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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주도권 어디로…오프라인 차별화로 선 긋는 올리브영

  • 경제 | 2024-10-29 00:00

이커머스 뷰티 공세에 실제 공간 경험 강화 잰걸음
라이브 커머스 등 온라인 영역 확장도 시도


오는 11월 22일 '올리브영N 성수' 오픈을 앞두고 서울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 빌딩 외부에 디자인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CJ올리브영
오는 11월 22일 '올리브영N 성수' 오픈을 앞두고 서울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 빌딩 외부에 디자인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CJ올리브영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화장품 유통 채널 주도권을 놓고 쿠팡과 무신사, 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공세를 강화하자 CJ올리브영이 뷰티 플랫폼 강자로서 지위를 굳히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기존에 없던 대형 오프라인 체험 공간을 선보이는 동시에 온라인 커머스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소비자들에게 CJ올리브영만의 차별점을 각인시키려는 계획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오는 11월 22일 서울 성수동에 '올리브영N 성수'를 오픈한다. 올리브영N 성수는 기존 올리브영 매장에서 경험할 수 없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안하는 1호 혁신 매장이다. 성수역 4번 출구 인근 팩토리얼 성수 빌딩에 총 5층 규모로 조성되는 이곳은 기존 올리브영 매장 중 가장 넓은 명동타운점보다 큰 점포가 될 전망이다.

세부 발표 내용을 보니 매장 1층은 상품 판매가 아닌 체험에 초점을 맞춘 공간으로 조성된다. 팝업 전용 공간부터 오직 올리브영N 성수에서만 만날 수 있는 소품을 판매하는 '올리브영 브랜딩 굿즈샵'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2~3층은 자체 선별한 '뷰티&헬스' 카테고리 상품을 파는 공간으로 공개된다. 4~5층은 올리브영 멤버스 고객을 위한 라운지와 입점 협력사와의 협력을 도모하는 네트워킹 공간으로 선보인다.

이와 관련, 올리브영 관계자는 "새 매장은 층별로 특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한다"며 "K뷰티 미래 청사진을 보여주는 매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쿠팡, 무신사, 컬리 등 이커머스들이 새로운 뷰티 유통 채널로 등판하자 올리브영이 이들과 차별화 요소로 '오프라인'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 중요한 뷰티 카테고리 특성상 온라인 유통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이커머스가 전국 13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인 올리브영을 뛰어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이 오프라인 뷰티 행사를 잇따라 개최한 것은 역설적으로 뷰티는 오프라인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커머스끼리 경쟁은 될 수 있지만 이들이 올리브영의 벽을 뛰어넘기는 아직 쉽지 않다"고 말했다.

모바일 생방송 플랫폼인 '올영라이브' 전용 스튜디오에서 최근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 업체가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CJ올리브영
모바일 생방송 플랫폼인 '올영라이브' 전용 스튜디오에서 최근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 업체가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CJ올리브영

온라인 채널들의 오프라인 확장은 한계를 보이는 반면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지배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영향력을 키우는 상황이다. 자사앱에서 '오늘드림'이라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커머스 플랫폼들과 직접 경쟁하는 동시에 최근에는 라이브 커머스까지 강화하며 세 확장에 나섰다.

올리브영은 당일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앞세워 전국 12개 주요 도시에 도심형 물류 거점(MFC) 네트워크를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늘드림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비대면 구매 트렌드를 타고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 평균 5배 이상 성장했다. 올리브영은 오는 2025년까지 MFC를 20개 이상 늘려 오늘드림으로 더 많은 물량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2019년 10월 첫선을 보인 모바일 생방송 플랫폼 '올영라이브'도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올리브영만의 상품 경쟁력에 다양한 프로모션까지 더해지면서 고물가 시대 가성비 높은 소비로 선택과 소비자들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올영라이브 시청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42%, 주문액은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뷰티 시장에서 올리브영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보니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된다는 점은 과제다.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경쟁자였던 랄라블라와 롭스 판촉행사에 납품업체가 참여하지 못하게 압박한 협의로 지난해 12월 공정위로부터 약 19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9개월 만인 지난 9월 비슷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또다시 조사를 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올리브영은 이같은 업계 내 갑질과 독점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3년간 총 3000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준법경영 강화안을 시행 중이다. IBK기업은행과 1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만들어 중소 협력사들의 이자를 지원하는 한편 K-뷰티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를 3년간 500억원 규모로 확대하는 등 상생에 주력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중소 뷰티 브랜드들의 성공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동시에 K-뷰티 생태계가 전 세계로 지속 확장할 수 있도록 리테일 혁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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