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기준금리 3.50% 유지 시 6회 연속 동결
[더팩트│황원영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9일 열린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통위는 지난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0.25% 올린 후 현재까지 5회 연속 동결했다. 이번에도 금리가 유지될 경우 6회 연속 동결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기준금리는 9개월째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 흐름 둔화로 기준금리 인상 여력이 낮아진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동결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52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0%는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본 응답자는 10%에 불과했다.
우선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된다는 점이 금리 인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이 과감한 금리 인상으로 금융이자 부담을 키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2조4000억 원 증가했다. 지난 4월 이후 5달 연속 오름세다. 특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전월 대비 6조1000억 원 늘어난 833조9000억 원을 기록하며 7개월째 상승했다.
아울러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경기 위축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0.0%를 기록하는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실물경제 침체까지 맞물려 금리 인상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월 2.4%에서 2.2%로 낮춰 잡았다.
연준 주요 인사들이 기준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가는 점도 동결 예상 근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패트릭 하커 총재는 16일(현지시간) 한 온라인 행사에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매파로 꼽히는 로리 로건 댈러스 총재도 지난 9일(현지시간) 국채금리 급등으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또 올릴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기준금리는 현재 5.50%(상단 기준)로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2.0%포인트다. 연준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0.25%였던 기준금리 상단을 공격적으로 인상해 5.50%까지 끌어올렸으나, 최근 높은 국채금리가 사실상 긴축 효과를 내고,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발(發) 가파른 금리 상승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이 높아진 만큼 추가 긴축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금리 동결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말연시 미 연준의 정책 흐름과 함께 물가 및 가계부채 동향을 살피면서 완연한 동결 국면에 진입하겠다"며 "이번 금리 인상 국면은 기준금리 3.50%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만장일치 동결될 것"이라며 "연내 한은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며, 동시에 인상 여지를 두는 매파적 태도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한다"고 내다봤다.
이에 시장은 금통위의 금리 결정보다 긴축 기조를 얼마나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한은의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등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긴축 기조를 자극할 수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통계청)은 지난 4월 3.7%를 찍은 뒤 5월 3.3%, 6월 2.7%, 7월 2.3%까지 내렸으나 8월 3.4%, 9월 3.7% 등 다시 반등하고 있다. 이는 한은이 제시한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아울러 환율, 국제유가 등의 변수도 남아 있다. 지난 17일 한은이 발표한 2023년 9월 수출입물가지수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119.56(2015년=100)으로 전월 대비 1.7%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석탄 및 석유제품·화학제품 등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9월 평균 환율은 1329.47원으로 지난 8월(1318.47원) 대비 0.8% 상승했다.
수출입물가가 3개월 연속으로 전월 대비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 상방 압력이 높아졌다. 수출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서 물가와 관련해 국제유가 흐름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밝혔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고금리 장기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17일 배럴당 89.90달러로 전일 대비 0.28% 올랐다. 유가는 지난 11일 배럴당 85.82달러에서 이틀 만인 13일 90.89달러로 오르는 등 무력 충돌 여파에 요동치고 있다. 시장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중동 전지역으로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인 데다 물가 수준이 2% 목표치를 여전히 상회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은은 여전히 매파적 동결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금통위는 11월30일 열린다.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조정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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