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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공개매수, 자본시장 등서 '명분과 실리' 확보 평가"

  • 경제 | 2024-10-17 11:18

17일 MBK·영풍, 고려아연 공개매수 결과 공시…"최윤범 한계 드러나"
자본시장·재계·법조계 평가 인용해 공개매수 정당성 강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예원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MBK파트너스(MBK)·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결과 보고서가 공시된 가운데 MBK는 자본시장과 재계, 법조계 등의 평가를 빌려 이번 공개매수가 '명분과 실리'를 모두 확보하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BK·영풍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통해 110만5163주(5.64%)의 청약물량을 모집했다. 이에 MBK·영풍은 앞서 예고한 대로 공개매수에 응한 전량을 매수하고 MBK는 110만1510주(5.32%), 영풍은 3653주(0.02%)를 각각 확보할 예정이다.

MBK는 "고려아연 주주들이 MBK·영풍에 의결권을 몰아준 배경은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고려아연의 재무구조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남은 주주들에 그 피해가 전이된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며 "과도한 차입금으로 안정적이던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이 100%에 이르게 됨은 물론,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이런 결정을 내린 최 회장에 선을 긋는 주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MBK는 이번 공개매수 결과를 통해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자평했다. 기존 33.13%에 5.34%의 추가 의결권 지분이 더해져 향후 열릴 주주총회에서 과반에 육박하는 의결권을 확보하고, 공개매수 과정에서 고려아연 지분 1.8%에 불과한 최윤범 회장의 실체가 드러나 기존 주주들이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MBK는 자본시장과 법조계 관계자의 평가를 인용해 "최 회장이 주당 6만원이나 높은 가격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카드를 들고나왔어도 110만주가 넘는 의결권 지분이 MBK·영풍에게 몰렸다"며 "이는 38%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최대주주와 1.8% 주주 중 누가 더 모든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영을 할 것인지에 대해 주주들이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17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결과를 공시했다. /더팩트 DB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17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결과를 공시했다. /더팩트 DB

아울러 MBK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해 차입한 3조2000억원은 고려아연의 지난 5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97.1%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며, 고려아연은 이번 차입으로 순자산의 33%가 축소된다고 강조했다. 또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공개매수에 청약이 몰리면 몰릴수록 MBK와 영풍의 의결권 지분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지게 된다는 점이 알려져 최 회장에 의견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많아졌다는 해석이다.

MBK는 자본시장은 물론 법조계 평가를 인용해 "목적도, 명분도, 실리도, 합법성도 결여된 자충수"라고 언급했다. MBK·영풍은 2조5000억원을 본인들의 부담으로 마련해 공개매수를 실시했으나, 최 회장은 3조2000억원을 고려아연의 부담으로 떠넘기면서 공개매수를 실시한 것에서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는 평가다.

끝으로 MBK는 고려아연 지분 1.8%에 불과한 '경영 대리인' 최 회장의 한계가 극명히 드러난 결과라고 꼬집었다. 또 고려아연 경영진의 주장대로 향후 6년간 연 1조2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해도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한 차입금 상환 및 이자와 배당금, 법인세, 제련업 시설 투자 및 보수 비용 등으로 오는 2030년 부채비율은 244.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MBK는 "자본시장에서는 그동안 최윤범 회장이 주도한 무분별한 투자는 물론, 이번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공통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우선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자금을 아무런 저항 없이 본인의 의지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며 "1.8% 지분 가진 경영 대리인의 한계"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려아연도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MBK·영풍의 공개매수 결과가 최소 매수량인 7%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상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내놨다. 또 그간 고려아연의 현금창출력을 고려하면 6년 내 부채비율을 20%대로 회복할 것이며, MBK는 고려아연의 거버넌스 개선이 아니라 자사의 현금창출력과 핵심 자산을 노리는 것뿐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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