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가연 기자] 추석 극장가를 노리고 개봉한 세 편의 대형 영화가 스크린을 꽉 잡았다. 전편의 후광을 얻고 시작한 '타짜-신의 손'과 송혜교 강동원의 '두근두근 내 인생' 최민식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루시'다. 세 편은 박스오피스 3위 권을 모두 점령하면서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여름부터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대형 상업 영화가 쏟아지자 한쪽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보고 싶은 색다른 영화를 만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이번 추석엔 다양한 작은 영화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색다른 영화 중에서 흥행을 선도하고 있는 '비긴 어게인'과 '안녕 헤이즐'을 시작으로 뮤지컬 영화 '선샤인 온 리스'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 오멸 감독의 '하늘의 황금마차' '마야' '족구왕' 등이 있다.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넘고 승승장구하는 '비긴 어게인'은 '원스'의 뒤를 잇는 음악 영화로 평가받는다. '원스'의 존 카니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영화는 뉴욕을 배경으로 가수 지망생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 분)과 음악 프로듀서 데이브(마크 러팔로 분)이 만나서 음반을 만드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는 새롭고 신선하진 않다. 오히려 진중하고 무거운 메시지를 음악과 함께 아름답게 풀었다는 데서 관객의 관심을 받았다. 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부녀, 대화가 단절된 부부, 권태기에 빠져 사랑을 헤매는 오랜 연인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영화에 가져왔고 담백한 음악과 어울려 남녀노소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비긴 어게인'에 앞서 '안녕 헤이즐'에게도 관심이 쏟아졌다. '안녕 헤이즐'은 시한부 삶을 살게 된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시한부 삶이라는 주제가 주는 무거운 분위기는 벗어 던졌고 청춘남녀의 아름답고 풋풋하지만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관계라는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만한 질문을 던진다.
'선샤인 온 리스'도 복병이다. 지난 2007년 최고의 뮤지컬 상(TMA Award for Best Musical)을 받은 동명의 작품을 영화화했으며 숀 코네리와 함께 스코틀랜드 출신의 국민배우로 평가받는 피터 뮬란이 출연했다. '맘마미아'에 이어 색다른 뮤지컬 영화가 한 편 나왔다는 평이다.
젊은이들이 사랑을 찾는 과정을 음악과 춤을 통해 그린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은 쏙 뺀 채 담백하게 그리니 가족 혹인 연인 친구와 함께 보이게 무리가 없다. 최근 극장가에서 작은 이변을 일으키고 있는 '안녕, 헤이즐'과 '비긴 어게인'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자유의 언덕'도 극장을 찾는 관객에게 좋은 볼거리를 줄 전망이다.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초청작인 '자유의 언덕'은 홍상수 감독의 장기를 그대로 가져온 작품. 소소한 해학과 유머가 돋보이며 북촌을 배경으로 한 고즈넉한 분위기도 영화에 그대로 묻어난다.
67분이라는 짧은 상영 시간도 매력적이다. 최근엔 대다수의 상업 영화가 볼거리에 치중하면서 상영 시간을 늘리고 또 늘렸다. 120분을 훌쩍 넘기는 것은 물론이고 150분 가까이 되는 영화도 많다. 이야기는 쏙 뺀 채 오로지 화려한 화면에만 중심을 맞춘 영화에 지친 관객에게 '짧고 굵은' 메시지를 전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올 예정이다.
영화 '지슬'로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아 눈길을 끈 오멸 감독의 신작 '하늘의 황금마차'도 눈에 띄는 영화다. '하늘의 황금마차'는 돈도 없이 밴드를 조직한 뽕똘(이경준)이 암과 치매가 동시에 찾아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큰형(문석범)으로부터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는 상황을 그린 음악영화이자 로드무비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실제 스카 음악을 하는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의 흥겨운 음악이 흐른다. 노년의 이야기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 이 영화는 는 삶의 마지막에 다다른 한 사람과 그 형제를 통해서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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