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제작자로 돌아온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
부산 해운대는 지금 스무돌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열기로 가득합니다. 부산의 밤은 길고도 깊습니다. 공식적인 취재 외에도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삼삼오오 모인 술자리 때문이죠. 지난 2일 밤에는 오는 12월 개봉을 앞둔 영화 '히말라야'(감독 이석훈)의 미디어데이가 작은 주점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히말라야' 미디어데이엔 제작진들과 배우 황정민, 정우, 김인권이 함께 했고요. '특급 게스트'로 제작을 담당한 JK필름의 윤제균 감독도 자리했습니다.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국제시장'이 본무대인 부산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술잔을 기울였으니 윤제균 감독으로선 감회가 남다르겠죠.
윤제균 감독은 들어오자마자 호탕한 웃음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소주에 얼음을 넣어 즐기는 습관 또한 지난해와 변함이 없었고요. 취재진에게 '원샷' 파도타기를 제안하는 것 까지 똑같았습니다.
윤제균 감독은 친화력이 어떤 배우보다 뛰어나기로 유명합니다. 사실 그에겐 남들이 갖지 못한 남다른 능력(?)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사람 이름 빨리 외우기' 입니다.
이날도 어김없이 윤제균 감독의 암기력을 가늠하는 작은 내기가 열렸습니다. 지난해 '국제시장'으로 같은 자리에서 만난 취재진이 "내 이름을 기억하느냐. 당시 이름을 까먹으면 만 원을 주기로 하셨다"며 명함을 건네면서 시작된 거죠. 윤 감독은 "이름은 빨리 외우지만 6개월이 지나면 금방 잊는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이후 술자리에 삼삼오오 모인 취재진은 너나 할 것 없이 명함을 건넸습니다. '암기왕' 윤제균 감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모든 기자의 이름을 완벽하게 기억했습니다. 이후 윤 감독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특별한 '공약'을 제시합니다.
"영화 '히말라야' 개봉이 12월이니 두 달 남았어요. 6개월이 지나지 않았으니 분명 다 기억하고 있을겁니다. 그 때 이름을 물어서 내가 모른다면 만 원을 줄게요!"
그의 이색 공약 때문에 두 달 뒤 '히말라야'로 다시 재회할 윤제균 감독과의 만남이 벌써 기다려 집니다. 그때는 명함 대신 질문먼저 해야겠지요.
"감독님 제 이름 기억하세요?"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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