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대에서 3만원대로…온디바이스 확장성에 기대감 '쑥'
[더팩트|윤정원 기자] '온디바이스 AI(내장형 인공지능)' 바람을 타고 불꽃 같은 상승세를 보인 종목이 있다. 강한 매수세가 몰리며 불과 석 달여 만에 주가가 10배 가까이 뛰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 제주반도체다.
◆ "고맙다, LPDDR"…반도체 불황 빗겨간 제주반도체
제주반도체는 삼성전자 일본 법인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박성식 대표이사가 2000년 주식회사 아펨스테크놀로지란 이름으로 회사를 세운 게 시초다. 지금의 사명을 갖게 된 것은 2013년 3월부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보고서에 따르면 박성식 대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제주반도체 지분 10.35%를 갖고 있다.
제주반도체의 종속회사로는 반도체메모리 IC개발회사(램스웨이)와 복권중개회사(아이지엘)가 있다. 복권판매 자회사인 동행복권은 연결 제외된다. 작년 9월 기준 제주반도체의 동행복권 연결실체 지분율은 33.72%다. 제주반도체의 전년도 기준 예상 매출비중은 △반도체 사업 88% △복권 사업 12% 수준이다.
제주반도체는 온디바이스 AI의 핵심 메모리인 LPDDR(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선두주자들이 온디바이스 AI 시장 선점을 위해 LPDDR을 기반으로 한 모듈 제품 LPCAMM을 놓고 경쟁 중인 가운데 제주반도체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제주반도체는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제주반도체는 지난 2021년 1933억원의 매출을 냈고, 2022년에는 1750억원의 매출 성적표를 들었다. 영업이익은 △2020년 66억원 △2021년 201억원 △2022년 282억원 등 꾸준히 늘어났다. 앞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불황 속 적자를 낸 것과는 대조되는 추이다.
◆ 주가 급등에 두 차례 투자경고 종목 지정…2만원대 횡보
제주반도체는 지난해 11월 초까지 3000원대에서 거래(11월 1일 장중 3990원)됐으나 불과 석 달여 만에 장중 거래가가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올해 1월 25일 장중에는 3만8550원을 호가하며, 4만원선을 넘봤다.
이 과정에서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13일 제주반도체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가 올해 1월 2일 해제했고, 1월 25일 또 한 차례 제주반도체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일정기간 급등하는 등 투자유의가 필요한 종목은 '투자주의종목→투자경고종목→투자위험종목' 단계로 시장경보종목으로 지정한다. 투자경고·위험종목 단계에서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다만, 제주반도체는 투자경고종목 지정일 이후 2일동안 40% 이상 상승 등을 겪지 않아 일시 매매거래 정지는 피했다.
제주반도체는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며 조정 국면을 겪었다. 이어 이달 21일 제주반도체가 원재료 구입을 위한 운영자금 확보 목적으로 자사주 33만주를 시간외대량매매 방법으로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하며 제주반도체의 주가는 추가 하락했다. 공시에 따르면 처분 대상 주식가격은 2만8750원이며 처분예정금액은 94억8750만원이다. 처분은 지난 22일 이뤄진 상태다.
최근 제주반도체의 주가는 2만원대 후반~3만원대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오전 11시 17분 기준 제주반도체는 전 거래일(2만7550원) 대비 0.54%(150원) 상승한 2만7700원에 거래가 이뤄진다. 이날 2만7200원으로 문을 연 제주반도체는 2만6350~2만7950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최근 7거래일 간 제주반도체의 종가 기준 등락폭은 △19일 2.99% △20일 -2.58% △21일 -2.81% △22일 1.70% △23일 -5.19% △26일 -2.65% 등이다.
◆ 온디바이스 AI 성장세 주목…올해 매출 2000억원 돌파할까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다소 주춤한 형국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본격적으로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확대하면서 제주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하나증권의 경우 올해 제주반도체 매출액을 전년 대비 58.8% 늘어난 243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2.1% 늘어난 294억원으로 내다봤다.
조정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온디바이스 AI 시장은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들이 2024년부터 전 제품군에 AI를 탑재한다는 발표와 함께 2032년 약 87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제주반도체는 온디바이스 AI 시장 본격화의 구조적 성장과 메모리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에 따라 큰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또한 "제주반도체는 특정 국가나 고객사에 편중되지 않은 매출 기분을 구축해 대외 환경 영향으로 인한 리스크 요인은 제한적"이라며 "당분간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볼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IoT(사물인터넷) 업황 회복을 통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온디바이스 AI 시장 개화에 따른 신규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AI 반도체 시장은 고성능 저전력 메모리와 주문형 반도체(ASIC) 개발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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