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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 케이큐브홀딩스 배당금 활용처에 쏠리는 '눈'

  • 경제 | 2024-06-10 00:00

'김범수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 카카오 지분 10.39% 보유
배당금 기부에 활용될 듯…케이큐브홀딩스 청산 가능성 제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2년 연속으로 개인 투자회사 '케이큐브홀딩스'로부터 중간배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향후 김 창업자와 케이큐브홀딩스의 거취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케이큐브홀딩스가 입주해 있는 서울 대치동 EG빌딩 전경. /최문정 기자,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2년 연속으로 개인 투자회사 '케이큐브홀딩스'로부터 중간배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향후 김 창업자와 케이큐브홀딩스의 거취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케이큐브홀딩스가 입주해 있는 서울 대치동 EG빌딩 전경. /최문정 기자, 카카오

[더팩트|최문정 기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투자회사 케이큐브홀딩스로부터 배당금을 수령했다. 이에 따라 김 창업자의 해당 배당금 활용 방식과 향후 케이큐브홀딩스의 거취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큐브홀딩스는 지난 4월 8일 이사회를 열고 '중간 배당의 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현재 케이큐브홀딩스의 지분은 모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배당금은 모두 그가 수령할 전망이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에도 케이큐브홀딩스로부터 수백억원대 중간 배당금을 받았다. 올해 배당금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당한 액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창업자가 2007년 설립한 개인 투자회사다. 당시 '아이위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출범했으나, 2013년 사명을 현재의 케이큐브홀딩스로 변경했다. 김 창업자가 IT업계의 잔뼈가 굵은 만큼,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을 비롯한 다양한 IT 스타트업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왔다. 현재 주 수익원은 투자한 회사로부터 수령하는 배당금이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연말 기준 총 10.39%의 지분을 보유해 김범수 창업자 개인(13.27%)에 이어 카카오 2대주주에 올라있다.

회사의 이사회 구성 역시 김 창업자를 비롯해 그의 배우자인 형미선씨, '케이큐브임팩트' 대표를 맡은 김탁흥씨 등 그의 주변 인물로 구성돼있다.

최근 케이큐브홀딩스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 청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카카오 측은 이번 김범수 창업자가 2년 연속으로 케이큐브홀딩스로부터 분기 배당금을 받은 것에 대해 기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배당금의 주 활용처는 기부로 파악된다"며 "2021년 김범수 창업자는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 선언했는데, 이후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하거나, 김 창업자 개인 차원에서 기부하는 것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창업자의 개인 회사라는 점, 또한 카카오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줄곧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2021년에는 김 창업자의 두 자녀가 케이큐브홀딩스에 근무하는 사실이 밝혀지며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발판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받았다.

이에 따라 김범수 창업자는 케이큐브홀딩스의 역할을 기존의 투자회사에서 사회적 기업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2021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케이큐브홀딩스는 가족회사 형태가 아니라 사회적 기업으로의 전환 작업을 준비 중이며, 이 일정을 앞당겨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케이큐브홀딩스는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총 80만1200주의 카카오 주식을 비영리법인인 브라이언임팩트에 기부했다. 이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00억원에 이른다.

최근 케이큐브홀딩스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 청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최근 케이큐브홀딩스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 청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그러나 최근 카카오 그룹이 '전면쇄신'을 목표로 내걸고 선진화된 경영 방식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케이큐브홀딩스를 정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케이큐브홀딩스는 최근까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산분리' 규정 위반 여부를 두고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공정위는 케이큐브홀딩스가 자산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금융·보험회사로서 국내 계열사 주식 의결에 나설 수 없지만, 이를 어겼다고 해석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이에 반박해 불복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케이큐브홀딩스의 손을 들어줬고, 판결문 분석 후 수사 지속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던 검찰도 무혐의 결론을 냈다.

한 준법감시업계 관계자는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라는 기업이 생기기 전부터 김범수 창업자가 보유하고 있던 기업으로 카카오에 속해있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다소 모호한 상태에 놓여있다"며 "이러한 성격 탓에 중장기적으로 카카오의 지배구조에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김범수 향후 케이큐브홀딩스 청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꾸준히 제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와 관계사 지분을 김범수 창업자가 되사들이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김 창업자가 케이큐브홀딩스 배당금으로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이러한 청산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는 케이큐브홀딩스를 청산하는 것이 가장 정석적인 지배구조 리스크 해결 방안으로 보인다"며 "현재 카카오는 기로에 서있는 상황인 만큼,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김범수 씨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룹의 위기 상황에 '소방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짚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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