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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국가대표2' 조신한 김예원 "'확' 해버릴 수 있는 도전 기다려"

  • 연예 | 2016-08-16 06:30

'국가대표2' 김예원 연기 인생. 배우 김예원이 영화 '국가대표2' 속 가연을 연기하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이새롬 기자
'국가대표2' 김예원 연기 인생. 배우 김예원이 영화 '국가대표2' 속 가연을 연기하면서 겪은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이새롬 기자

'국가대표2' 김예원, 주정 연기 비결? '취중셀카'

[더팩트 | 김경민 기자] 철딱서니 없는데 미워할 수 없다. 오히려 보면 볼수록 은근히 정이 간다. 이것이야말로 '치명적인' 매력이다. 배우 김예원(29)이 영화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에서 맡은 포지션이다.

김예원은 '국가대표2'에서 '인생 전환용 시집'을 목표로 등급 높은 신붓감이 되고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에 지원하는 전직 피겨선수 가연을 연기한다. 그가 안겨주는 웃음은 극 전반에 깔린 절절한 감동의 빈틈을 상큼하게 메운다. 캐릭터는 얄밉게 비칠 만한 설정들로 무장했지만, 김예원을 거쳐 사랑스럽고 유쾌한 인물로 전달된다.

'국가대표2'의 가연이 쉽게 잊히지 않던 차에,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김예원을 만났다. 정작 눈앞에 앉은 김예원에게선 푼수기 넘치는 가연은 온데간데없었다. 조곤조곤한 말씨에 수줍은 미소, 차분한 눈빛. 모두 '배우' 김예원이 꺼내던 이미지와는 대조됐다. 그래서 평소의 '김예원'으로부터 그와는 전혀 달랐던 가연의 이야기를 듣자니 더욱 흥미로웠다.

김예원 취중연기 비하인드. 김예원은 '국가대표2'에서 취중연기를 위해 실제로 술을 마셔보고 스스로 행동을 관찰했다. /이새롬 기자
김예원 취중연기 비하인드. 김예원은 '국가대표2'에서 취중연기를 위해 실제로 술을 마셔보고 스스로 행동을 관찰했다. /이새롬 기자

"가연이는 누가 봐도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웃음코드를 담당하고 있어요. 먼저 웃기려고 하면 따놓은 패가 되는 느낌이었어요. 오버하거나 억지스럽게 웃기는 것처럼 보이면 안 되니까 '정도'를 고민했어요. 결국 가연이가 찾은 건 늘 진심이고 나름대로 진지한 친구라는 거예요. 사람들이 눈치 보여서 못하는 말을 내뱉지만 악의는 없어요.

술 마시며 주정하는 장면은 재밌게 나왔지만 만들 땐 불안했어요. 술을 잘 안 마셔서 술 취한 연기를 걱정했어요. 집에서 술을 마시고 말하는 걸 카메라로 찍으면서 어떤 톤이 나오는지 봤어요. 촬영장에서는 생수를 마시고 그걸 기억하려고 했어요."

김예원은 색깔이 반반 나뉜 운동복을 입고 요가하는 장면을 언급하자 "혼자 생각했던 부분인데 바지가 나뉘는 선과 요가 동작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 장면 역시 시나리오상 네다섯 줄이지만 요가 동영상을 찾아보며 동작을 연구했다.

"순간적으로 조정석 선배가 '건축학개론'에서 키스를 설명할 때 느낌이 떠올랐어요. 스스로 가능하지만 기괴하고 이상하고 신기하게 보일 수 있는 걸 골랐어요. 무용을 전공해서 스트레칭은 습관이에요. 엄마 말로는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스트레칭한 적도 있대요(웃음)."

김예원과 다른 김예원. 김예원은 실제 성격과 상반된 연기를 할 땐 기운을 바꾼다. /이새롬 기자
김예원과 다른 김예원. 김예원은 실제 성격과 상반된 연기를 할 땐 기운을 바꾼다. /이새롬 기자

그는 말 한 마디에서도 여성미가 폴폴 풍겼다. 연신 그를 둘러싼 필모그래피 행적이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갔다. 영화 '써니'를 비롯해 드라마 '로맨스 타운' '꽃미남 라면가게' '로맨스가 필요해2' '금 나와라 뚝딱' '후아유' '예쁜 남자' '사랑만 할래' 등 김예원을 관통하는 발랄한 캐릭터를 떠올리니 새삼 자신과 이렇게 다른 옷을 매번 어떻게 입는지 놀라웠다. 연기를 향한 강단과 열정을 논할 땐 목소리에 힘이 달라졌다.

