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대, 전기차 화재 방지 대책 확정…전문가 "완성차 업계 '책임감' 필요"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인천 전기차 화재 이후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확산되면서, 배터리 정보 공개가 의무화될 전망이다. 완성차 업계는 선제적으로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고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BMS 고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대통령실·국민의힘은 지난 25일 고위 협의회를 열고 인천 아파트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전기차 안전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에 대해 배터리 제조사 정보 의무화 내용 등이 담긴 '전기차 화재 방지 대책'을 확정했다.
지난 1일 인천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내 벤츠 EQE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찰이 구체적인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화재 주요 원인을 배터리 결함으로 보는 여론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제조사 공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당정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정보공개 의무화와 배터리 인증제 시범 사업 조기 시행, 전국 모든 소방서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 전진 배치, 안전성 무상점검 정기화, 과충전 제어 스마트 충전기 확대·보급 등이 담긴 대책을 확정했다.
전기차 화재 발화점 절반 이상이 고전압 배터리라는 통계는 존재한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이달 초까지 발생한 전기차 화재 139건 중 75건 발화점이 고전압 배터리다.
이에 현대자동차그룹을 중심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빙하기를 우려하며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했다.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와 기아, 메르세데스-벤츠, BMW, 테슬라 등이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했다. 스텔란티스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배터리 정보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투자를 지속해 늘린 만큼 국내 전기차 화재 건수 1위 업체라는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다. 전용기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139건 화재 중 90건이 현대차 제품에서, 24건이 기아 제품에서 발생했다. 규모로 보면 당연한 수치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가 'BMS'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BMS는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조건을 유지하는 '총관리자' 시스템이다. 이상 징후와 위험 정도에 따라 3단계 구조로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BMS가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통해 알림을 제공하는 구조다. 현대차는 블루링크에, 기아는 기아 커넥트에서 알림을 받는다. KG모빌리티도 커넥티드카 서비스 '인포콘'을 통한 알림 제공 서비스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민관이 현재 전기차 배터리 화재 원인을 놓고 의견을 달리하는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화재와 충전율은 관련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충전율에 따라 주차장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단언컨대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는 없다"며 "높은 배터리 충전량(SoC)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전압이 빠져 오히려 죽을 수 있고, 낮은 SoC에서 쇼트가 발생해 열폭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포비아 불식을 위해 배터리 제조사 정보 공개가 의무화되고, BMS를 통한 실시간 정보 제공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완성차 업계가 소비자에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과충전으로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완성차 업체 책임이 없기는 힘들다. 배터리는 부품이기 때문"이라며 "BMS 고도화 등 업계가 과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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