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3.2%대…최근 2년 여 만에 가장 낮아
단순 조달시장 개선으로 알짜카드 등 확대 어렵단 해석도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로 국내 기준금리 하락이 점쳐지면서 카드업계 자금 조달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가 최근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일부 카드사들은 6개월 이상 무이자할부 혜택을 부활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단순 조달시장 개선으로 알짜카드 등 고객 혜택 경쟁을 다시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7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축소했던 무이자할부 기간을 다시 늘리고 있다. 각 사에 따르면 이달 우리·BC·NH농협카드는 무이자할부 혜택을 최장 6개월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무이자할부 혜택이 6개월까지 늘어난 건 지난 2022년 말 이후 약 1년 8개월 만이다.
우리카드는 이달 말까지 온라인쇼핑, 백화점, 여행, 항공, 면세 업종을 대상으로 2~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BC카드도 올해 말까지 온라인쇼핑, 백화점, 여행, 병원, 손해보험 업종 대상으로 2~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징검다리 연휴기간 중 고객 혜택도 눈에 띈다. NH농협카드는 10월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오는 13일까지 모든 가맹점을 대상으로 2~6개월 무이자할부 이벤트를 진행한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의 무이자할부 혜택 기간은 최장 5개월이다. 현대카드, 하나카드는 3개월까지만 제공되고 있다.
앞서 2022년 11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를 시작으로 주요 카드사에서 무이자할부 기간 축소 움직임이 이어졌고 지난해에는 6개월 이상 무이자할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가 최근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일부 카드사들은 6개월 이상 무이자할부 혜택을 부활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 2022년 3월 연 3.3%를 넘어섰고 같은 해 10월 강원도의 레고랜드 사태로 연 6%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연초까지 4%에 육박했던 여전채 금리는 최근 3.2%대로 내려왔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금리의 기준인 금융채 II AA+ 등급의 3년물 금리는 지난 4일 기준 3.269%를 기록했다.
여전채는 카드사와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사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전채를 발행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여전채는 향후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준이 '빅컷'을 단행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하락 가능성이 매우 커져서다.
금리 인하에 따른 적극적인 마케팅 효과로 카드사의 순이익 역시 상승세를 탈 것이란 관측도 있다.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1조 49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 4168억원)과 비교해 822억원(5.8%) 증가한 액수다.
이에 더해 알짜카드 등 고객 혜택 '부활' 분위기가 확산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8개 카드사가 올해 상반기 단종시킨 신용·체크카드 수는 373개로 지난해 단종 건수(458개)의 81%가 넘었다. 특히 체크카드는 상반기에만 91개를 단종해 통계 집계(2017년) 이래 가장 많았다.
다만, 카드사들은 단순 조달시장 개선으로 알짜카드 등 고객 혜택 경쟁을 다시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실정이란 설명이다.
연체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카드사 연체율은 전년 말(1.63%) 대비 0.06%포인트 상승한 1.69%로 2014년 말(1.69%)과 같은 수준까지 올라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7%로 같은 기간 0.03%포인트 올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알짜카드의 단종은 단순히 혜택이 좋은 카드의 단종이 아닌 출시 후 트렌드에 따라 변화하는 부분을 반영하며 더 좋은 상품으로 리뉴얼 되기도 한다"며 "다만, 시장환경 개선이 급격히 이뤄지진 않을 것이고, 아직 카드사들이 어려운 상황인지라 외부 시장 환경 개선에 따라서 시차를 두고 경쟁환경이 조성된다면 업계 내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시간과 외부환경의 변화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회사채 금리 등 조달관련 시장 환경이 나아지고 있는 분위기이나 국내 기준금리 인하 여부가 불확실하며 현재 미국과의 금리차도 있어 단순 조달시장 개선으로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근본인 가맹점수수료에서 많은 수익이 나지 않는 현재 상황 내에서는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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