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지난 2월 이후 6차례 금리 동결
물가·경기·부채 등 발목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경기 회복세 둔화로 기준금리 인상 여력이 낮아진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일곱 차례 연속으로 인상했다. 이후 2월부터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한 데 이어 또 동결을 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밤색과 하늘색이 섞인 무늬의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이 총재가 붉은 계열 넥타이를 매면 통상 기준금리 인상을, 푸른 계열 넥타이를 매면 금리동결이나 인하를 예상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지난 8월에 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현재 3.50%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52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0%는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본 응답자는 10%에 불과했다.
빠르게 늘고 있는 가계부채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따른 국제유가 불확실성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은 금리 인상 요인이었으나 중국 경기 불안에 우리 경기 회복세가 더디고 가계부채 취약차주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높아 동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2주 후 열리는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일단 동결한 후 지켜보자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시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현 2.0%포인트 수준에서 유지된다.
물가 불확실성도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물가는 7월 2.3%로 내려왔지만, 8월(3.4%)과 9월(3.7%) 다시 3%대로 올라왔다. 이·팔 분쟁에 국제유가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물가 경로를 예단하기 어려워졌다.
경기 회복세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동결 결정에 무게를 더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0.0%를 기록하는 등 경기가 본격적으로 반등하지 못하며 우리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최근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월 2.4%에서 2.2%로 낮춰 잡은 상태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금리 인상을 어렵게 했다. 9월 은행권 가계부채가 1080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상반기 취약차주는 300만 명에 달한다. 비은행권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상반기 기준 121조 원에 육박한다.
다만, 이창용 총재가 금통위 이후 열리는 기자 간담회에서 추가 인상 여지를 남기는 매파적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리 인하 기대감을 사전에 차단해 외환 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증가세 등의 사전 차단을 위해서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결정에 앞서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만장일치 동결될 것"이라며 "연내 한은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며, 동시에 인상 여지를 두는 매파적 태도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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