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합병 반대 의사 통지 접수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현 주가, 제시가보다 7% 가량 낮아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 작업에 돌입한 셀트리온이 자가당착에 빠질 위기에 놓였다. 합병안을 발표한 시점부터 합병 반대 의사 통지를 접수하는 동안 주가가 부진하면서 자칫 합병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날부터 오는 10월 20일까지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상장사의 합병 절차를 수행하기 위해 합병 반대 의사 통지를 접수한다. 이 기간 반대 의사를 접수한 주주들은 내달 23일부터 11월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가 크게 내리면서 양 사의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대두된다. 당초 양사가 제시한 매수 예정가인 15만813원과 6만7251원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주가가 거래되고 있어서다. 합병 반대 의사 통지 접수 전날인 25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은 13만93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6만1700원에 장을 닫았다. 각각 매수 예정가 대비 7.6%, 7.7% 낮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주주들은 합병을 추진하는 회사가 합병 반대의사 통지를 접수하는 시점에서 주가가 매수 예정가보다 낮으면 굳이 시장에 보유 주식을 던질 이유가 줄어든다. 우선 반대 의사를 표시해 둔 다음, 향후 주가 흐름을 지켜보다가 회사 측의 적정가에 매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는 게 유리한 탓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주주들의 규모가 예상보다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주식 매수 규모가 전망치를 뛰어 넘으면 합병 계약이 강제 해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양 사가 주식매수청구를 위해 준비한 금액이 1조 원가량이기 때문이다. 예상 규모를 초과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꺼내 쓸 수 있지만, 이는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합병 방침과 거리가 멀다.
합병을 반대하는 기존 소액주주들을 달래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최근 두 달간 각각 1000억 원, 45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펼쳤지만, 주가 상승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양 사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상반기 기준 63.9%, 55.0%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부진한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시너지를 모을 수 있는 합병 전략 카드를 꺼냈다. 합병 후 1~2년은 부진할 수 있지만 타 법인 인수와 경영 효율화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리고 실적 개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엿보인다"면서도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주가는 문제다. 남은 기간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해 주식청구매수권 제시가격을 넘지 못한다면 매수 자금이 더욱 필요해진다. 금융회사 차입 등을 통해 조달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합병 반대의사를 접수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작일인 10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 여부를 결정한다. 합병은 특별결의 안건이기 때문에 주총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합병기일은 12월 2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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