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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주크박스] '첫 내한' 폴 매카트니, 한국 팬 마음에 쏙 들죠?

  • 연예 | 2015-05-03 07:00


"떙큐 코리아" 폴 매카트니가 2일 생애 첫 내한 공연을 열고 한국 팬들을 만났다. /현대카드 제공

"왜 이제서야 오셨나요 님?"

그분이 오셨다. 무려 52년간 팬들을 애타게 만든 주인공이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그를 보기 위해 잠실이 들끓었다. 세계적인 뮤지션 폴 매카트니(73)가 데뷔 이래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그를 영접(?)하기 위해 전국에서 팬들이 모여들었다. 잠실벌 4만5천여 명은 폴 매카트니로 대동단결했다.

2일 오후 서울 잠실주경기장은 폴 매카트니의 첫 번째 내한 공연을 즐기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손꼽아 기다린 날이기에 모두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친구 연인 가족 동호회 등 다양한 군상이 주경기장에 자리했다. 그라운드석과 1, 2, 3층 모두 만석. 폴 매카트니의 위엄은 이 정도였다.

약속한 8시가 조금 지나자 무대 위 밴드가 세팅됐다. 그 순간 공연장은 순식간에 '후끈' 달아올랐다. 약속이나 한 듯 4만5천여 명이 자리에 일어나 그분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손뼉을 치며 폴 매카트니가 나오길 기다리는 40대 남성, 팬클럽 현수막을 흔들며 감격에 겨워 하는 50대 여성, 친구들끼리 단체로 모여 목이 터져라 그의 이름을 연호하던 2~30대.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판타스틱 코리아" 폴 매카트니가 4만5천여 명의 한국 팬들의 열광에 반했다. /현대카드 제공

한국 팬들이 무려 52년간 기다린 그, 폴 매카트니가 드디어 무대에 올랐다. 잠실의 열기가 땅끝마을 해남에 닿을 정도로 우렁찬 함성이 터져나왔다. 폴 매카트니는 기타를 메고 등장해 팬들을 멀리 바라보며 머리 위로 인사를 건넸다. 팬들의 함성은 더욱 커졌고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며 한국 팬들을 오래도록 두 눈에 담았다. 그리곤 엄지손가락을 하늘 위로 '척' 들었다.

폴 매카트니의 첫 인사는 한국어였다. 현장을 가득 메운 한국 팬들을 향해 "안녕하세요. 서울"이라고 외친 그는 "한국 와서 좋아요"라며 활짝 웃었다. 모니터를 보며 서툴게 내뱉는 한국어 인사였지만 팬들의 감격은 두 배였다. 폴 매카트니는 한국어에 재미가 들린 듯 노래가 끝날 때마다 "땡큐"와 "고맙습니다"를 번갈아 가며 이야기했다.

'에이트 데이즈 어 위크'를 시작으로 눈 깜짝할 사이 비틀즈의 주옥 같은 명곡이 이어졌다. '세이브 어스' '캔트 바이 미 러브' '제트' '렛미 롤 잇' '페이퍼백 라이터' '마이 밸런타인' '1985' '롱 앤드 윈딩 로드' 등을 열창하며 서울에서 처음 마련한 공연의 화끈한 시작을 알렸다.

73살 노장의 위엄  폴 매카트니가 한국 공연에서 37곡을 라이브로 소화했다. /현대카드 제공
73살 노장의 위엄 폴 매카트니가 한국 공연에서 37곡을 라이브로 소화했다. /현대카드 제공

공연 중간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폴 매카트니와 그의 추종자(?)들을 막진 못했다. 관객들은 미리 준비한 흰색 우비를 쓴 채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오히려 옷이 통일 되니 장관이 연출됐다. 흰색 우비를 입고 자신의 노래를 '떼창'하며 자리에서 방방 뛰는 4만 명이 넘는 한국 관객들을 보며 폴 매카트니는 "대박"이라고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폴 매카트니는 1942년생으로 올해 만 73세다. 그처럼 활동하고 있는 동년배 가수를 우리나라에선 찾기 힘든 게 사실. 폴 매카트니는 지난해 5월 건강상의 이유로 공연을 취소했다는 게 무색할 만큼 건장하고 굳건했다. 목소리에는 힘이 가득 실렸고 3시간 넘는 라이브 연주와 노래를 오롯이 소화했다. 팬들이 느낀 이날의 행복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없었다.

