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인 투자자 매수 종목 1위 영광 어디로
철강·2차전지 업황 악화 전망에 '초호화 이사회' 논란 겹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지난해 2차전지 관련 종목에 수급이 쏠리면서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은 POSCO홀딩스 등 포스코 그룹주가 올해 들어 모두 고점 대비 절반가량 내리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철강과 2차전지 등 주요 산업군의 업황 전망이 밝지 않고, 최근 '초호화 이사회 논란'까지 겹치면서 악재가 이어지는 것도 부담을 더 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POSCO홀딩스는 전날 1.02%(4500원) 내린 45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고점(2023년 7월 26일, 76만4000원) 대비 40.12% 내렸으며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한 결과다. 17일 장에서도 오전 2%대 하락률을 보이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포스코 그룹주 대장주이자 지주사인 POSCO홀딩스 뿐만 아니라 올해 첫날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화려하게 입성한 포스코DX도 내림세다. 포스코DX는 16일 2.31% 내린 5만9200원에 거래되면서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6000원대에 거래되다가 연말(12월 27일) 최고 7만9600원까지 오른 폭발적인 기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지난해 포스코 그룹주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2차전지 소재업체 포스코퓨처엠은 고점(2023년 7월 26일) 대비 주가가 무려 56.26%(16일 기준) 내려, 공교롭게도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17일 장에서는 3%대 하락으로 10개월여 만에 30만 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47.77%), 포스코스틸리온(51.59%), 포스코엠텍(-43.72%)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포스코 그룹주 모두 16일 기준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가량 떨어져 있다. 지난해 개인 투자자가 11조 원어치나 사들이면서 한 해 동안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POSCO홀딩스)에 이름을 올린 것과 완전히 대조적이다.
포스코 그룹주의 동반 약세는 주력 사업인 철강사업 실적이 중국의 경기 부진 여파로 악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지난해 수급을 이끈 2차전지 부문도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강하게 가격 조정을 받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POSCO홀딩스(-12.41%), 포스코DX(-20.21%), 포스코퓨처엠(-15.45%), 포스코인터내셔널(-17.30%), 포스코스틸리온(-9.36%), 포스코엠텍(-6.97%) 등 포스코 그룹주는 올해 한 달간 크게 내리고 있다. 같은 기간 8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출발' 평가를 받는 코스피 하락률이 5.93%임을 고려하면 낙폭이 다소 과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증권가 전망도 어둡다. 하이투자증권은 POSCO홀딩스 목표 주가를 기존 62만 원에서 59만 원으로 낮춰잡으면서 POSCO홀딩스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37.9% 감소한 743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8537억 원보다 10% 넘게 밑돈 수치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분기 제품 가격 둔화 국면에서 원료비 상승에 따른 탄소강 수익성 악화, 일회성 비용 인식 및 판매량 부진 등 영향으로 철강 부문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2차전지는 리튬 등 배터리 소재 가격이 바닥에 근접한 모습"이라면서 "올해 1분기는 철강 부문의 일회성 비용 인식 효과가 소멸하면서 전 분기보다 개선되겠으나 개선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및 전방 산업 부진, 중국발 수급 둔화 우려 등으로 단기적으로 강한 반등 모멘텀은 없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개미들은 포스코 그룹주를 향해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POSCO홀딩스 등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종목 토론방 등을 통해 "하락이 너무 지나치다", "토론방도 욕할 수 있게 바꿔야 한다", "반도체를 살 걸 그랬다", "70층 이하 클릭 금지", "정신 차리고 같이 매수하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최근 사실상 연임을 포기하면서 위기를 타개할 수장이 없다는 것도 악재를 더한다. 또 최근 '초호화 이사회' 논란까지 터지면서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논란에 연루된 사외이사 7명이 최 회장의 후임을 선임해야 하는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소속이기 때문에 새 회장 선출도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최 회장 등 회사 관계자 16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포스코 후추위는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개최된 POSCO홀딩스 해외이사회 중에 비용이 과다하게 사용됐다고 하는 최근 언론의 문제 제기와 관련해 심심한 유감을 표명한다. 비판하는 취지를 겸허하게 수용해 앞으로 더욱 신중할 것을 다짐한다"면서도 "포스코그룹의 새 회장 선출을 위한 엄정한 심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후보추천위원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이득을 보려는 시도는 없는지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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