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실 이준은 아이돌그룹 엠블랙 출신이지만 배우로 먼저 데뷔했다. 할리우드 데뷔작이자 첫 출연작인 '닌자 어쌔신'에서 가수 비(본명 정지훈)의 아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본래 꿈인 배우가 되기 위해 열심히 달려온 이준은 이제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고 완벽한 배우가 돼 있었다.

지난 2013년 영화 '배우는 배우다'로 처음 기자와 만난 이준을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카페에서 재회했다. '손님'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지만 이준은 그대로였다.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증을 토로하고 겸손했다.

흥행 소감을 묻자 "체감을 못하고 있는 게 드라마 촬영이 촘촘하게 짜여 있기 때문"이라며 "스코어를 듣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조금 피곤해 보인다.

오늘도 드라마 촬영이 있어요. 거의 쉼 없이 촬영하고 있는데 그나마 오늘은 많이 잤죠. 4시간 잤는데 수험생 같아요. 공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캐릭터 때문에 법률 공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 촬영으로 바쁜 이준은, 피곤했지만 '럭키' 관련 인터뷰에 성실하게 임했다. /이덕인 기자
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 촬영으로 바쁜 이준은, 피곤했지만 '럭키' 관련 인터뷰에 성실하게 임했다. /이덕인 기자

-'럭키'의 시나리오를 듣고 이 정도 성적이 나올거라 예상했나?

생각하지 못했어요. '럭키' 개봉 후 드라마를 찍고 있어서 그런지 어제가 오늘 같고 그래요.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나가면 어두워져 있고, 어느날 나가면 밝아져 있고 그렇죠. 저는 며칠 안 된 느낌이에요. 그래서 더 신기하죠.

-그동안 했던 캐릭터 중에 제일 찌질했던 것 같다.

정말 제일 찌질했죠.(웃음) 실제로 저와는 정 반대죠. 지금 드라마 캐릭터(얼굴마저 완벽한 뇌섹남, 변호사 마석우)와 가장 비슷한 것 같아요.(웃음) '럭키'를 하게 된 이유는, 제 역할 보다도 전체적인 스토리가 좋았고 현실웃음이 터지는 장면이 많아 좋았습니다. 재미있는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 결정했고, 재미있게 나온 것 같아요.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뽑는다면?

유해진 선배님이 나오는 장면 자체가 웃겼어요. 자칫 코미디가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시나리오 자체에 공감이 많이 됐죠. 개연성에 상관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본인도 웃기고 싶었을 것 같다.

영화의 장르가 코미디이지만 제가 맡은 역할은 웃길 필요가 없었던 것 같아요. 연결고리 같은 역할이기 때문이죠.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목을 매는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서 정말 고심을 많이 했어요. 길지는 않지만 뭔가를 보여줘여 한다고 생각했어요.

-캐릭터를 위해 일부러 머리도 안 감았다고 들었다.

제 머리에 유분이 많아요.(웃음) 3일이면 충분하겠다 싶었죠. 정말 자연스럽게 나왔더라고요. 그런데 화면으로 보니 그렇게 더러워보이지 않았어요. 더러운 마음가짐으로 카메라에 섰는데 그게 보이지 않아 분장을 더 하기도 했죠. 조명 때문에 태닝한 색도 보이지 않아 앞으로는 더 과하게 준비를 하려고요. 수염도 그렇고 제가 할 수 있는 더러움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임지연이 '이준 씨가 리드해줘 편했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리드를 했나?

리드라기 보다는 편하게 대했던 것 같아요. 항상 지금까지 호흡을 맞춘 여배우들과 다 친하게 지내고 있거든요. 동성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대하는 게 익숙해진 것 같아요. 서로 편해져 거부감이 없고 긴장감이 없으니까, 촬영 도중 웃겨서 방해가 될 정도로 친하게 지냈죠.

"주변의 평가, 겸허히 받아들일 것" 배우 이준은 연기를 하는 것 자체에 대해 감사해하며 질타에 대해 "더 좋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덕인 기자

-영화를 본 주변의 평가는 어떤가?

제 연기에 대한 평가는 항상 극과 극인 것 같아요. '럭키'는 50대 50으로 갈렸어요. 드라마 촬영 중이라 더 신경을 많이 못 쓰고 있는데, 관객들의 질타를 인정합니다. 저에 대한 평가를 바꾸고 싶었는데, 안 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더 좋게 나가려고 해야죠.

-'럭키'에서 노력을 많이 했다고 느껴졌는데.

첫 촬영이 목 매는 장면이었는데 정말 테이크를 많이 갔어요. 여러 버전으로 갔죠. 담백하게 갈 것이냐, 과장되게 갈 것이냐. 저는 뭐가 나올지 몰랐어요. 여러가지 버전으로 가고자 했죠. 17버전으로 똑같은 신(scene)을 찍었어요. 첫 신만 10시간 가까이 걸렸죠. NG 때문이 아니었어요. 저는 3가지 버전을 준비했는데, 하면 할수록 감독님이 새로운 것을 원하셨거든요. 영화에 나온 장면이 어떤 버전인지도 모르겠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

'배우는 배우다' 촬영 때였는데, 대사 중에 '진심이 안 느껴진다'라는 게 있었어요. 그 대사를 하면서 '연기는 진심이 느껴지게 해야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느낀 게 많았죠. 체계적으로 연기를 배운 적이 없어서 제 느낌대로 하는 편인데, '닌자 어쌔신' 찍고 다른 연예인은 다 붙었는데 저만 연영과 시험에서 떨어졌어요. 그래서인지 주변에 '연영과 나왔다'고 하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죠. 저는 대본 보고 느낌대로 하니까, 어떤 교육을 받는지도 궁금하고요.

-이미 이준은 '배우'다. 매 작품마다 대하는 마음가짐이 다를 것 같다.

항상 감사하다. 일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버니까요.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요. 연기 실력을 떠나 여기까지 온 게 행복하죠. 욕을 먹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제일 친한 친구 중에 단역배우부터 하는 친구가 있어요. 연기자 중에 굉장한 고수들이 숨어 있다고 생각해요. 딱 한 신이라고 해도 감정이입이 느껴져 놀라기도 했죠. 저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책임감이 생기기도 하고요. 한 신에 온 힘을 다하는 배우들을 보면 주눅이 들기도 해요. 더 열심히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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