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인수 포기한 하나금융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 유통가 올해 핼러윈 마케팅 생략…"매출 타격 크지 않아"
-다음은 유통가 이야기입니다. 매년 10월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엔 호박 장식과 마녀 모자가 전시되고, 시민들은 핼러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는데요. 올해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오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통가에서는 '핼러윈 마케팅'을 펼치지 않고 있죠.
-올해 핼러윈데이는 지난해 일어난 비극적인 사고에 대한 '추모의 날'이 됐습니다. 이에 유통 기업들도 마케팅에 나서지 않고 있는데요. 백화점 업계와 호텔 업계는 지난해 매장을 핼러윈 콘셉트로 꾸며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올해는 어떠한 행사도 열지 않을 예정입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매장 전반으로 핼러윈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일부 매장에서 소수의 제품만 진열하고 있죠. 매년 축제철이면 핼러윈 관련 소품을 쏟아내는 다이소도 기존보다 기획 상품 종류를 40% 정도 줄였습니다.
-매출 측면에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업계 반응은 어떤가요?
-유통 업계 관계자는 "핼러윈 기간은 추석 이후 11월 빼빼로데이, 12월 크리스마스를 잇는 축제 마케팅의 '교두보'"라고 설명하며 "매년 축제 기간 매출이 20%씩 늘었다"고 밝혔는데요. 그럼에도 "전체 매출에선 작은 비중이라 핼러윈 마케팅을 중단한다고 해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핼러윈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곳도 있다고요?
-테마파크 업계는 '공포 핼러윈'을 테마로 매년 방문객을 모았지만, 올해는 색다른 테마를 내놨습니다. 에버랜드는 가을과 꽃을 주제로 한 '해피 땡스기빙데이'를 열고, 롯데월드는 '다크문' 웹툰을 주제로 놀이공원을 꾸몄죠. 가을이 되면 핼러윈 음료를 출시했던 음료 업계는 캐릭터와 협력한 음료,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스타벅스는 디즈니, 투썸플레이스는 스누피 캐릭터를 입힌 메뉴를 출시했습니다.
-앞으로 국내 유통 업계에서 핼러윈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까요?
-업계는 긴 시간을 두고 여론을 살필 듯합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언제 재개할지, 재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는데요. 사회적 파장이 큰 사고였으니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는 모양샙니다.
◆ 하나금융도 인수 포기…KDB생명 '새 주인 찾기 어렵네'
-금융권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 시도가 또 불발됐다고요.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하나금융지주가 장고 끝에 결국 인수를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KDB생명의 5번째 '새 주인 찾기'도 결국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하나금융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이 지난 7월이었죠. 2달이 넘는 기간 동안 실사 작업을 진행한 건데, 왜 인수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거죠?
-하나금융 측은 "KDB생명 인수가 하나금융지주의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인수를 중단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KDB생명의 낮은 재무 건전성이 매각의 발목을 잡아 왔는데, 역시 이 부분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걸까요?
-업계에서는 그렇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KDB생명의 재무 건전성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아 하나금융이 결국 발을 뺐다는 해석인데요. KDB생명의 인수 가격 추정치는 2000억 원이며 이후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은 1조 원가량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KDB생명은 부채가 상당하며, 자본 확충에도 건전성 개선이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KDB생명의 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16조2846억 원 수준입니다. 올해 6월 말 기준 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67.5%(경과조치 적용 전)로 보험업법상 마지노선인 100%를 밑돌고 있죠.
-그렇군요. 하나금융이 조금 더 내실 있는 매물을 기다리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네요. 그동안 잠재적 매물이었던 동양생명에 대해서도 매각설이 불붙고 있는 만큼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었을 것 같습니다.
-네. 동양생명의 경우 KDB생명보다 자산 규모가 2배 크고, 순이익은 3~4배 많은데요. 재무 상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하나금융도 눈독을 들이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이번 KDB생명 매각 의지가 남달랐는데, 결국 원점으로 돌아와 많이 아쉽겠네요. 혹시 산업은행이 6번째 매각에 다시 나설 가능성도 있을까요?
-아직 미정입니다. 다만 업계는 지난 5차례 매각 동안 산업은행이 약 2~4년의 기간을 두고 매각에 나섰으며, KDB생명의 건전성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6번째 매각 진행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KDB생명이 산업은행의 '아픈 손가락' 타이틀을 벗어나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네요.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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