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세금으로 장난친 이들을 '탈'탈 털어 보'세'. '청렴'이라는 덕목이 정치인에게만 해당하는 시대는 지났다. 실제로 스타들은 정치인과 신망받는 인사들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따라서 높은 곳에서 밝게 빛나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들에게도 엄격한 잣대가 요구된다. 그리고 '세금'은 국민은 물론 공인·스타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자 의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유를 누리려면 의무는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꾸준히 이러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대중들을 허탈감에 빠트리는 스타들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바로 잡고 범죄를 미리 방지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일깨워야 할 것이다..<더팩트>는 스타들의 세금탈루에 대한 문제점을 짚기로 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가연 기자] 최근 배우 송혜교가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3년 간 종합소득세 약 26억 원을 내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적발된 후 바로 세금을 내긴 했지만, 송혜교가 전국민적으로 사랑받는 배우였고 탈세 액수가 엄청나게 커서 국민들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송혜교는 최근 <더팩트>와 만난 자리에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제 불찰로 많은 이에게 민폐를 준 것 같아 사죄를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의 말을 건넸다.
그뿐만 아니라 강호동 김아중 인순이 등이 탈세 문제에 연루됐었다. 강호동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는 이유로 방송 활동을 잠시 중단했다. 이후 방송에 복귀했지만, 프로그램 성공률은 이전만 못 하다. SBS '맨발의 친구들'은 일찌감치 문을 닫았고 KBS2 '우리동네 예체능'도 시청률 5%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강호동의 부진에 대해 많은 전문가는 서민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강호동의 이미지가 꺾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탈세는 병역 비리, 마약 등과 더불어 전 국민들의 반감을 사는 3대 범죄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일반인들이 연예인들의 탈세를 바라본 심경은 어떨까. <더팩트> 취재진은 대학생부터 취업준비생 직장인까지 20~30대 일반인을 인터뷰했다.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탈세를 통해 드러난 그들의 고소득과 상대적 박탈감, 배신감 등이 그 이유였다.
"연예인들이 돈을 많이 번다고는 들었지만, 3년 동안 26억 원을 탈세할 만큼 그 이상 많은 돈을 버는지는 몰랐다.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 같더라. 우리들처럼 평범한 직장인들은 만질 수도 없는 돈이다. 탈세액만 20억 원이 넘는다니 허탈한 생각이 든다. 개미처럼 일하고도 많은 돈을 벌 수 없는 데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 (20대 후반 영업사원 여 P씨)
"우선 화가 난다. 연예인 특히 배우들은 한 해 한 편 작품활동을 할까말까 하는데 어마어마한 수입을 올리는 것을 보니 광고 수익과 출연료가 대단한 액수인 것 같다. 20억 원은 그렇다고 치고 꼬박 모아야 1억 원도 만질 수 있을까 말까 한다. 그러니 너도나도 연예인이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씁쓸한 생각이다."(20대 후반 고소득 전문직 여 O씨)
다른 인터뷰이들은 해당 연예인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고소득을 올리는 연예인들은 보통 상위 10%에 속한다. 일명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해야 하지만, 탈세 같은 비도덕적인 사건에 휘말리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납세의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의무다. 특히 연예인이라면 비교적 적은 나이에도 일반인들과 비교해서 엄청난 수입을 올리는데 세금마저 안 내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잘못된 행동이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먹고 사는 직업인데 최소한의 의무는 지켜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20대 후반 사회 초년생 남 L씨)
"연예인들은 세금 탈루 문제가 빚어질 때마다 그때만 자숙하는 척 검은 옷을 입고 사죄하지만, 1년도 안 지나서 다시 브라운관이나 영화에 나와 웃고 떠든다. 그런 걸 보면 그들이 정말 반성하고 있는게 맞나 싶기도 하고 연기하는 걸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나 같은 일반 직장인들은 뼈 빠지게 일하면서도 세금이 어마어마하게 빠져나가 노심초사하는데, 스타들은 쉽게 돈 벌고 그마저도 제대로 납세하지 않는 것 같아 허탈하다. 뻔뻔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30대 초반 전문직 여 L씨)
"광고 하나에 수억 원을 버는 연예인이 탈취도 아닌 마땅한 의무여야 할 납세와 관련해 논란을 빚으니 눈살이 찌푸려 진다. 20대 사이에서는 작은 논란 하나에도 연예인의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한다. 더군다나 성실 납세자로 상까지 받고 선행을 했던 이미지가 산산조각이 나 충격적이다. 우리들을 88만 원 세대라고 하더라. 세금을 떼면 77만 원이다. 막상 부모님들만 봐도 나라가 도둑이라고 하면서도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있다. 세금 탈루를 비롯해 병역 비리나 여러 논란에도 몇 년 자숙하면 금방 TV에 등장해 또 큰 돈을 벌지 않겠나. 결국 '연예인이 벼슬'이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는다." (20대 초반 취업준비생 여 K씨)
탈세 자체도 문제가 되지만, 연예인들의 경우 이후 활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더팩트>가 만난 취재원들은 연예인들이 그냥 모습을 비치는 때는 보기 불편하다고 말했다. 탈세는 범죄인데 마치 나는 몰랐던 것처럼 포장하는 것. 연예인에게 마음을 줬던 팬으로도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라 말한다.
"탈세한 연예인들은 주로 '내가 관리 하지 않아 몰랐다'는 말을 한다. 몰랐을 수도 있겠다는 동정심보다는 어떻게 모를 수 있을까 하는 분노가 더 크다. 사실 일반인들은 그 내막은 잘 모른다. 하지만 몰랐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실을 피하려고만 하는 것 같단 생각이 크다."(20대 중반 사회 초년생 여 Y씨·P씨)
"연예인을 공인이라고 하지 않느냐. 공인에 대한 논란이 있긴 하지만 많은 관심을 받고 상대적으로 많은 돈을 버는 연예인들은 공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다. 나는 몰랐다고, 발뺌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인정하고 잘못을 빠르게 뉘우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한다."(20대 후반 회사원 여 J씨)
"연예인들이야 끼도 많고 노력 끝에 스타가 됐겠지만, 대중이 바라보는 것은 그저 외모가 좋게 태어나 연예인이 된 느낌이다. 그들의 노력을 비하할 생각은 없지만 노력 대비 큰 돈을 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스타들이 탈세를 저지른다는 것은 매우 화나는 일이다. 세금은 국민의 의무다. 세금도 제대로 못내는 국민이 얼마나 많은데 눈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내세워 돈을 빼돌리는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30대 초반 전문직 남 O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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