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강일홍 기자] 월간중앙이 최근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에서 하차한 최양락과 직접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인터뷰에서 최양락은 "청취율이 올랐음에도 갑작스럽게 하차를 통보받았다"며 "성적이 올랐는데 퇴학당한 기분"이라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하차논란 이후 두문불출하며 언론과의 접촉을 꺼렸던 최양락이 뒤늦게 속내를 털어놓은 것인데 이를 두고 MBC가 다시 발끈했습니다.
MBC 라디오국이 월간중앙 9월호 발매 직후인 지난 주말 즉각 입장을 내고 최양락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조목 조목 반박하고 나선 것이죠. '어떤 방송사도 경쟁력이 있는 프로그램을 폐지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통해 '일단 MBC는 최양락 퇴출과 관련해 아무런 문제가 없고, 정당한 프로그램 폐지 및 MC 교체'라는 대목을 강조했습니다.
'최양락 논란'은 한달 전 <더팩트>가 최양락의 아내인 팽현숙의 입을 통해 '남편이 라디오 하차 이후 매일 술로 날을 보낼만큼 괴로워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단독보도([단독포착] '외압 하차 논란' 최양락, 술과 주차관리 '인고의 세월' )하면서 제기됐는데요. 당시 최양락은 입을 닫았지만 간접적으로나마 그 속내는 알 수 있었죠. 이유는 무려 14년 동안 진행한 라디오프로그램을 하루 아침에 그만 두면서 청취자들과 결별 인사도 못한데 대한 자괴감이었습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MBC 입장과 크게 엇갈립니다. 객관적 사실로만 보면 MBC는 개편을 앞두고 진행자에게 프로그램 폐지를 이유로 하차통보를 한 것이란 주장이 틀리지 않습니다. 방송사 판단과 제작진의 결정이 진행자의 허락이나 동의로 이뤄질 수는 없으니까요. MBC는 생방송이 끝나는 밤 10시까지 기다렸다가 정중하게 개편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재밌는 라디오'의 매력은 풍자, "손발 자르고 청취율 경쟁력 주장" 문제
흔히 "캐스팅보다 도중하차를 통보할 때가 100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방송관계자들 사이에서도 10년 넘게 프로그램에 기여를 해온 중견 연예인에게 무 자르듯이 떨궈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다른 이유가 없다면 최양락과는 적어도 사전에 차를 한잔 마시거나 식사자리를 통해 서로간 양해하는 과정이 상식이라는 것이죠. 방송도 상식과 통념에서는 예외일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최양락의 심경을 두고 MBC 라디오국이 내놓은 청취율 등락에 대한 해명은 극히 지엽적인 얘기로 보입니다. 프로그램 경쟁력 부분에 대한 설명 역시 '닭과 계란'의 논쟁만큼이나 무의미한 주장처럼 비칩니다. 애초 '재밌는 라디오'의 경쟁력은 시사풍자였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 프로그램의 색깔이 수년간 탈색되고 희석돼온 게 사실이니까요.
최양락 논란의 본질은 바로 풍자코너를 두고 사측과 제작진 사이에 빚어진 갈등입니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성대모사로 현실을 풍자하는 '3김퀴즈' '대통퀴즈'가 인기였고, 그때부터 꾸준히 안팎으로 알력이 생긴 사실은 제작진 내부에서 먼저 나온 얘기입니다. 이 일로 PD와 작가들이 많이 갈렸고요.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지 않고 결과만 두고 '누가 옳다 그르다' 말할 수 없다는 것이죠.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는 지난 2013년 'MB님과 함께하는 대충 노래교실' 코너를 통해 김재철 MBC 전 사장을 풍자하는 내용을 방송한 뒤 담당 PD가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P모 작가는 2년 전에, S모 PD는 1년 전에 프로그램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고요. 최양락과 함께 3김 성대모사를 하며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칠수도 오래전에 하차했죠.
◆ "사전 교감없는 일방적 퇴출이 문제" vs "일고의 가치도 없는 자의적 해석"
<더팩트>가 주차관리를 하며 지내는 최양락의 은둔생활을 밀착취재(7월19일자 보도-[단독포착] '외압 하차 논란' 최양락, 술과 주차관리 '인고의 세월')한 이후 일각에서는 하차 배경으로 외압을 꼬집어 논란을 불렀습니다. MBC 라디오국은 당시 "(라디오 프로그램에)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근거 없는 왜곡이자 악의적 폄훼(貶毁)'라고 반박했습니다.
최양락이 이번 월간중앙과 인터뷰 내용 역시 갈등의 한 당사자인 MBC를 통해 '일일이 대응할 가치조차 없을 뿐만 아니라 그의 자의적인 해석과 일방적인 주장'으로 폄하(貶下)됐습니다. 오히려 최양락은 무려 14년간이나 방송할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지 않고 청취자들과 마지막 인사 기회까지 스스로 차버린 데다, 일방적 퇴출에 대한 부당함을 주장한 문제 연예인이 된 셈입니다.
심증은 있으나 확실한 물증이 없다면 가해자에게 죄를 묻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억울해도 피해자 쪽이 객관적인 증거를 내놓지 않는 이상 납득할 만한 주장을 펼치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때론 정황만으로 억울함이 수긍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일이 전개돼온 과정을 보면 대강 알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더팩트>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양락이 억울할까요, MBC가 억울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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