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연수 표현, '○○년산' 아닌 '○○년'
오크통 숙성 기간 의미…병입 후 숙성 멈춰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우지수 기자] "10년산 위스키를 한 병 샀습니다. 2년 숙성해 두면 더 비싼 12년산 제품과 같아지나요?" 최근 대형마트에서 위스키를 구매한 30대 남성 A 씨가 물었다. A 씨 질문처럼 위스키를 개봉하지 않은 채 보관하면 더 높은 연수의 제품과 같은 상태로 변하게 될까.
결론부터 설명하자면 A 씨 질문처럼 시간이 지나더라도 내용물의 맛과 향은 변하지 않는다. A 씨가 언급한 '10년산'이라는 설명도 엄밀히 따지면 틀린 표현이다. 위스키는 '○○년산'이 아닌 '○○년'으로 하는 것이 올바르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주류 매대를 관찰하면 위스키와 와인 병 라벨에 적힌 '숫자'를 발견할 수 있다. 일부 위스키는 제품명 뒤에 10, 12, 15 등 두 자리 숫자 혹은 10년, 12년 등 연수가 적혀 있고 와인에는 2017, 2020 등 연도가 새겨져 있다.
위스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위스키 제품명에 붙은 연수는 위스키를 병에 담기 전 나무로 만든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기간을 뜻한다. 위스키와 달리 와인 병에 적인 연도는 와인을 제작할 때 사용한 포도를 수확한 연도를 의미한다.
오크통에서 10년을 숙성시킨 뒤 병에 담은 위스키는 '10년' 혹은 '숙성년수 10년' 등이 맞는 표현이다. 와인에 쓰인 포도 생산 시기를 말할 때는 '2017년산' 표현을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위스키를 '10년산'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일부 위스키에는 와인과 같이 특정 연도가 표기되기도 한다. 이 경우 위스키를 증류한 연도를 설명한 것으로 일반 제품보다 고급 제품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나무로 만든 통에 십수년간 담아 둔 위스키는 자연스럽게 증발하고 나무에 흡수되면서 맛과 향, 색이 변한다. 위스키는 숙성 시간이 길어질수록 병에 담기는 양이 줄어들고 향이 짙게 밴다.
숙성년수가 10년인 위스키를 2년 더 보관한다고 해서 숙성년수 12년 제품이 되지 않는 이유도 위스키 생산 방식에 있다. 병에 담긴 후에는 오크통에 의한 숙성이 더 일어니지 않기에 구매 후 찬장에 오래 보관한들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같은 위스키 브랜드에서 숙성년수가 길수록 가격이 높아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최근에는 대만 위스키 '카발란' 등 위스키 숙성년수를 따로 표기하지 않는 제품이 늘어나는 추세다. 위스키에 따로 향을 가미한 플레이버 위스키 제품군도 소비자 인기를 끌고 있다. 위스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의 숙성년수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결정짓는 하나의 요소일 뿐, 취향을 결정하는 위스키 특징은 더 다양하다"며 "단순히 숙성년수가 긴 제품이 아니더라도 어떤 위스키 스타일이 나에게 맞는지 판단하고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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