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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연예가 기인' 유퉁 "조영남, 왜 내 행복을 남에게 주나"

  • 연예 | 2016-06-08 11:01
"같은 예술인 입장에서 슬프고 아프다" 연예인 화가로 잘 알려진 배우 유퉁이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연예계 대선배인 가수 조영남의 그림대작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강일홍 기자

[더팩트|강일홍 기자] "그냥 슬프고 아프다. 예술이 개술이 되는 현실이 슬프고, 악플에 물어뜯기는 조영남 선배를 바라보는게 아프다. 예술은 돈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조영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예술을 돈으로 생각한 수집가들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

배우 유퉁(59)은 연예계 기인으로 불릴 만큼 예술인으로서의 독특한 자기세계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예인 화가로 잘 알려진 그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연예계 대선배인 가수 조영남의 그림대작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부산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 응원단장 출신인 그는 30여년간 연기자 겸 가수로 활동했고, 지금은 제주 한라산 자락에 '유퉁의 엉터리미술관'을 오픈하고 8년째 화가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유퉁은 비구니 스님과 33살 연하의 몽골 여성을 포함해 모두 7번 결혼한 이력에서 보듯 삶 자체가 파란만장하다. 독특한 자기세계관을 갖고 있는 것이나 숱한 여성편력에서 보면 얼핏 조영남과도 흡사해 보인다.

대작논란을 빚으며 검찰의 표적이 된 조영남에 대해 같은 연예인 화가이자 예술인의 입장에서 "누구보다 안타깝고 슬프다"는 그를 <더팩트>가 8일 단독으로 전화 인터뷰했다.

'뿌리깊은 나무'. 유퉁은 오랜 방랑생활을 접고 8년전부터 제주 한라산 자락에서 미술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유퉁의 엉터리미술관 제공

유퉁의 작품 2제(題). '제주의 향-돌ᆞ청보리ᆞ유채ᆞ바다ᆞ하늘 그리고 바람'(사진 위)과 '산'(아래). /유퉁의 엉터리미술관 제공
유퉁의 작품 2제(題). '제주의 향-돌ᆞ청보리ᆞ유채ᆞ바다ᆞ하늘 그리고 바람'(사진 위)과 '산'(아래). /유퉁의 엉터리미술관 제공

-연예계의 선후배로서 조영남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진정한 예술인들은 느낌만으로 서로 통하게 돼 있다. 개인적으로 정말 존경하는 선배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반짝이는 재치, 그것 외에 더 설명할게 뭐 있나. 내면에 넘치는 예술인의 끼가 노래를 타고 넘어 캔버스에 표출되는 것 아니겠는가.

-같은 연예인 화가로서 이번 대작 논란을 바라보는 입장은?

선배님의 모든 것을 존경하지만 작품에 대한 기준은 다르다. 자신의 그림을 남에게 맡기는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정말 대작을 했다면 아이디어만 있고 작품은 없는 셈이다.

-조영남의 작품활동 방식이 잘못됐다는 건가.

나는 조영남 선배님을 사랑하는 팬이다. 그래서 잘못했다고 질책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이해가 안된다는 뜻을 전하고 싶다. 메시의 골을 조기축구하는 다른 사람에게 대신 넣어달라는 것과 같다.

"왜? 내 행복을 남에게 준단 말인가?" 유퉁은 30여년간 연기자 겸 가수로 활동했고, 지금은 제주 한라산 자락에 '유퉁의 엉터리미술관'을 오픈하고 8년째 화가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강일홍 기자

-수십년째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혹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가?

나는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의 강에 빠지고 천국을 떠다니는 카타르시스를 만끽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품는 것보다도 짜릿하다. 왜? 내 행복을 남에게 준단 말인가?

-같은 화가로서 송기창 화백에 대한 심정도 이해할 수 있지 않나.

물론 공감하고 이해한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이 시대 수많은 진정한 작가는 아직도 그늘진 작업실에서 자신의 색깔로 영혼의 색채를 담아내고 있다. 아쉽다면 조영남 선배와 10년 가까이 그림을 매개로 호형호제하다 하루아침에 비수를 꽂는 사이로 등졌다는 점이다.

-언제부터 제주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나.

그림을 그린 것은 연기활동 이전부터 해왔으니 30년이 훨씬 넘었다. 제주로 온 것은 2008년 김태한 도지사 때 투자유치과의 초청으로 작품 전시하는 미술관을 짓기 위해서다. 그동안 내가 직접 그린 수천점의 작품을 이곳 13개의 전시관에 전시하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 유퉁은 오랜 방랑생활을 접고 8년전부터 제주 한라산 자락에서 미술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유퉁의 엉터리미술관 제공
'뿌리깊은 나무'. 유퉁은 오랜 방랑생활을 접고 8년전부터 제주 한라산 자락에서 미술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유퉁의 엉터리미술관 제공

그의 독특한 삶은 오랜 방랑생활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경기도 퇴촌, 강원도 강촌, 경북 구미, 경남 고성, 그리고 몽고를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네팔 등 그가 최소 몇개월에서 몇년씩 살았던 곳만도 국내외를 통틀어 그동안 30여곳에 이른다.

필리핀 보라카이에 머물면서는 독특한 길거리 행위 예술로 입소문이 나 현지인들로부터 '미스터 보라카이'란 별칭을 얻었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무인도에 들어가 원시인처럼 살며 문명과 담을 쌓은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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