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말 기준 미분양 주택 전월보다 0.2%↑
올해 들어 건설사 20곳 부도…전년보다 11곳 ↑
[더팩트|이중삼 기자] 전국 미분양 주택 가구 수가 매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5만 가구 수준에서 한 달 만에 6만 가구를 넘어섰고 올해 4월 7만 가구를 돌파했다. 정부가 '미분양 위험선'으로 판단하는 6만2000가구를 뛰어 넘은지 오래다. 미분양 물량 증가는 지방 중소건설사에 직격탄을 날렸다. 신규 공사 계약은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미분양 물량은 늘어 줄줄이 부도가 나고 있어서다. 이 추세가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들의 자금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24년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129가구로 전월(7만1997가구) 대비 0.2%(132호) 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규모는 1만3230가구로 전월(1만2968가구)보다 2.0%(262호)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1월 5만7925가구에서 같은 해 12월 6만2489가구로 6만 가구를 돌파했고 올해 4월에는 7만1997가구를 기록했다. 미분양 물량은 매월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미분양 주택 증가 이유는 비수도권 주택 시장 침체와 연관이 깊다. 국토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4년 5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9.3으로 전월(107.3) 대비 2.0포인트(p) 올랐다. 수도권은 115.3으로 전월(112.8)과 비교해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 반면 비수도권은 102.5를 기록해 보합 국면을 유지했다.
수도권·비수도권 미분양 주택을 단순 비교해도 차이가 난다. 수도권은 1만4761가구인 반면 비수도권은 5만7368가구이기 때문이다.
◆ 미분양 사태 장기화…중소건설사 부도 현실화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 사태가 커지자 지역 중소건설사들이 무너지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7월 부도가 난 건설업체는 총 20곳(종합 7곳·전문 13곳)이었다. 이는 전년(9곳)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연간 부도업체 수(21곳)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이 5곳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광주·경남·경북은 2곳, 서울·대구·울산·강원·전남·전북·제주는 1곳의 건설사가 부도가 났다.
특히 폐업하는 건설사는 늘어난 반면 신규 등록 건설사는 줄었다. 지난달 기준 종합건설사 신규 등록은 238개 업체로 전년 동월(551개 업체) 대비 56.8% 급감했다. 폐업한 업체는 240개 업체로 전년 동월(173개 업체)보다 38.7% 급증했다. 폐업한 전문건설사도 6.56%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이 쌓이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미분양 주택 증가 관련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주택산업연구원의 '7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에 따르면 이달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전월과 같은 110.3으로 기준치(100.0)을 웃돌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미분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주로 지방의 주택 시장이 여전히 침체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토연구원의 '미분양주택 위기단계별 정책 대응방향'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향후 경기 침체 여부에 따라 늘어날 수 있어 건설사 자구책 마련을 전제로 위기 단계별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미분양 주택 위험은 PF대출 부실, 신규 주택착공 감소, 건설업 폐업·부도, 건설업 취업자 수 감소 등 국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해소방안에 대한 찬반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감안하면 위험수준에 따라 제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미분양 주택이 증가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리가 안정화될 때까지 시행사·시공사의 자구책을 전제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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