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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 김신, 두 달 만에 '완전한 이별'…불거진 책임론

  • 경제 | 2024-05-30 13:11

SK증권 부회장직 사임 후 자회사 미등기 임원으로 이동
1분기 적자 전환에 '장수 CEO' 책임론 재조명


30일 SK증권은 김신 전 SK증권 대표가 최근 부회장직을 사임하고 자회사 SKS PE 미등기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30일 SK증권은 김신 전 SK증권 대표가 최근 부회장직을 사임하고 자회사 SKS PE 미등기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증권가 '최장수 최고경영인(CEO)'으로 군림한 김신 전 SK증권 대표(부회장)가 10년간 수장을 맡아 이끈 SK증권을 완전히 떠난다. 대표이사 부임 초기 조직을 키워온 성과로 10년 연임까지 성공했으나, 최근 SK증권의 수익성과 시가총액(시총) 등이 빠른 속도로 좌초하면서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평가도 일부 나온다.

30일 SK증권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최근 SK증권 부회장직을 사임했다. 지난 3월 25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대외 활동과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한다고 밝힌 지 두 달 만이다.

김 전 대표의 다음 행선지는 SK증권 자회사인 SKS 프라이빗에쿼티(PE)다. SKS PE는 2019년 SK증권의 PE사업부를 분사해 출범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김 전 대표는 SKS PE에서 미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SK증권 관계자는 "김신 부회장이 전우종·정준호 각자 대표에게 증권을 맡기고 자회사 SKS PE 미등기 임원으로 가게 됐다"며 "등기 임원이 아니니 가서 경영 일선을 맡는 것은 아니고, 후진 양성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의 이번 퇴진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대표이사직을 10년간 맡으면서 업계 최고 대우를 누려왔다. 그럼에도 SK증권은 최근 부진한 실적과 시가총액,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성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가 업계 최저 수준에 그치고 있어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SK증권은 지난해 매출 1조1445억원, 영업이익 131억원, 당기순이익 32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9%, 26.81%, 62.79%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1.43%에서 2023년 1.14%로 감소했으며 순이익률도 같은 기간 0.69%에서 0.28%로 떨어졌다. ROE 역시 1.52%에서 0.40%까지 악화했다. 24개 증권사의 지난해 평균 ROE가 5.7%임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결과다.

시가총액은 부진의 심각성을 더한다. 김 전 대표가 부임하기 전인 2013년 4000억원대 시가총액을 기록하던 SK증권의 올해 5월 2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694억원이다. 시총 순위는 코스피 상장사 840곳 545위에 해당한다. 주가는 570원으로 3년째 '동전주(1000원 미만 주식)'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분기 실적 부진도 전임 CEO의 책임론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주식거래대금 증가 등 영향으로 연이어 호실적을 발표했으나 SK증권은 1분기 영업손실 139억원, 순손실 59억원을 내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손충당금이 발생하면서 손실을 추가 반영한 게 원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장수 CEO가 물러난 자리에 대한 공백보다 그간 SK증권의 수익 지표가 악화한 근본적인 원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K증권이 10년간 회사를 이끈 김 전 대표를 회사에서 완전히 내보냈거나, 분기 실적에 발목을 잡는 충당금을 퇴진 직후부터 보수적으로 설정한 것도 올해 체질 개선을 위해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SK증권은 김 전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은 다소 아쉽다는 입장이다. SK증권 관계자는 "대표이사 취임 전 3년간(2011~2013년) 누적 849억원(세전)의 적자상태에서 대표이사 취임 후 10년간(2014~2023년) 지속적인 흑자경영을 이뤘으며, 그 금액은 누적 2306억원(세전), 연평균 230억에 이르는 등 경영성과가 매우 큼에도 불구하고 책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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