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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맥주 가격 인상 움직임에 '주류주' 담아볼까

  • 경제 | 2023-11-09 00:00

하이트진로 , 9일부터 참이슬·테라 등 출고가 7%가량 인상
생산량 증가·정부 주세 개편 등에 주가 급등 어렵다는 해석도


서울 성동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관계자가 주류 매대를 정리하고 있다. /더팩트 DB
서울 성동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관계자가 주류 매대를 정리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소주와 맥주 가격이 오를 조짐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주류 관련주에 관심을 보내고 있다. 주류 가격이 오르면 주류업체의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주가 동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주 점유율 1위 참이슬을 생산하는 하이트진로는 이날부터 참이슬 후레시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 인상한다. 기본 크기인 360㎖ 병류와 1.8ℓ 미만 페트병류 제품이 대상이며, 지난 4월 주정 가격 9.8% 인상 후 약 6개월 만의 인상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소주와 주원료의 주정 가격이 지난해보다 10% 넘게 상승했기 때문에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 경비 등 가격의 전방위적 상승으로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올 초부터 관련 비용 부담을 이유로 주류 출고가를 인상하려 했으나 정부 권유로 유보했고,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맥주 출고가도 오른다. 지난달 10월 테라와 켈리 등을 생산하는 하이트진로는 소주 출고가 인상과 같은 이유로 맥주 제품 출고가를 전보다 6.8% 높인다고 발표했다. 맥주 점유율 1위 카스를 생산하는 오비맥주가 앞서 지난달 원재료가 상승으로 카스와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으며, 하이트진로 역시 원재료 부담을 덜기 위해 맥주 출고가 인상을 발표한 것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이번 하이트진로의 가격 인상이 실적 개선과 주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하나증권은 하이트진로가 이번 참이슬 출고가 인상을 통해 내년 영업이익을 기존 추정치 대비 약 25% 오른 효과를 보고, 맥주 출고가 인상은 같은 기간 17%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리포트를 통해 "참이슬의 연간 매출액은 약 1조 원으로 파악된다. 초기 물량 저항 등 감안 시 내년 연결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 대비 25% 오를 것"이라며 "하이트진로의 올해 연결 손익은 1100억 원 내외로 예상된다. 주류 총수요 부진, 원가 부담, 신제품 출시 등에 따른 판관비 증가가 맞물리면서 부진한 실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이번 소주 판가 인상으로 지난 3년 평균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 주가는 역사적 밴드 최하단에 위치해 있다"고 전망했다.

하이트진로는 9일부터 소주와 맥주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인상한다. 다만 도매상 상생 방안과 소비자 부담 완화 등 일환으로 주류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더팩트 DB
하이트진로는 9일부터 소주와 맥주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인상한다. 다만 도매상 상생 방안과 소비자 부담 완화 등 일환으로 주류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더팩트 DB

반면 일각에서는 주류 출고가 인상 움직임에도 주류주의 드라마틱한 반등은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지난달 출고가를 인상한 오비맥주와 출고가 인상을 앞두고 있는 하이트진로를 제외하면 다른 주류업체는 출고가를 올리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정부의 주세 개편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어서다.

기획재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주류의 개별소비세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주세에 기준판매비율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주세 기준판매비율제도가 도입되면 제조장의 반출 가격에 기준판매비율을 곱한 금액이 과세표준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기존보다 주류 가격이 낮아진다. 기준판매비율 제도는 그간 자동차업계 등에 도입돼 왔으나 주류업계는 시도되지 않았다.

또한 하이트진로가 일 30만 상자 수주이던 이천공장 소주 일일 생산량을 75만 상자로 늘리는 등 주류 생산량 확대에 나선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공정에서 제조한 주류를 도매상에서 넘기면서 실적이 발생하는 주류업체가 공급량을 늘린다면 실적 개선에 도움 될 일이 아니지만 도매상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이트진로는 주류 출고가 인상을 밝히면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상생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혀 왔다. 원가 부담에 따라 불가피하게 출고가 인상을 밝힌 하이트진로 역시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산량을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직접적인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등 여부는 미지수일 전망이다.

한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주류사업부) 등 대형 주류 주는 이달 들어 전달보다 소폭 오른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10월 말 각각 2만1250원, 14만5500원에 마친 거래를 마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은 8일 종가 기준 2만1300원, 15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각각 0.24%, 9.83% 오른 수치다.

소주와 맥주 출고가 인상을 발표한 하이트진로가 실제 가격 인상 전 차익실현 매물이 겹치면서 보합했고, 가격 인상을 발표하지 않은 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롯데칠성은 1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단 롯데칠성은 주류사업 외에도 음료 사업 부문이 포함된 종목이기 때문에 주류만 가지고 주가를 바라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이 외에도 같은 기간 주정 생산업체인 창해에탄올(2.77%), MH에탄올(4.72%)가 지난달 말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고, 주류업체인 국순당(7.29%), 보해양조(2.2%), 무학(1.66%) 등도 주가가 올라 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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