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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감] 강호동 농협 회장 '진땀'…"낙하산 인사·황제 연봉" 잇단 질타

  • 경제 | 2024-10-18 14:53

취임 첫 국감서 각종 지적 이어져
"신뢰받는 농협으로 거듭나겠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성락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취임 첫 국정감사(국감)에서 진땀을 흘렸다. 선거를 도운 캠프 출신 인사를 대거 요직에 배치하는 '낙하산 인사'와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하며 높은 연봉을 받는 '황제 연봉' 논란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강호동 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감에 출석했다. 이번 국감은 지난 3월 취임해 피감기관장으로서 처음 서는 검증 자리다. 강호동 회장은 업무보고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의 기반을 구축해 희망 농업, 행복 농촌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호동 회장은 국감 시작부터 농해수위 의원들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먼저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낙하산 인사' 논란에 관해 질의해 수차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앞서 강호동 회장은 지난 1월 직선제로 치러진 농협중앙회 제25대 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는데, 이후 이 선거를 도운 캠프 출신 인사가 대거 농협에 들어오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강호동 회장은 국감장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 논란을) 알고 있다. 마음을 나눈 분들을 추천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강호동 회장의 '황제 연봉' 논란도 국감장을 뜨겁게 달궜다. 농협중앙회장과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직하면서 꼼수로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덕흠 의원은 "회장의 보수 체계, 권한들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고,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농협이 농민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온다"며 "이중 급여는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강호동 회장은 올해 연봉으로 농협중앙회 3억1800만원, 농민신문사 1억9100만원을 받는다. 성과급을 포함하면 연봉이 8억원을 넘어선다. 강호동 회장은 "실제로 세금을 떼면 들어오는 돈이 그리 많지 않다"며 "월급 값을 꼭 하겠다는 각오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 높은 연봉에 대한 심려를 안 끼치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호동 회장과 농협 관계자들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강호동 회장과 농협 관계자들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강호동 회장 외 다른 경영진 연봉에 대해서도 지적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이 성과급을 제외한 순수 연봉으로만 4억원 이상을 받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농협의 금융사고가 올해에만 70% 가까이 터졌다. 높은 연봉을 받을 자격이 있느냐. 성과급 반납과 사퇴 등 책임을 져야 한다"고 따졌다. 이에 이석준 회장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과거에 발생한 문제인데, 그 문제가 올해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강호동 회장은 퇴임 공로금에 대해서는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농협중앙회장은 2005년 7월 농협법 개정으로 비상임 명예직이 되면서 퇴직금 수령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나, 전임 회장들은 퇴임 공로금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수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감에서는 '낙하산 인사', '황제 연봉' 외에도 다양한 지적이 쏟아졌다. 대표적으로 당기순이익이 3년 연속 감소하고, 적자 지역이 늘어나는 등 지역 농협 경영이 악화된 데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다. 지난 8월 농정협력위원회라는 내부 조직을 만들어 회장 연임을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강호동 회장은 "경영이 악화된 것에 대해 책임 경영을 실시, 자구책을 가져오라고 한 상태"라며 "농정협력위원회는 사조직이 아니라 공조직이다. 아직 연임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쌀값 안정화, 한우 소비 지원, 계절노동자 임금 갈취, 농축협 보이스피싱, 조합원 신용불량자 증가, 농협은행의 예대마진 등의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처럼 의원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자, 어기구 농해수위 위원장은 "농협이 농민의 디딤돌이 돼야 하는데, 걸림돌이 되면 안 되지 않느냐"며 "신용불량자, 예대마진 등을 줄여 농업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호동 회장은 여러 논란과 관련, 해결책 및 대안을 제시하진 못했다. "문제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하며 전체적으로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내부 통제를 개선하고, 프로세스를 정립하면서 신뢰받는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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