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설 이후 긴장감 최고조
예년보다 인사 규모 커질 듯
신유열 전무 역할 변화 여부도 관심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유동성 위기설로 인해 다소 어수선한 11월을 보내고 있는 롯데그룹이 조만간 정기 인사를 단행한다. 이처럼 좋지 않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어떠한 카드를 꺼낼지가 이번 인사 발표의 관전 포인트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28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인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예년과 같다면, 이르면 28일 오후 인사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롯데그룹을 둘러싼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앞서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그룹 전반의 유동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상황이 심각하다는 내용의 지라시(사설 정보지)까지 만들어지며 주요 상장사 주가가 동반 하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룹이 이례적으로 자산 현황을 공개해 사태 수습에 성공했으나 업황 침체, 실적 부진 장기화 등 위기설에 불을 붙인 여러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3분기 누적 기준 66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이에 롯데를 향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할 특단의 조치가 이번 임원 인사 결과를 통해 드러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이 인사 시기를 앞당긴 것도 위기설과 관련해 서둘러 그룹 기강을 다잡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최근 몇 년간 12월 초중순 인사를 내왔다.
관전 포인트는 인적 쇄신의 강도다. 위기설이 불거지기 이전부터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등은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었고, 올해 들어 롯데온, 롯데면세점, 세븐일레븐, 롯데호텔앤리조트 등이 차례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는 점에서 예년보다 인사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실적 개선에 실패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물갈이 인사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주요 경영진의 변화 여부다.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경우 경영진 역시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단에서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가 내년 3월 등기임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는 데 있어 성과가 있지만, 그룹 전반으로 위기설이 퍼지는 것을 막지 못한 대목은 부담이다. 그는 2020년 8월부터 롯데지주 대표를 맡고 있다.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도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식품군HQ총괄대표인 그는 지난해 롯데제과·롯데푸드 합병 이후 롯데웰푸드를 안정적으로 경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사장단에서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 등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다.
화학군의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는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점쳐진다. 그는 지난해 말 구원투수로 등판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훈기 대표는 호남석유화학 시절부터 신동빈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재계는 이번 롯데그룹 인사의 최대 관심사로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의 역할 변화도 꼽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는 부장으로 일하다 2022년 말 롯데케미칼 상무로 한국 롯데 인사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린 이후 점차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1년 만에 전무로 승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미래성장실을 이끌고 있으며, 올해 6월에는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에 선임돼 '롯데 3세 경영'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홀딩스 이사진 합류는 한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그룹 경영자로서 전면에 나섰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역할이 더욱 확대되며 후계자 입지를 확실히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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