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페인트 "환경부 실험결과 오류 예상" 반박
[더팩트｜이중삼 기자]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제조업체(강남제비스코·삼화페인트공업·엑솔타코팅시스템즈·조광페인트·KCC·PPG코리아)들은 노루페인트가 지난 2022년 환경부와 맺은 자발적 협약을 위반했다고 9일 밝혔다.
페인트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16일 주요 제조업체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노루페인트의 '워터칼라플러스' 페인트 실험결과, 현장에서 유성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노루페인트에서 판매대리점에 유성수지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것은 유성으로 사용하는 것을 방조한 것으로 즉시 회수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워터칼라플러스는 지난해 3월 노루페인트가 출시한 자동차 보수용 베이스코트다. 출시 당시 노루페인트는 워터칼라플러스를 수용성 페인트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업계는 워터칼라플러스가 실제로는 유성으로 사용된다고 꼬집었다.
유성페인트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s)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인체에 유해한 발암성 물질이다. 환경부는 지난 2021년 법을 개정해 차량 도장에 사용되는 '베이스코트 페인트'의 VOCs 함유 기준을 기존 420g/L 이하에서 200g/L 이하로 강화했다.
업계는 환경부에 워터칼라플러스는 실제로는 유성이라고 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8~9월 KIDI(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수용성 여부 확인 실험을 의뢰했다.
워터칼라플러스에 수용성 바인더와 전용희석제를 섞었을 경우 색상 편차가 13.7을 기록했다. 반면 노루페인트가 제조하는 유성수지·유성희석제와 섞으면 색상 편차가 0.5를 나타냈다. 색상 편차 수치가 클수록 해당 색상의 재현성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용성보다 유성으로 사용해야 정확한 색상이 구현된다는 결과가 도출된 것"이라며 "해당 페인트의 색상 편차가 0.5일 때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함량은 766g/L를 기록했다. 이는 대기환경보전법에서 정하는 기준(200g/L)의 3.8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워터칼라플러스를 전량 회수할 것을 요구하고, 유성 조색제, 유성 수지를 제조해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니온플러스와 씨알엠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자동차 보수용 시장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던 일부 업체의 유성 베이스코트 판매가 증명된 것이다. 이번 결과로 노루페인트는 그린워싱 논란에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며 "이번 워터칼라플러스뿐만 아니라 그 외 유성 제품에 대해 편법적인 유통이 근절되도록 환경부와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루페인트는 내부 검사 결과, 색차 값은 정상 수치이며, 환경부 실험결과에 오류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반박했다. 또 제품 회수 요구는 부당하다고도 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정상적인 제품에 대한 결과를 확인하지도 않고, 제품 회수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수성 시장 확대에 반하는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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