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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한세엠케이, 반등 언제?

  • 경제 | 2024-11-06 00:00

5년 넘게 이어지는 적자고리 끊기 위해 안간힘
올해 들어 350억원 차입, 2025년까지 영업적자 불가피


한세엠케이가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적자를 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영업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한세엠케이 본사 건물, 오른쪽 위는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이사. /더팩트 DB
한세엠케이가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적자를 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영업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한세엠케이 본사 건물, 오른쪽 위는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이사. /더팩트 DB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올해 영업적자 84억원, 내년 영업적자 27억원.' 버커루, NBA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션 리테일 기업 한세엠케이가 지난달 16일 공정공시를 통해 자체 전망한 회사 실적이다. 김동녕 한세그룹 회장의 막내딸 김지원 대표가 이끄는 한세엠케이는 올해 들어 차입금을 대폭 늘려 본업과 신사업에 투자하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마케팅 강화, 판매 채널 확대와 함께 뷰티 사업 진출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 속에서 한세엠케이의 재무 체력이 급격히 약해지고 있어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적자 고리를 쉽게 끊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세엠케이는 올해 들어 지난 5월(150억원)과 9월(100억원) 두 차례 사모사채를 발행해 총 250억원을 조달했다. 이어 지난달 추가로 100억원 규모로 전환사채를 발행, 올해만 총 350억원을 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세엠케이 측은 단기차입과 관련해 "채무 상환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부터 5년 넘게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한세엠케이는 브랜드 체험 강화, 온라인 강화, 오프라인 매장 대형화 및 다변화 등을 통해 실적 반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19년 연결기준 238억원의 영업적자로 전환한 한세엠케이는 △2020년 188억원 △2021년 120억원 △2022년 211억원 △2023년 42억원 등 적자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역시 연결기준 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세엠케이는 NBA, 버커루, PGA TOUR&LPGA 골프웨어를 비롯해 모이몰른, 컬리수, 플레이키즈프로, 리바이스키즈, NBA 키즈 등 성인 캐주얼과 유아동복를 아우르는 브랜드 라인업을 갖췄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받은 타격과 이후 소비 침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이전까지 매출이 급격히 성장했던 중국 시장이 최근 침체 수렁에 빠지면서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의류브랜드인 'NBA'와 유아동복 '모이몰른' 등이 한때 인기를 끌었지만 코로나19 발발 이후 중국 내 소비가 위축되면서 실적도 타격을 입었다.

한세엠케이가 운영하는 아동복 브랜드 '모이몰른'의 일본 라라포트 도쿄베이 매장 전경. /한세엠케이
한세엠케이가 운영하는 아동복 브랜드 '모이몰른'의 일본 라라포트 도쿄베이 매장 전경. /한세엠케이

돌파구가 절실해진 한세엠케이는 지난달 16일 베트남 호치민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2024 글로벌 기업설명회'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매출 성장을 위해 브랜드 체험을 강화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브랜드는 메가스토어(대형 매장)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주력해 온 중국 시장 침체에 대응해 일본, 미국 등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에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뷰티 사업 진출도 검토한다. 이는 한세엠케이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상 사업목적에 화장품 도소매업을 추가하면서 이미 예고했던 바다.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뷰티 사업을 강화하는 것처럼 한세엠케이도 패션 유통망을 활용해 화장품 판매로 상승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절박한 상황이다. 최근 단기차입을 잇따라 늘린 것도 실적 반등을 위한 투자 일환이라는 것이 업계 해석이다.

다만 시장 기대보다 실적 회복이 더딘 가운데 부채만 늘어가는 형국이라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세엠케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05.8%에서 올해 상반기 227.6%로 21.8%p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웃돌면 재무구조 안정성이 흔들린다고 본다.

반면 올해 상반기 기준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40억원에 불과하다.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차입금은 1107억원 규모로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빚만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한세엠케이를 이끄는 김지원 대표의 어깨도 무겁다. 공교롭게도 오너 2세인 김 대표가 한세엠케이 대표를 맡기 시작한 지난 2019년 실적이 적자전환해 지금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세엠케이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소비 침체로 수요와 성장이 정체된 패션 대신 뷰티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검토 중이다. 스킨케어 등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거나 좋은 브랜드를 브랜드 매장에 입점시키는 형태로 사업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인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뷰티가 호황인 틈을 타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화장품을 새 먹거리로 점찍고 진출하는 상황"이라며 "경쟁이 치열한 만큼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기도 어렵기 때문에 화장품이 실적을 단기간에 반등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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