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동아ST와 손잡고 자큐보 판매
[더팩트ㅣ서다빈 기자]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자큐보'가 연내 출시 예정이다.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시장 후발주자인 제일약품이 동아에스티와 손잡고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제일약품이 선행 주자를 추격하고 실적 개선에 성공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자큐보의 국내 영업·마케팅을 담당하는 제일약품은 지난 5일 동아에스티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제일약품이 국내 제약사와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계약에 따라 양사는 국내 모든 병의원을 대상으로 자큐보의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제일약품은 앞서 다국적 제약사와의 공동판매 계약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제일약품은 과거 화이자, 한국다케다제약, 암젠코리아, 노바티스, UCB, 비아트리스 등과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제일약품이 국내 제약사와 동행에 나선 것은 2년만이다. 제일약품은 지난 2022년 GC녹십자와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뉴라펙을 공동 판매했다.
제일약품이 국내 제약사와 손을 잡은 이유는 앞서 P-CAB시장에 진출한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의 입지가 공고하기 때문이다. 후발주자인 자큐보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소화기 품목에서 영업·마케팅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동아에스티를 동행 파트너로 선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아에스티는 현재 일동제약과 기능성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을 공동 판매 중이다. 지난 2019년에는 일동제약과 소화성궤양 치료제 '가스터'를 공동 판촉했다. 소화기질환 영업·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만큼 제일약품의 자큐보 판매에 있어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두 품목 모두 국내 제약사와 공동판매 계약을 통해 매서운 성장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HK이노엔은 종근당과 5년간 케이캡을 공동 판매해왔다. 올해부터 새로운 동료 보령과 케이캡 공동 영업·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종근당과 펙수클루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양사의 영업·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케이캡과 펙수클루가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P-CAB 제제 1위인 케이캡은 올해 상반기 원외 처방액으로만 918억원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출시 당시 129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던 펙수클루는 올해 상반기에만 처방액 352억원을 달성했다.
제일약품은 올해 상반기 판관비 증가로 적자 전환한 가운데 하반기 출시를 앞둔 자큐보가 3파전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뿌리 내려 실적 반등에 나설 수 있을지 기대가 주목된다. 공동판매로 발생한 매출은 일반적으로 양 사 매출에 모두 포함된다.
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3436억원, 영업익 -1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적자 전환했다.
자큐보는 P-CAB 계열 약물이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 승인을 받아 37번째 국산 신약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올해 하반기 내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거쳐 출시될 예정이다.
P-CAB 계열 약물은 기존 프로톤펌프저해제(PPI)에 비해 약효가 빠르고 복용 편의성이 높다. PPI는 위산 분비 억제에 효과적이지만 반드시 식사 후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또한, P-CAB에 비해 약효가 느리고 장기 복용 시 내성이 생길 수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P-CAB이 PPI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치료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BBC 리서치는 글로벌 P-CAB 시장이 연평균 25% 이상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1조876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P-CAB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자큐보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한 혁신신약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동아에스티는 블록버스터 소화기 품목을 런칭한 경험이 다수이고, 탄탄한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계약으로 경쟁력 있는 영업·마케팅 활동을 통해 빠르게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공동판매 계약은 단기적으로 매출을 늘리기 위함도 있지만 영업망 확대와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용이하다"며 "특정 질환 치료제에 강점이 있는 회사가 영업력에 강점이 있는 회사가 서로 만나 각 사간의 강점을 연계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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