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 시장 첫 진출, '통귀리밥' 선봬
시장 규모 2025년 5200억 원 이를 것 전망
[더팩트|이중삼 기자] 농심켈로그 사령탑 정인호 대표이사가 즉석밥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줄곧 '시리얼' 제품 한 우물만 파왔는데 업계 최초로 도전장을 낸 것이다. 시리얼만 팔아도 잘 나가는 회사가 제품 카테고리 확장, 특히 첫 타자로 즉석밥을 선택한 이유는 '시너지 효과', '시장 전망성'과 관련이 깊다. 다만 업계에선 농심켈로그가 즉석밥 시장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빠르게 도태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심켈로그는 지난 28일 100% 통귀리로 만든 즉석밥 '통귀리밥'을 선보이며 시장에 참전했다. 이미 CJ제일제당(약 66%)·오뚜기(약 30%) 등 굵직한 기업들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꽉 잡고 있지만 틈새시장 공략으로 영역을 넓혀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실제 농심켈로그는 이번 신제품으로 즉석밥 시장에 새 지평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다른 제품과 '차별성'을 강조했다.
농심켈로그 관계자는 31일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통귀리밥은 100% 통귀리로 만들어 백미 대비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점이 경쟁사 제품과 가장 큰 차별점이다"며 "또 즉석밥 가운데 유일하게 베타글루칸 함량이 표기된 제품이며 백미 대비 칼슘, 철분, 마그네슘, 칼륨 등의 무기질이 많이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베타글루칸은 다당류의 일종으로 사람의 정상 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세포 증식과 재발을 억제, 혈당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효과를 가진 성분이다.
수많은 제품 카테고리 가운데 즉석밥을 고른 이유로는 시너지 효과를 꼽았다. 농심켈로그가 보유한 곡물 기술력을 즉석밥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농심켈로그 관계자는 "미국 켈로그가 지난 117년 간 시리얼 시장에서 쌓아온 곡물 가공 기술력, 영양설계 역량과 전문적인 노하우를 기반으로 즉석밥 시장에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폭넓은 제품 카테고리에 거쳐 영양이 우수한 제품들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틈새시장 공략, '공격적 마케팅' 주력해야
농심켈로그는 "즉석밥 출시 이유로 시장 전망성이 밝다는 면도 고려됐다"고 밝혔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업계에 의하면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는 2017년 3287억 원에서 2019년 4134억 원, 2021년 4500억 원으로 매년 성장했다. 2025년에는 5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미 '레드오션화'된 즉석밥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뚫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성공하기 위해선 '매니아층' 소비자들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며 "초반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소비자들 눈에 많이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차별화된 제품으로 두터운 소비층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귀리가 가진 장점을 적극 홍보할 필요성이 있다며 반대로 통귀리밥의 부정적 요소를 해소하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장점을 홍보하는 등 전략이 필요하다"며 "귀리의 거칠고 질긴 식감을 중화시키는 일, 기존 즉석밥과 달리 제품 50g에 실온의 정수 90ml를 넣고 전자레인지에 2분 조리하는 방식의 불편함 등은 해소해야 될 사안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인호 대표는 2020년 5월 농심켈로그 수장에 올랐다. 한양대학교를 졸업한 뒤 1996년 유한킴벌리에 입사해 세일즈 실무를 담당했다. 이후 스웨덴 종합가전기업 일렉트로룩스 세일즈 이사직을 거쳐 농심켈로그에 합류했다. 영업팀 이사와 상무, 켈로그 대만·홍콩 지사장을 역임한 뒤 2020년 5월 대표로 선임됐다.
정 대표가 선임된 뒤 농심켈로그 실적은 순항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농심켈로그 매출은 △1594억 원(2020년) △1709억 원(2021년) △1921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154억 원(2020년) △199억 원(2021년) △157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농심켈로그는 경기 불황 여파로 영업이익이 다소 주춤했지만 올해 상반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켈로그는 미국 켈로그와 농심의 합작사로 농심그룹 계열사는 아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농심켈로그 지분은 미국 켈로그 본사가 90.0%, 농심그룹이 10%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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