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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펀드' 투자 받았는데…카카오엔터, 경영진 사법리스크에 IPO '빨간불'

  • 경제 | 2024-02-14 11:42

김성수·이진수 공동대표 '시세조종' 혐의…'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논란도
SM 재매각설엔 '사실무근' 반박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으로 주요 경영진이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이동률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으로 주요 경영진이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향후 성장 동력에 대한 의문이 짙어지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초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등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같은 해 3월 카카오와 함께 추진한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나섰다는 의혹에 휘말린 상황이다. 또한 주요 경영진의 자회사 고가인수 논란까지 불거지며 기업공개(IPO)를 비롯한 주요 경영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권기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장윤중 글로벌전략책임자(GSO)를 각각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이들은 김성수·이진수 대표의 뒤를 이어 오는 3월부터 정식 임기에 나설 전망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사법리스크에 휘말린 김성수·이진수 대표 대신 권기수 COO와 장윤중 GSO를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사법리스크에 휘말린 김성수·이진수 대표 대신 권기수 COO와 장윤중 GSO를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김성수·이진수 공동대표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고자 약 2400억원을 투자해 '시세조종'에 나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김 대표와 이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홍은택 카카오 대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등과 함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다.김성수 대표의 경우,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도 수사를 받고 있다. 2020년 7월 카카오엔터가 인수한 바람픽쳐스는 당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상황이었지만, 카카오엔터는 200억원을 투입해 이 회사를 사들였다. 검찰은 김 대표와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하고, 배임 혐의로 입건했다. 검찰은 김 대표와 이 부문장에게 지난달 2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며 간신히 구속 신세는 피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왼쪽 두 번째)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8일 정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입주해 있는 서울시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건물 인근에서 경영진들의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왼쪽 두 번째)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8일 정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입주해 있는 서울시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건물 인근에서 경영진들의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주요 경영진을 향한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향후 회사의 성장 동력에 대한 의구심도 짙어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던 기업공개(IPO)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초 이른바 '빈 살만 펀드'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와 싱가포르관광청(GIC)으로부터 지분율 10.2%에 해당하는 1조15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카카오 그룹이 유치한 외부 투자 규모 중 사상 최대치다.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프리 IPO에서 11조3000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해외 투자 유치금과 지난해 3월 품에 안은 SM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을 통해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미 상장을 마친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한 우회 상장 가능성도 언급됐다. 당시 금융투자업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몸값으로 16조~17조원을 예상하며,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 상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때 투자 조건 등은 공개된 것이 없다"면서도 "통상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상장을 전제로 진행되며, 당시 카카오엔터는 투자 유치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등 기업가치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SM엔터테인먼트를 품에 안은 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향한 '승자의 저주'가 본격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재매각에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올 정도였다.

카카오는 지난달 29일 "SM엔터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공시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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