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국내 수주액 감소 전망
2023년 부동산 시장의 화두는 많은 서민을 울린 전세사기와 과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문제였다. 뒤늦게 정부와 국회가 전세사기특별법을 마련해 피해자 구제에 나섰다. 하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로 지정되기는 어려웠고, 추가 대출만 연계해 주는 등 실질적인 피해 지원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PF 대출 문제는 진행형이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을 키워드를 통해 정리했다. 또 갑진년(甲辰年)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다. 나아가 건설업계의 2024년 경영 전략도 살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건설업계는 원자재 가격이 고점을 유지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침체로 국내 주택 사업 여건 악화가 예상되자 해외 먹거리 발굴과 기존 사업장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지난해 건설업계는 원자재 가격과 각종 물가 상승에 따른 매출원가 상승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효율화에 성공하지 못한 업체들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건설 공사비는 지난해 내내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집계하는 건설 공사비 지수 증가율은 지난해 1월 전월 동월 대비 6.3%, 2월 6.0%, 3월 5.2% 등을 기록했다. 이어 4월에는 3.8%로 상승폭이 축소됐고 5월(2.8%), 6월(2.6%), 7월(2.4%)에는 2% 선으로 떨어졌다. 8월(3.0%), 9월(3.5%), 10월(3.3%)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국내 건설업계의 수주액 전망치도 어둡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국내 건설 수주가 지난해 대비 1.5% 감소한 187조3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건설 수주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전체 건설 수주는 190조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소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올해 건설업계의 사업 전략으로는 원가절감과 안전·품질 리스크 관리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매출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며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분양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파이가 작아진 주택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힘쓰면서 해외 플랜트와 대형 토목 현장 등의 매출 증가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건설사의 시공 품질과 안전사고 이슈가 많았던 만큼 관련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건설산업연구원도 올해 건설업계가 △사업 수행 체계 고도화를 통한 비용(원가) 절감 △고금리 장기화 속 재무구조 개선 △국내외 사업 현장 안전·품질관리 강화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택 사업 수익성 악화에 따른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성도 거론된다. △해외 건설 시장과 재건 사업 수요 대응 △사업포트폴리오 확대 준비 △상품 다각화 전략을 통한 경쟁력 제고 등도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해외에서 수주한 대규모 사업장의 수익성 여부가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을 견인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크게 늘었던 해외 수주액을 통한 매출 발생도 전망된다. 지난해 1~11월 해외 건설 수주액은 277억3739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했다.
또 올해는 해외 주요 국가에서 대규모 발주도 예상되고 있어 국내 건설업계가 사업 수주에 집중할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해외 건설 수주액을 380억 달러 규모로 내다봤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와 원전 등 대형 발주가 예정된 점이 주효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국내 주택 등 건설경기 하향으로 국내 건설기업들의 수주 전략이 해외 수주 확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며, 팀코리아를 통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수주 확대에 이바지할 수 있다"며 "그동안 호황을 누려왔던 아파트 등 국내 주택건설 시장이 원자재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내 건설기업들의 수주 전략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지난해 국내 주택 사업에 치중한 업체들의 실적 감소를 보면서, 건설업계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국내 분양 사업 침체로 해외 플랜트와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통한 매출과 수주액 성장도 목표의 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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