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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에도 화합 어렵나…'집안싸움' 중인 재벌家

  • 경제 | 2023-09-29 00:00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에 조현범 구속까지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왼쪽)과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더팩트 DB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왼쪽)과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추석 명절은 온 가족이 모여 온정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구성원 간 갈등으로 화합을 도모하기 어려운 가족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재벌가(家)에서도 마찬가지다. 감정의 골이 깊어 관계가 '회복 불능' 상태인 재벌가도 몇몇 눈에 띈다. 특성상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사이가 틀어진 뒤 날 선 공방을 벌이며 몸과 마음이 멀어진 사례가 많다.

◆ 한국타이어家 둘러싼 끊이지 않는 잡음

한국타이어가 가족 간 불화로 추후 관계 회복이 쉽지 않은 대표적인 기업이다. 다툼이 시작된 건 지난 2020년으로, 당시 조양래 명예회장이 차남인 조현범 회장(당시 사장)에게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넘겼고, 장남 조현식 고문과 누나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의 결정이 온전한 정신 상태에서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달라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해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 사이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들에게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최대주주(42.9%)인 조현범 회장이 2021년 12월 한국앤컴퍼니 회장으로 선임되며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식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간 조희경 이사장이 청구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이 기각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가족 간 갈등은 전혀 봉합되지 않았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항고하며 분쟁의 불씨를 남겼다.

더구나 조현범 회장이 지난 3월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되면서 한국타이어 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구체적으로 조현범 회장은 회삿돈을 지인 회사에 빌려주거나 자신의 집수리, 외제차 구매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집행 종료 후에도 취업이 제한되는 등 오너 리스크가 장기화될 수 있다. 결국, 조현범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면 상황이 크게 요동치며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재계는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를 둘러싼 긴장감이 향후 수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이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공격하며 올해도 주주제안을 냈지만,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더팩트 DB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이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공격하며 올해도 주주제안을 냈지만,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더팩트 DB

◆ 롯데家 장남 신동주, 9전 9패에도 발목잡기 계속

롯데그룹 오너 일가도 올 추석에는 화합이 어렵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경영 복귀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지속해서 공격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5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이후 갈등을 이어가고 있으며, 신동빈 회장은 수년째 제사에 불참하고 있다.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한 후 두 사람은 각자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하고 있고, 기일에도 울산 울주군 선영을 따로 방문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2019년 신동빈 회장에게 설날 차례에 초대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편지에는 "한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가족 간의 정을 나눌 수 없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성북동 집(신동주 전 부회장 자택)에서 열리는 설날 가족 모임에서 얼굴을 직접 마주하고 가족으로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은 응하지 않았다. 당시 롯데그룹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초대 편지'에 대해 "가족 간에 오간 이야기를 보도자료로 배포하는 것 자체가 순수한 동기로 보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초대 편지' 이전에 수차례 '화해 편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한국과 일본 롯데를 분리해 각각 경영하자고 제안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올해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통해 '롯데 흔들기'에 나섰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안, 이사 결격 사유를 신설하는 정관 변경안 등이 모두 부결됐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9전 9패다. 이와 관련해 재계 관계자는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발목잡기' 행위를 이제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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