"가연이가 될 땐 스스로 호흡을 정리해요. 기운을 바꾸는 거죠. 에너지를 바꾼다고 생각하면 돼요. 어떤 연기를 하든 집중하는 순간이 있잖아요.

실제로는 쑥스러움이 많은 편이에요. 조용한 학생이었어요. 학창시절에 춤을 춰서 학교 축제나 무대에 섰지만 평소에는 내성적이어서 축제 끝나고 나서 누가 날 찾으면 숨고 싶었어요. 연기자가 맞는 직업인지 고민도 했는데 내성적인 선배들도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래서 평소 표출하지 않는 부분을 갖고 있다가 연기할 때 쓴다고 생각의 방향을 바꿨어요. 연기적으로 해소하는 거죠.

성격과 다른 캐릭터가 들어오는 이유요? 아무래도 '써니'로 한번 강하게 박혔던 인상 때문이겠죠. 국민 영화였으니까 그 이미지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대중적인 시선으로 국한된 면이 있지만 역할에 대한 갈증이 커요. 다른 이미지를 해야 한다기보다는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요. 한 번에 확 다른 건 아니더라도 시간을 갖고 여러 가지를 해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장조 같은 에너지나 단조 같은 에너지나 '확 해버릴 수 있는' 캐릭터라면 재밌을 거예요."

김예원이 말한 오달수의 의미. 김예원(사진)은 오달수로부터 편애를 받게 된 인연을 공개했다. /이새롬 기자
김예원이 말한 오달수의 의미. 김예원(사진)은 오달수로부터 편애를 받게 된 인연을 공개했다. /이새롬 기자

'국가대표2' 배우들은 서로 민낯을 공유한 끈끈한(?) 사이다. 아이스하키 선수 캐릭터를 위해 빙판에서 연습하다 보면 온몸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화장은 순식간에 지워졌단다. 그럼에도 화면 속 1인치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은 어마어마했다. 그 과정에서 함께 땀을 흘리고 구르던 선후배 동료 배우들과도 깊은 인연을 맺었다.

"화장 다 소용없어요. 훈련 끝나고 집에 도착해서 푹 쉬어도 그 열기가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대역이 있긴 하지만 배우가 나왔을 때 어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어요. 경기 장면에서 정말 선수로 보이고 싶었어요. 상반신 촬영뿐 아니라 풀샷에서도 제대로 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했죠. (오)연서가 항상 '살살 좀 하라'고 했어요(웃음)."

수애 오달수 오연서 하재숙 김슬기 진지희 등 '국가대표2'로 동고동락한 배우들과는 촬영 후에도 종종 모임을 가졌다. "연서는 확실한 리더 포지션이다. 장난기 있고 속 시원하고 결정도 잘하는 성향"이라며 "털털하고 꾸밈없고 먼저 다가와 줘서 고마웠다"고 칭찬했다. 또 "연서가 없을 때 모이면 다들 결정을 못 한다"고 뒷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수)애 언니는 차분하고 조용히 잘 따라가 주는 성향으로 한구석 힘든 게 있으면 다독여주는 스타일이에요. (김)슬기는 누구나 좋아하는 엔돌핀이었고 (진)지희는 정말 귀엽고 성실하고 사랑스러워요. 대기실에서 공부하는 것도 예쁘고 이마에 잔머리도 귀여워서 영상을 얼마나 많이 찍었는지 몰라요.

오달수 선배는 감동이에요. 어렸을 때 데뷔작을 함께 해서 애틋하게 봐주는 것도 있고요. 뮤지컬 '디셈버'를 했을 때 오달수 선배가 '변호인'팀과 작품을 보러 왔다가 저도 출연하는 걸 알고 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회차에 다시 왔어요. 정말 감사하고 감격스러웠죠. 그동안 시간을 어떻게 보내왔는지 이미 다 알고 헤아려주는 느낌이어서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요. 다시 '국가대표2'로 재회해서 '베이비'라는 호칭을 들으며 편애도 받고 많이 배우고 행복하게 작업했어요(웃음). '국가대표2'는 앞으로 연기를 하면서도 결과와 상관없이 되돌아보면 따뜻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일 거예요."

shine@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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