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4', 논란의 중심 블랙넛, 그가 남긴 것들
'쇼미더머니 시즌4'의 트러블 메이커, 논란의 중심, 래퍼 블랙넛이 4강전 무대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 어느 때보다 겸손하고 '착한' 무대를 보여준 블랙넛은 마지막 탈락 소감에서 자신이 줄곧 비아냥거리던 송민호를 응원하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위너'는 송민호였지만, 블랙넛도 본인이 원하던 유명세를 챙기며 '위너'가 됐다. 결국 블랙넛이 떠난 뒤 찝찝한 뒷맛을 가득 머금은 시청자들만 물음표를 가득 떠안았을 뿐이다.
21일 오후 방송된 엠넷(Mnet)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 시즌4'에서는 결승 무대에 오를 2명의 래퍼를 가리기 위해 경쟁하는 4명의 래퍼가 무대를 꾸몄다. 무대에 오른 래퍼는 타블로·지누션 프로듀서의 이노베이터와 산이·버벌진트 프로듀서의 베이식 블랙넛, 지코·팔로알토 프로듀서의 송민호였다.
베이식과 이노베이터의 경쟁 또한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했지만, 무엇보다 이날 안방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받은 무대는 그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앙숙으로 꼽힌 블랙넛과 송민호였다.
블랙넛은 예선부터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라는 말로 대형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송민호가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는 것을 비아냥거렸고 이번 무대를 통해 비로소 실력으로 맞붙는 두 사람의 경쟁은 색다른 흥미를 자아냈다.
블랙넛은 송민호를 향한 무기로 자신의 유년시절부터 현재를 덤덤히 풀어간 '내가 할 수 있는 건'이란 곡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무대에 오르기 전 "이번 무대로 절 향한 사람들의 안 좋은 시선이 변화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블랙넛은 '쇼미더머니4'를 통해 숱한 논란으로 시청자들 사이에 하차 요구까지 일었던 참가자다. 블랙넛은 속옷 노출부터 태도논란, 돌발 퍼포먼스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전 그의 과거도 문제가 됐다. 팬들이 준 돈으로 안마방에 갔다는 글과 일베 논란, 블랙넛이 과거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음원 '졸업앨범'의 가사 속 강간, 살인, 성행위의 적나라한 표현 등이 수면 위로 불거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블랙넛이 '본인의 이야기를 하겠다'는 무대는 더욱 기대를 높였고 마이크를 쥔 그의 퍼포먼스에 모두 숨을 죽였다.
블랙넛이 공개한 '내가 할 수 있는 건'의 가사는 '어렸을 적부터 힘이 약해 빌빌거린 내게 유일한 친구는 랩' '부모님 가게로 발길을 돌렸지, 별의별 미친 새끼들을 보며 난 더 어두워져 갔어' '안 힘든 사람은 없지, 꼬이고 나면 더 멋지게' '난 힘든 시간들과 싸워' 등의 가사를 담고 있었다.
특히 그의 마지막 무대를 지원사격하고자 '언프리티 랩스타' 참가자인 여성래퍼 제시의 피처링이 더해져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제시의 풍성한 보이스 덕분에 블랙넛의 랩은 더욱 화려하게 무대 위에 구현됐다. 그는 그간 보여준 퍼포먼스 중 가장 진지한 태도로 관객들을 향해 노래했고 특히 무대 공포증을 극복한 뒤 선글라스를 벗어 던진 블랙넛의 표정에서 성장한 MC를 엿보게 했다.
송민호와 근소한 차이로 최종탈락이 결정된 후에도 블랙넛은 아쉬움보다 되려 "후련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함께 고생했던 산이·버벌진트 프로듀서, 같은 팀이었던 베이식에게 뜨거운 포옹 또한 잊지 않았다. 특히 제작진과 인터뷰를 통해 만족한 모습을 보이며 "저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절 좋아하게 만들 거예요"라고 말하며 예전과 달라진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블랙넛의 내숭 없는 가사와 담백한 랩실력을 힙합씬에서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가 자신의 섣부른 행동에 대해 후회하고 조심스러운 언행으로 점차 변화 중인 것 또한 분명하다. 하지만 그가 본인을 싫어했던 이들을 제 편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오랜시간 스스로 만들어온 숱한 논란에 비해 오늘의 짧은 무대 퍼포먼스는 단지 퍼포먼스일 뿐. 겸손한 태도도, 반성의 의미도 될수 없기 때문이다.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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