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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포커스] 잘나가다 삐끗한 '비정상회담, '정공법' 통할까

  • 연예 | 2014-11-05 06:00

종합편성채널 JTBC의 인기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이 일본 국가 '기미가요'를 방송에 내보내 논란에 휩싸였지만 네 번의 사과와 정상 방송 등 위기 극복으로 정공법을 택했다. / JTBC 제공
종합편성채널 JTBC의 인기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이 일본 국가 '기미가요'를 방송에 내보내 논란에 휩싸였지만 네 번의 사과와 정상 방송 등 위기 극복으로 정공법을 택했다. / JTBC 제공

[더팩트ㅣ김한나 기자] 잘 나가던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이 기미가요 논란으로 날개가 꺾였다.

하지만 공든 탑인 '비정상회담'은 무너질 위기 속에서 총 네 번의 사과로 성난 민심 잡기에 나섰다. 편성 변경이나 폐지 등이 아닌 정상 방송이라는 정면 승부에 나선 '비정상회담'이 과연 논란을 딛고 다시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그간 파죽지세로 인기를 끌던 '비정상회담'은 논란이 있은 후 첫 방송이었던 지난 3일 시청률이 4.631%(유료가구 기준)로 떨어졌다. 자체 최고 기록 5.410%에 비하면 4%대로 뚝 떨어진 수치다.

그러나 이는 지상파 프로그램을 포함, 같은 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그간 쌓아온 인기가 증명되는 수치기도 했다.

기미가요 논란을 일으킨 JTBC '비정상회담' 측이 3일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사과했다. / JTBC 방송 화면 캡처
기미가요 논란을 일으킨 JTBC '비정상회담' 측이 3일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사과했다. / JTBC 방송 화면 캡처

이날 제작진은 네 번째 사과문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공식 홈페이지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고개를 숙였던 것에 이어 방송에서도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진심을 담은 것. 앞서 JTBC와 제작진은 논란이 폐지요구 등으로 번지자 공식 사과와 함께 책임자 보직 해임 및 계약 해지 등을 후처리로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일각에서는 일부 실무자에 책임전가일 뿐이라며 폐지설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상황.

제작진은 "1회와 17회에서 일본 대표 등장 시 배경음악으로 기미가요가 사용돼 국민적 정서를 해치고 시청자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라며 "마음 깊이 반성하며 이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작업에서 기미가요를 세심하게 걸러내지 못한 제작진의 잘못입니다. 이에 모든 책임을 통감하며 '비정상회담'의 책임 프로듀서 겸 연출이 보직 해임 및 경질됐고 음악을 채택한 외주 음악감독에 대한 모든 업무 계약을 파기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유사 사고의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더 철저하고 세심하게 시청자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따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그간 보내왔던 시청자들의 애정도 언급했다. 이들은 "여러분의 질책과 애정으로 '비정상회담'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라며 "팍팍하고 가슴 아픈 세상에 친구가 되고 싶어 시작한 방송이었고 그 마음과 방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더 철저하고 세심하게 시청자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따르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일단 방송 후 반응은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해당 시청자 게시판에는 "안일한 공개 사과"라는 비판 섞인 목소리와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혼재 돼 있다. 총 네 번의 사과와 담당자 보직 해임 및 계약 파기 등의 과정을 거친 이후 반응이었다.

지난 27일 '비정상회담'에선 일본인 출연자 다케다 히로미츠가 등장할 때 '기미가요'를 함께 내보내 논란을 양산했다. / '비정상회담' 방송 캡처
지난 27일 '비정상회담'에선 일본인 출연자 다케다 히로미츠가 등장할 때 '기미가요'를 함께 내보내 논란을 양산했다. / '비정상회담' 방송 캡처

기미가요는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의 황민화 정책을 위해 하루에 한 번 이상 강제로 부르게 했던 곡이다. 일제 강점기를 떠올리게 하는 곡에 대한 국민 정서가 예민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 곡은 현재 일본의 극우단체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때 사용하는 곡이기에 JTBC와 제작진의 수차례 사과 만으로 들끓은 비난 여론이 가라앉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하던 광고사부터 협찬사까지 중단을 선언한 것도 '비정상회담'이 풀어야할 숙제다. 물론 다시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지원이다. 하지만 반감을 갖고 있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는데는 어느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 자명해 보인다.

이외에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도 넘어야 할 산이다. 아직 심의일 등 구체적인 사안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이달 내에 심의가 상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상회담'은 애초 '미녀들의 수다' 남성 버전 정도로만 여겨졌다. 외국인들이 등장해 한국의 장점과 단점을 늘어놓는 '떼토크'로만 예상됐지만 솔직 담백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토크로 인기를 끌었다. 각 국가간 오래된 갈등과 신경전이 자존심을 건 외국인들의 한국어 입담으로 녹여지는 것도 신선하게 작용했다.

일단 성난 대중을 향해 사과를 통한 '정공법'으로 위기 돌파에 난선 '비정상회담'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다시 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hanna@tf.co.kr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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