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소영 기자] "이런 노래도 부르는 주현미입니다."
지난해 '가왕' 조용필의 귀환은 가요계에 여러 가지 메시지를 던졌다. 19집 정규 앨범이라 풍성했던 건 물론 '헬로' '바운스' 등 트로트가 아닌 나름 파격적인 장르의 노래가 잔뜩이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조용필은 후배 가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이 바통은 지난 3월 이선희에게 넘어갔다.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5년 만에 15집 앨범 '세렌디피티'를 들고 컴백했는데 이단옆차기 박근태 미스케이 에피톤프로젝트 등 트렌디한 작곡가들과 함께 작업해 앨범에 깊이를 더했다. 덕분에 타이틀곡 '그중에 그대를 만나'를 비롯한 앨범 수록곡들이 고른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절친' 주현미의 차례가 됐다.
주현미는 1985년 '비 내리는 영동교'로 데뷔해 그해 신인상을 받는 등 곧바로 음악 팬들을 사로잡았다. '트로트계의 샛별'은 이미자 김수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트로트계의 여왕'으로 거듭났다. 간드러지는 목소리와 쫄깃한 기교는 그의 전매특허가 됐다.
그런 그가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을 꾸려 오랜만에 팬들 곁을 찾았다. 타이틀곡은 '최고의 사랑'. 장르는 트로트가 아니다. 애교 넘치는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트로트가 아닌 팝 요소를 더해 색다른 대중가요를 완성했다. 인피니트 씨스타 케이윌 등과 작업한 장원규와 Meng2가 공동 작곡해 주현미에게 특별한 노래를 선물했다.
'최고의 사랑' 가사는 팬들에게 30년 동안 받은 사랑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았다. 26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주현미는 "30년간 노래할 수 있던 건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을 팬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의미가 있으니까 노래하는 사람으로 앞으로도 소통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곡 외에 '빗속에서' '소녀 일기' '첫사랑 그 기억' '쓸쓸한 계절' '가을과 겨울 사이' '아버지' '한 걸음 한 걸음' 등이 수록돼 있다. 에코브릿지 윤일상 정엽 장원규 신형 등 젊은 작곡가들이 힘을 보탰다. '쓸쓸한 계절'은 밴드 국카스텐이 피처링을 맡아 듣는 재미를 배가했다.
주현미는 이번 앨범으로 트로트가 아닌 대중가요를 부르게 됐다. 전통가요를 아예 버린 게 아니라 참신한 시도를 꾀한 셈이다. 그는 "이선희가 늘 새롭게 하라고 자극을 준다"며 "이런 노래도 부를 수 있는 주현미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앞으로 끊임없이 시도하고 변화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노래를 위해 주현미는 쉬지않고 노력하고 있다. 조용필 이선희 그리고 주현미, 이런 선배들이 있기에 대한민국 가요계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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