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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이정애 대표, 중소 화장품 브랜드 '힌스' 품은 이유는?

  • 경제 | 2023-09-27 11:31

포트폴리오 약점 '색조 화장품' 시장 공략 목적
비바웨이브 회사 지분 75% 425억 원 인수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가 '힌스' 브랜드를 인수하며 일본 시장 확장에 나섰다. 왼쪽 작은 사진은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LG생활건강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가 '힌스' 브랜드를 인수하며 일본 시장 확장에 나섰다. 왼쪽 작은 사진은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LG생활건강

[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정애 LG생활건강(LG생건) 대표이사가 국내 색조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하며 일본 시장 확장에 나섰다. 더 자세히 말하면 일본 MZ세대(밀레니엄+Z세대)를 타깃으로 사업 기회를 확대한다는 건데, 현지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국내 브랜드를 품은 셈이다. LG생건 측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지금껏 포트폴리오가 약했던 색조 화장품 브랜드 역량을 강화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LG생건은 지난 26일 프리미엄 색조 화장품 브랜드 '힌스'(hince)를 보유한 비바웨이브 회사 지분 75%를 425억 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2019년 1월 첫 선을 보인 힌스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국내 최초 '감성과 무드' 콘셉트의 색조 화장품 브랜드다. 제품의 자연스러운 컬러감과 곡선을 강조한 클래식한 디자인의 감성적인 패키지가 특징이다. 특히 세컨 스킨 파운데이션, 트루 디멘션 래디언스밤 등 히트 상품을 바탕으로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 3위 규모인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LG생건 관계자는 27일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비바웨이브 인수 목적은 색조 화장품 역량 강화 차원이다"고 말했다.

현재 힌스의 인스타그램 국내 계정 팔로워 수는 21만2000명, 일본 계정은 8만3000명에 이른다. 온라인 자사몰과 CJ올리브영을 비롯한 H&B 스토어,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등 다양한 채널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힌스는 일본 직영점인 △힌스 루미네이스트 신주쿠 △힌스 아오야마 △이세탄(伊勢丹) 백화점 팝업스토어 등을 열며 다른 브랜드 대비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에 힘입은 비바웨이브 매출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매출은 2021년 163억 원에서 지난해 21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비중은 국내 50%, 해외 50%로 해외 매출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힌스 브랜드를 애용 중인 김아람(여) 씨는 "메이크업에 관심이 있는 20·30 여성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며 "현재 무드앤핸서 마뜨 립스틱을 비롯해 세컨 스킨 메쉬 매트 쿠션 등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 젊은 층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케이스도 예쁘고 감성적인 컬러가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힌스만의 차별화된 색조 브랜드 빌딩 역량을 확보하고 색조 화장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힌스만의 차별화된 색조 브랜드 빌딩 역량을 확보하고 색조 화장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 LG생건, 향후 아시아, 북미 사업 기회 함께 모색

LG생건은 이번 인수로 힌스만의 차별화된 색조 브랜드 빌딩 역량을 확보하고 색조 화장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LG생건 관계자는 "시즌 별 무드에 집중한 컬러 전개와 다양한 컬러 스펙트럼 제품 출시 등 힌스의 상품 기획력을 내재화하고 LG생건 자체 색조 브랜드 육성에 활용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힌스를 통해 MZ세대 고객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LG생건 관계자는 "힌스 인수로 일본을 비롯한 국내외 MZ세대 고객을 선점하고 향후 이들이 더 큰 구매력을 갖췄을 때 스킨케어 등 중·고가 화장품 영역에서도 사업 기회를 보다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올해 초 이 대표는 신년사에서 "해외사업 확대는 지속되고 강화돼야 한다"며 글로벌 명품 뷰티 회사 도약을 향한 강한 포부를 드러냈는데 업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일본 시장 확대에 대한 의지가 엿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 전망성도 인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전 세계 색조 화장품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87조 원 규모로 2027년에는 약 128조 원, 연평균 8%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LG생건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색조 신제품을 선보이며 한국과 일본 외에도 아시아, 북미 사업 기회를 함께 모색할 방침이다"며 "또 브랜드·지역 포트폴리오 보강과 사업역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과 투자를 지속해서 추진해나갈 방침이다"고 첨언했다.

한편 이 대표는 LG생건에서 공채 신입사원 출신의 첫 여성 임원이다. 1963년생(60세)으로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입사해 △생활용품사업부 마케팅 팀장 △생활용품사업부 지류마케팅 부문장 △마케팅 상무 △전무 △부사장 등을 거쳐 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참고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LG생건 매출은 3조4914억 원, 영업이익은 303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3조5076억 원·영업이익 3921억 원) 대비 각각 162억 원, 884억 원 줄었다. 실적이 악화된 이유로는 중국 화장품 사업에서 더딘 회복세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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