세상을 떠난 아내 린다를 위한 '메이비 아임 어메이즈드'부터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을 위해 만든 곡 '히얼 투데이'까지 레파토리도 다양했다. '위 캔 워크 잇 아웃' '어나더 데이' '호프 포 더 퓨처' '앤드 아이 러브 허' '블랙버드' 등 비틀즈의 명곡부터 게임에 실렸던 노래 등 풍성한 들을 거리를 준비했다.

"한국 대박" 폴 매카트니가 한국어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센스를 자랑했다. /현대카드 제공

신곡도 빠질 수 없었다. 6년 만인 지난해 발표했던 솔로곡 '뉴'와 '퀴니 아이'가 들리자 그의 열혈 팬들은 자리에서 흥겹게 뛰며 노래를 즐겼다. '레이디 마돈나' '올 투게더 나우'의 경쾌한 피아노 연주에 객석에는 파도가 일었고 그라운드석 빈 공간에는 흥을 이기지 못하고 뛰쳐나온 이들로 춤판이 벌어졌다. 폴 매카트니의 저력은 엄청났다.

공연이 후반부에 달할수록 폴 매카트니와 한국 팬들의 교감은 더욱 쫀득해졌다. '러블리 리타'엘리노어 릭비' '미스터 키트' '섬씽'을 열창하는 폴 매카트니의 에너지는 여전히 화끈했다. '밴드 온 더 런' '백인더 유에스에스알' 등을 따라 부르는 관객들도 지친 기색이 전무했다. 둘의 시너지 효과는 공연장을 불태울 정도였다.

'끝판왕' 메가 히트곡이 이어지자 잠실벌은 처음 시작 그대로 다시 후끈 달아올랐다. '오블라디 오블라다' 타임에선 쏟아지는 폭우가 더 신 나는 악기가 됐고 '렛잇비' 순서에선 객석 팬들이 모두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한국 만의 멋진 응원을 제대로 뽐냈다. 엄청난 장관에 폴 매카트니는 자신의 심장을 한 번 치고 객석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 보였다.

"한국 처음 왔는데 뜨거운 환영이 고맙다" 폴 매카트니가 2일 첫 내한 공연을 열고 한국 팬들과 열정적인 시간을 보냈다. /현대카드 제공

'라이브 앤드 렛 다이'에선 폴 매카트니의 보컬과 함께 밴드 멤버들의 신들린 듯한 연주가 펼쳐졌다. 마침내 '헤이 주드'에선 공연장을 가득 메우는 '떼창'이 완성됐다. 노래 한 곡에 각자의 사연을 담은 4만5천여 명 관객들은 머리 위로 파도를 그리며 폴 메카트니와 입을 맞췄다. 대단한 합창에 폴 매카트니는 흐뭇한 '아빠 미소'를 머금었다.

특유의 긴 피날레에서 관객들을 영어로 'NA'가 적힌 플래카드를 머리 위로 들었다. 4만5천 개의 '나나나'가 물결을 이루자 폴 매카트니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국 팬들의 열정에 감동했다. "남자들만" "여자들만" "다 같이" 한국말로 파트를 나눠 팬들의 감동을 배가 했다. 폴 매카트니도, 한국 팬들도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공연이었다.

'4만5천 명의 헤이 주드' 폴 매카트니의 첫 내한 공연에 한국 팬들이 열정적으로 화답했다. /박소영 기자
'4만5천 명의 헤이 주드' 폴 매카트니의 첫 내한 공연에 한국 팬들이 열정적으로 화답했다. /박소영 기자

10시 30분에 본 공연이 끝났지만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곧이어 대형 태극기를 든 폴 메카트니가 다시 무대에 섰고 팬들은 '헤이 주드'의 여운을 흥얼거렸다. 폴 매카트니는 센스 있게 기타 연주를 맞춰 주며 '데이 트리퍼' '하이하이하이' '아이 소 허 스탠딩 데어' '예스터데이' '헬터 스켈터' '골든 슬럼버스' 앙코르 타임을 이끌었다.

이날 폴 매카트니는 "대박" "감사합니다" "판타스틱" "땡큐" "함께해요" 여러분 최고예요" 등을 연신 외치며 한국 팬들의 사랑에 고마워했다. 왜 이제야 한국에서 공연을 마련했을까 후회하는 듯한 표정도 살짝 엿보였다. 하지만 한국 팬들은 관대했다. 73살 폴 경의 환상적인 공연을 온몸으로 즐기며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더할 나위 없는 무대였다. 단언컨대 폴 매카트니 인생 공연이었다. 그에게 한국 팬들은 잊지 못할 선물이었을 게 분명하다. 물론 관객들에게도 73살 뮤지션의 열정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을 만했다.

[더팩트 │ 박소영 기자 comet568@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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