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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그 후]'은둔' 최양락에 격려 봇물 "산삼 먹고 힘내라"(취재기)

  • 연예 | 2016-07-20 11:55
"주차 관리라도 할 수 있는게 어딥니까?" 최양락이 14년간 진행해온 MBC '재미있는 라디오' 마이크를 놓은 뒤 방송가에서는 줄곧 석연찮은 의혹이 나돌았다.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단절한 그는 최근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주차관리를 하고 있다. /남양주=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최양락이 라디오를 그만 둔 이후 절망에 빠져 두 달째 두문불출하고 있다.'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최양락의 지인들과 대화 중에 들은 얘기입니다. 그가 '재미있는 라디오' 마이크를 놓은 직후 잠깐 외압 논란이 있긴 했지만 시간이 꽤 지난 터라 설마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죠.

최양락은 수차례 연락을 시도해도 직접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종종 인터뷰를 하며 친분을 쌓은 기자와의 관계를 고려하면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인상이 짙게 풍겼습니다. 그러니 더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죠. 그나마 아내인 팽현숙이 그의 근황을 간접적으로 전해준 게 다행이었습니다.

"양락 씨의 저런 모습 때문에 덩달아 저도 고행의 세월이 시작된 것 같아요. 사람들과 만나려고하질 않으니 말예요. 요새 뭐하냐고요? 백수잖아요. 그래서 제가 하는 식당에 나와 주차관리나 하라고 한거죠."

팽현숙이라도 좀 만나보고 싶었지만, 전화 통화 후엔 그 의도를 이미 간파한 듯 미팅할 시간을 차일피일 미뤘습니다. 궁금하긴 한데 응해주질 않을 땐 참 답답할 노릇입니다. 최양락이 아내의 식당에서 주차관리를 하고 있다는 목격담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식당이 위치한 남양주로 무작정 찾아나섰습니다. 과연 최양락은 식당을 찾은 고객들의 차량 관리에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최양락과 잠깐 맞닥뜨렸지만 언론과의 접촉을 꺼린 탓에 금방 피해버렸습니다.

"최양락씨 산삼먹고 힘내세요" 최양락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라디오프로그램 '재미있는 라디오'에서 정치 시사풍자로 호평을 받으며 14년간 진행했다. '더팩트'의 보도로 최양락의 근황을 들은 한 심마니는 산삼을 선물로 보내는 등 전국에서 격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라디오 방송 당시 모습. /MBC 제공

나중에 팽현숙과 만나 얘기를 해보니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아서라고 하더군요. 얘기인즉슨 '외압 논란'의 진위를 언론이 당사자에게 물을 경우 '맞다' '아니다' 중 어떤 답변도 곤란해진다는 거였죠.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 '맞다'고 얘기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거죠.

딴은 이해가 갔습니다. 당사자들만이 아는 미묘하고도 세밀한 속사정이 있을테니까요. 무엇보다 불필요한 오해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겠죠. 최양락과는 끝내 접촉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팽현숙의 입을 빌어 당시 어떤 상황이었고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이 문제에 대해 MBC 관계자와도 통화를 했습니다. 이 얘기는 이미 PD저널 등이 외압논란 의혹을 제기했던 참이어서 예민한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공식적인 입장 외에 구체적 상황은 들을 수 없었고요.

일단 공식적인 입장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기개편의 일환으로 여러 프로그램의 포맷을 바꾸고 DJ도 교체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외엔 "최양락 본인한테 물어보면 확인해줄 것"이라고도 하더군요.

다만 취재 당시 최양락이 청취자들과 작별 인사도 없이 마이크를 놓게 된 부분에 대한 일부 오해와 논란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제 선에서 말씀 드릴 사안이 아닌 듯하다"고 답변을 유보했는데요.

두문불출 말이 없는 최양락 vs MBC
두문불출 말이 없는 최양락 vs MBC "외압은 없었다" 최양락의 근황을 담은 얘기는 19일 '더팩트'가 보도한 직후 다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종편 채널 시사프로그램이 비중있게 다루면서 네이버와 다음 실검 1위에 올랐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다음날인 19일 오후 MBC가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해명을 했습니다. "최양락 씨에게 예우를 갖춰 개편사실을 통보했으나 본인이 연락을 끊고 잠적해서 방송을 펑크냈다. 우린 감사패와 마지막 인사를 하도록 기다렸다. 그러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최양락 씨에게 피해갈까봐 개인사정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외압에 따른 하차설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죠.

사실 <더팩트>가 '최양락 근황과 은둔 사실 여부'를 확인 취재하면서 외압논란에 초점을 맞춘 것도 아니었습니다. 최양락이 왜, 무슨 이유로 외부와 단절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먼저였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배경이 부차적으로 설명됐던 것이고요.

아무튼 두 달이나 지난 최양락의 얘기는 <더팩트>가 19일 오전 9시 [단독포착] '외압 하차 논란' 최양락, 술과 주차관리 '인고의 세월', [TF 이슈추적] '주차관리' 최양락, 14년 진행 라디오 하차 진실은?, [단독인터뷰] 최양락 아내 팽현숙 "백수 남편 술로 지새운다"를 보도하면서 다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기사가 나간 직후 하루종일 네티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19일 네이버와 다음 실검 1위에 오른데 이어, 20일 오전에도 네이버 실검 1위에 재 진입했습니다. 종편 채널 시사프로그램도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19일 밤 늦게 팽현숙과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마침 한 종편채널의 지방 촬영 중이어서 전주에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많은 분들한테 격려가 쏟아졌다고 하더군요. 촬영 중 만난 심마니 한 분이 '최양락씨 힘내라'며 직접 캔 소중한 산삼을 선물로 줬다고 하는군요. 제가 보기에도 방송은 중단했지만 팬들의 사랑은 더 뜨거워진 듯합니다. 양락 씨, 산삼 먹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eel@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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