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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마지막 해 네이버 최수연호·닻 올린 카카오 정신아호…주가부양·신뢰회복 '과제'

  • 경제 | 2024-03-29 12:46

네이버·카카오, 각각 26일, 28일 정기 주주총회
최수연 대표, 주가 질의에 진땀
정신아 대표, 경영쇄신·소통 당면 과제로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 모두 주가부양·AI 시대 경쟁력 확보 등의 과제를 부여받았다. /각사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 모두 주가부양·AI 시대 경쟁력 확보 등의 과제를 부여받았다. /각사

[더팩트|최문정 기자] 국내 양대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마무리하며 리더십을 정비했다.

올해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주가 부양과 인공지능(AI) 수익화 성공 여부에 따라 연임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안팎의 논란으로 회사가 '최고 비상 경영 단계'에 돌입한 가운데 구원투수로 등장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회사 정상화와 AI 경쟁력 확보 등이 당면 과제로 꼽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번주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양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성장주로 주목받았던 것과 달리, 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성난 주주들의 원성에 진땀을 뺐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6일 대표이사이자 주총 의장으로서 주주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이날 주주들은 최 대표 취임 후 줄곧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주가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질문 기회를 받았던 10명의 주주 중 4명이 주가를 언급할 정도였다.

최 대표는 "부진한 회사의 주가 때문에 주주들의 실망이 크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고,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특히 '혁신이 죽은 것 같다'는 지적은 대표이사인 제게 주시는 말씀으로 새겨듣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2022년 3월 최 대표 취임 당시 30만원대를 기록하던 네이버의 주가는 지난 28일 기준 18만7100원으로 마감했다.

네이버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며 최 대표는 지난해 전체 보수의 45%를 차지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를 전혀 수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RSU는 중장기 성과 평가를 거쳐, 일정 목표를 달성할 경우,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직접 지급하는 제도다.

특히 올해 네이버가 자회사 네이버웹툰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공유하면서, 가뜩이나 저하된 기업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지 우려하는 주주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6일 주총 현장에서 "자회사가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반드시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네이버웹툰을 미국 시장에 상장하며 브랜딩 효과와 인지도, 할리우드 제작사와의 협력 등에서 도움이 될 것이고, 이는 결국 모기업 네이버의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위기 속에 신임 대표로 발탁돼 2년 간 회사를 이끌게 됐다.

카카오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김범수 창업자와 배재현 전 총괄대표 등 고위 경영진이 '시세조종'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아 재판을 받고 있다. 주요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도 각각 분식회계와 배임 등의 안건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이러한 안팎의 위기가 계열사들의 자유로운 경영과 경쟁을 장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생겼다고 진단한 뒤, 지배구조와 인적구조를 모두 쇄신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2년 만에 직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그동안의 느슨한 자율 경영 기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카오로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구심력을 강화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신아 대표는 이전 카카오 대표보다 훨씬 강화된 권한을 갖고 경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정신아 대표는 취임과 함께 △AI 전담조직 신설 △빠르고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와 조직 체계 확립 △사내·외 이사진 변화로 책임경영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의 쇄신안을 밝혔다.

그러나 '전면 쇄신'을 외친 정 대표가 마주한 첫 과제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차기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내정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가 상장 직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대량 매도한 '먹튀 논란'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계열사 인사로 확장하면, 금융감독원에서 해임을 권고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지난 27일 주총에서 대표로 재선임됐다. 역시 '먹튀논란'을 일으킨 적 있는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역시 연임에 성공했다.

카카오 외부 윤리경영 감시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도 또다시 발생한 경영진 평판 이슈를 해결할 것을 주문한 상황이다.

주주와의 소통에도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올해도 카카오는 서류상 본사가 위치한 제주도 제주시 영평동 스페이스닷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 현장에는 홍은택 전 대표가 의장으로서 참석했지만, 정 대표는 불참했다. 정 대표는 주총이 열린 지난 28일 오전 8시경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아지트로 출근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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