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여 개 이야기 만난 PD들 "약자들의 생명이 중요한 화두"
[더팩트ㅣ이채진 기자] SBS 시사 교양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가 300회를 맞았다.
'궁금한 이야기 Y' 담당 PD들은 12일 300회를 맞은 소감과 이날 방송될 특집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궁금한 이야기 Y'의 수장인 박진홍 PD는 "지난 2009년 10월 1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무려 900여 개의 이야기들을 만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동안 제작진은 세상의 궁금한 이야기들을 찾아 끝까지 묻고 또 물었다. 때로는 힘들기도 했고 수난을 당하기도 했지만 우리는 절대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PD는 가장 기억에 남는 회차를 묻는 질문에 "법 때문에 딸을 호적에 올릴 수 없었던 사랑이와 아빠 준호 씨의 이야기가 있었다. 방송 후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미혼부가 친모 없이도 자식을 호적에 올릴 수 있도록 일명 '사랑이 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궁금한 이야기 Y'를 연출하고 있는 이경홍 PD는 "900여 개의 이야기를 하면서 제작진이 끊임없이 묻고 고민했던 건 본질적으로 결국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이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보호받아 마땅한 약자들의 생명에 관한 것이 중요한 화두였다"며 "그래서 300회 특집에서는 생명의 의미에 대해 되돌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 PD는 "300회 특집으로 자신의 생명을 걸고 위험한 곳에서 다른 이의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들의 생명에는 정작 무관심한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0.1%의 희망의 끈을 부여잡고 치료하는 외상센터의 이야기도 다룬다"며 "300회 특집을 통해 생명의 소중한 의미를 전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300회 특집을 준비한 이큰별 PD는 "외상센터를 취재할 때 복부에 깊은 상처를 입고 구급차에 실려온 30대 여성이 심장이 멈춰버리는 긴박했던 일이 발생했다. 정말 아찔한 순간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들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설명하며 특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궁금한 이야기 Y' 300회 특집은 12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 다음은 '궁금한 이야기 Y' PD들의 일문일답이다.
- 300회를 맞은 '궁금한 이야기 Y'에 대한 소회는?
박진홍 PD(이하 박) : 2009년 10월 16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300회에 이르기까지 900여개의 이야기들을 만나온 '궁금한 이야기 Y'. 우리는 세상의 궁금한 이야기를 찾아 끝까지 묻고 또 물었다. 때로는 힘들기도 했고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질문을 멈추지 않았고 사람들도 우리가 전하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었다.
- 기억에 남는 아이템은?
박 : 10년 넘게 패스트 푸드점을 전전하던 할머니의 쓸쓸했던 죽음을 함께 슬퍼했고 하나의 심장을 갖고 태어난 쌍둥이의 짧은 삶에 같이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그 가운데 기억에 남는 아이템으로 법 때문에 아빠의 딸이 될 수 없었던 그래서 거리로 나서야만 했던 사랑이와 아빠 준호씨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방송 후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미혼부가 친모 없이도 자식을 호적에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일명 '사랑이 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양어머니의 폭행으로 소리 없이 죽어간 서영이, 아버지와 새엄마의 오랜 폭행으로 온몸에 멍이든 채 죽어간 건희, 태어난 지 27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야만 했던 지향이 등 보호받아 마땅한 어린 생명들이 지켜지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해야 했던 사례들도 가슴 아픈 사례로 기억에 남아 있다.
- 300회를 맞은 '궁금한 이야기 Y'가 가장 하고 싶던 얘기는 무엇인가?
이경홍 PD(이하 이) : 우리는 현장에서 항상 물었다. '왜 삶을 포기했나'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하게 됐나' '누가 살인을 저질렀나' '무엇이 인생을 바꾸었나'. 결국 900여개의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가 끊임없이 물었던 건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보호받아 마땅한 약자들의 생명에 관한 것이 중요한 화두였다. 이제 300회를 맞는 '궁금한 이야기 Y'는 우리가 소중히 지켜야할 생명은 무엇인지 다시 물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 300회 특집으로 준비한 내용은?
이 : 300회 특집에서는 생명의 의미에 대해 정면으로 부딪혀 다시 물어보려 한다. 하나뿐인 자신의 생명을 걸고 위험한 곳으로 뛰어들어 다른 이의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들. 하지만 정작 이들은 외롭게 병마와 싸우고 있었다. 33년 간 화재진압 및 구조 활동을 벌여왔던 김기서씨는 7년 전 혈액암 수술을 받았지만 2년 뒤 재발했고 지난 12월에는 암세포가 허리뼈에까지 퍼져 골절되는 바람에 한 달째 입원치료 중이다. 35년간 소방관으로 근무한 신영재씨 역시 퇴직을 몇 달 앞두고 혈액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평생을 화재 현장에서 일해 온 이들의 공무상 상해는 인정받지 못 했다. 왜 그들은 공상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모두가 살기위해 나오는 그 길을 거슬러 가장 위험한 곳으로 향하는 소방관들의 생명을 과연 누가 지켜주어야 하는지 꼭 묻고 싶다.
또한 외상센터는 중증 이상의 외상으로 죽음의 기로에 선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곳이다. 골든타임 안에 처치가 필요한 위중한 환자들을 치료하기 때문에 이곳 의사들은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들로만 구성이 되어있고 1%가 아닌 0.1%의 가능성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수술실로 향하고 있다. 우리는 외상센터의 24시의 통해 생명의 소중한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
- 300회 특집을 준비하며 있었던 인상깊었던 일이나 취재현장 에피소드는?
이큰별 PD(이하 별) : 부산의 한 도로위에서 사고차량을 수습하던 119구조대원 정석용씨가 아찔한 사고를 당했다.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였다. 평범한 아빠고 남편이자 아들인 정대원은 정작 본인의 안전보다 시민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 하며 현장에서 뛰고 있었다. 119 구조대원으로 산다는 것은 한 집안의 가장이라는 것을 잊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걸어야 하는 사명감을 가져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들을 더 지켜주고 싶고 우리가 지켜줘야 함을 알리고 싶다.
이 : 외상센터에서는 바쁠 때는 10분도 쉴 시간이 없을 만큼 정신없이 돌아간다. 한 숨 못자고 날 밤 새는 일이 다반사라 집에서 쫓겨나기 일보 직전이지만 생명을 지킨다는 보람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의료진들이 그 곳에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힘들어도 이들이 외상센터에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며 말한 것인데 잘 사는 사람들에게는 사고가 잘 일어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보통 밤늦게까지 일하거나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는데,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별 : 외상센터에 상주하며 지냈던 몇 주간 가장 긴박했던 순간이 있다. 복부에 깊은 상처를 입고 구급차에 실려 온 30대 여성이었는데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수혈이 필요한데다가 체온도 너무 낮아서 저체온으로 심정지가 올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많은 의료진들이 달라붙어 상황을 체크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실제로 심장이 멈춰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정말 아찔한 순간, 제발 살아나기를 부디 마지막 희망을 잡을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바랐고 그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의료진들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raracj@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