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보석, 명품 시계 수요 늘어나는 추세
'사치품'이라는 인식 넘어 '투자 자산'으로 주목
[더팩트 | 문은혜 기자] 경기 침체 영향으로 명품 수요가 감소하는 와중에도 초고가 보석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소비가 양극화되는 가운데 희소성 높은 명품 주얼리가 투자, 안전자산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백화점들은 명품 패션이 차지하고 있던 1~2층 자리에 주얼리, 시계 등 매장을 입점시켜 매출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백화점 3사에서 고가 주얼리·시계 매출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1~10월 명품 주얼리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지난 11월에는 무려 40% 이상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1월 웨딩 수요와 연말 성수기, 최근 진행한 하이 주얼리 페어 행사가 맞물려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50대 이상의 기존 VIP들은 물론이고 최근 MZ 고객층 사이에서도 하이 주얼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롯데백화점은 '물 들어올때 노 젓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부터 다수의 명품 브랜드가 모여있는 에비뉴엘 잠실점에서 '하이 주얼리 페어'를 열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까르띠에·불가리·반클리프아펠·쇼메 등 14개의 고가 브랜드들이 참여해 약 400억원 상당의 다양한 주얼리 상품을 선보였다.
서울 소공동 본점 매장도 일부 리뉴얼에 들어갔다. '반 클리프 앤 아펠', '그라프' 등 하이 주얼리와 명품 시계 브랜드인 '오메가'를 신규 입점시키기 위해서다. 입점을 준비 중인 해당 매장들은 내년 중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1층에 있던 일부 뷰티 브랜드가 지하 1층으로 자리를 옮기고 하이 주얼리과 명품 시계 브랜드가 새로 들어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올해 들어 매장에 주얼리와 시계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프랑스 파리의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인 '메시카' 매장을 본점에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오픈 예정일은 내년 3월이다. 국내에서 매시카 매장은 롯데면세점 명동본점과 월드타워점,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등에서만 운영 중이다.
지방 점포 중에서는 더현대대구에 명품 주얼리 브랜드 '부쉐론'이 입점했고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에는 지난 2월 50평 규모의 '티파니' 매장이 오픈했다. 대전에 위치한 갤러리아 타임월드점은 지방 백화점 중에서는 처음으로 영국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인 '그라프' 매장을 유치했다. 또한 타임월드점은 '롤렉스' 매장을 기존 면적의 세 배 크기로 확장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올해 현대백화점의 장신구 매출은 1분기 33.5%, 2분기 29.9%, 3분기 33.4%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시계 매출도 1분기 15.5%, 2분기 16.7%, 3분기 15.3% 등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장신구·시계 매출 신장률은 지난 2022년 23.9%에서 지난해 1.5%로 낮아졌다가 올해 들어 1분기 17.5%, 2분기 12.7%, 3분기 18.8% 등으로 급반등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고물가로 소비가 침체됐다지만 돈을 쓰는 사람들은 여전히 고가의 사치품을 선호한다"며 "다만 명품의 경우 가방이나 옷처럼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떨어지는 아이템보다 오래 보유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주얼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얼리가 금과 같은 안전자산 중 하나로 평가되면서 투자 수요가 유입되는 것으로도 분석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술품에 투자하듯 최근에는 주얼리를 투자 대상으로 보는 수요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