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영업익 성장…가격 인상, 멤버십 혜택 축소 등 유효
지난해 9월, 올 2월 등 본사·가맹점주협의회 간 갈등 이어져
[더팩트|우지수 기자] 투썸플레이스가 실적 하락을 끝내고 성장세로 돌아섰다. 문영주 대표이사는 부임 1년 차에 경영 성과를 냈다. 문 대표는 지난해 7월 부진을 겪던 투썸플레이스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첫 번째 목표 수익성 회복을 이뤄낸 문 대표가 지난해부터 지적받고 있는 가맹점 상생 등 과제도 잇달아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260억9472만원을 기록했다. 전년(2022년)보다 19.3% 늘어난 수치이자 3년 만에 증가한 셈이다. 지난 2020년 405억원을 기록했던 투썸플레이스 영업이익은 2021년 372억원, 2022년 219억원까지 감소했다.
투썸플레이스는 CJ푸드빌과 관계를 정리한 후 처음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02년부터 2019년까지 CJ푸드빌이 출시하고 운영하던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2019년 4월과 2020년 7월에 걸쳐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되며 CJ그룹과 완전히 결별했고 이후 2021년 11월에 글로벌 투자회사 칼라일그룹에 인수됐다.
투썸플레이스는 외연 성장을 꾀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문영주 전 버거킹 회장을 대표이사로 기용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국내 버거킹 매장 수를 2배 가량 늘렸고, 매출액은 3배 이상 성장시켜 외식업계 '미다스 손'으로 불린다. 투썸플레이스에서도 문 대표가 펼친 수익성 강화 전략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표가 투썸플레이스에 부임한 후 가장 먼저 시행한 정책은 가격 인상이다. 지난해 7월 10개 음료 가격을 최대 9.1%까지 인상하면서 수익성 개선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당시 투썸플레이스는 가격 정책에 대해 '깜깜이 인상'이라는 소비자 눈총을 샀다. 보도자료, 홈페이지에는 가격 인상을 공지했지만 매장에서는 가격 인상 안내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투썸플레이스 멤버십 서비스 '투썸하트' 혜택도 줄였다. 지난해 7월 이전 모바일 쿠폰을 사용해도 전액 적립 대상이었던 정책을 사용분의 20%만 적립하도록 줄였다. 증정, 할인 쿠폰을 사용할 경우엔 50%만큼 인정되도록 개편했다. 자유 커피 쿠폰 역시 '아메리카노' 제품만 교환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 최선 과제 실적 개선은 성공…'가맹점 상생'도 챙겨야
문 대표는 수익성 강화와 함께 프랜차이즈 가맹점 상생 과제도 안으며 대표이사 직에 올랐다. 투썸플레이스 가맹점주들은 본사 프랜차이즈 정책에 대해 지난해부터 반발하고 있다. 국정감사 증인으로도 채택된 문 대표는 본사와 가맹점 간 합의책을 마련했지만 일부 쟁점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9월 투썸플레이스 가맹점주로 이뤄진 가맹점대표자협의회는 가맹점 쥐어짜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본사 측에 불만을 나타냈고 공정위에 투썸플레이스를 신고했다. 같은 달 가맹점주들은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투썸플레이스 가맹사업법 위반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문 대표는 이에 대한 설명을 위해 지난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에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10월 본사와 가맹점대표자협의회 간 '상생협약안'을 발표했고 문 대표는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피했다. 상생협약안에 따르면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회의를 정례화해 소통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텀블러 할인비용 가맹본부 부담, 광고 등 행사에 대한 가맹점 투표제를 실시, 결제 방법과 물품 조정 등 합의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상생협약안이 투썸플레이스 가맹점주 입장을 모두 담지 못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맹점 불만의 핵심 중 하나인 '모바일쿠폰 차액 전가'에 대한 합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월 투썸플레이스가 케이크 가격을 올렸고, 할인 전 가격이 명시된 모바일 상품권을 사용할 시 오른 가격만큼 차액이 요구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투썸플레이스 본사 측은 "해당 쿠폰은 외부 기업이 소비자 쿠폰을 사서 재판매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차액을 지원하지 않았다.
가맹점주들은 모바일 상품권 차액 등을 본사가 부담하지 않고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떠넘겼다며 반발했다. 소비자 항의에 가맹점이 차액을 부담하면서 인상 전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는 경우도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측은 "쿠폰 발행은 본사 차원 판촉행사로 볼 수 있다. 이 비용을 점주에게 떠넘기는 것은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라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5일부터 '가맹갑질 심사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을 상대로 가맹점주 동의 없는 모바일상품권 발행, 사업 운영과 무관한 필수품목 구입 강제 등을 법 위반으로 명시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한다. 공정위는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bhc, 메가커피, 샐러디 등 사모펀드 산하 기업이 공정위 조사를 거친 가운데 칼라일그룹이 운영하는 투썸플레이스도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육성권 공정위 사무처장은 지난해 12월 외식업체 가맹사업자 협의회 대표 간담회에서 "사모펀드 소유 가맹본부를 중심으로 단기에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가맹점주에게 각종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에 대한 우려를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투썸플레이스가 지난해 수익성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한 만큼 문영주 대표의 책임감이 컸을 것"이라며 "최우선 과제인 실적 개선을 풀어냈으니 세부 경영에 신경을 더 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가맹점과 회의를 정례화하고 지난해 11월부터 세 차례 소통하는 등 지난해 발표한 상생협약안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공정위 조사에 대해서는 언급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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