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사고에 '무량판' 구조 아파트 관심…구조 자체 문제는 아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이한림·문수연·정소양·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박지성·우지수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이선영 기자] 연일 섭씨 35도를 웃도는 푹푹찌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이은 폭염에도 지난 한 주 경제 시계는 바쁘게 움직였는데요. 건설업계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아파트 단지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이 무량판 구조로 건축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무량판은 보 없이 기둥이 콘크리트 천장을 지지하는 구조인데요. 건설업계는 무량판 구조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무량판 구조 건물의 기둥과 천장의 접합면에 충분한 보강이 없을 경우 붕괴될 위험이 매우 커진다고 진단했습니다.
IT 업계에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KT 차기 대표 후보가 드디어 확정됐습니다. 연 매출 25조 원, 재계 서열 10위 권의 KT그룹을 이끌 차기 후보는 김영섭 전 LG CNS 사장으로 확정됐는데요. 정통 'LG맨'으로 꼽히는 김영섭 후보의 활약에 대한 KT 내부의 기대감도 매우 큽니다. KT 내부에서는 김 후보가 다년간의 ICT 기업 CEO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전환(DX) 역량과 본질에 기반한 성장을 도모하는 등 향후 KT 미래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업계에서는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벌어진 횡령 사고에 이어 BNK경남은행에서 500억 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해 업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은행권의 허술한 '내부통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은행장 리더십, 금융 당국의 책임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최근 은행의 업무상 횡령·배임 사건이 반복돼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데도 제대로된 대책을 내놓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치기 어려운 '고질병'이 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권에서의 제재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는 질책이 나옵니다. 우선 건설업계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 LH 아파트에 사용된 무량판 구조, 정말 위험할까
-건설업계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아파트 단지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면서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무더운 더위만큼이나 뜨거웠습니다. 무량판 구조라는 전문 용어가 생소한데요, 어떤 개념인가요?
-네. 무량판은 보나 벽 없이 기둥이 바로 콘크리트 천장을 지지하는 구조입니다. 국내에선 지난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에서 사용된 구조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아파트 등의 주거 건물에 사용을 꺼려 왔습니다. 그러나 건설사들이 공사비 절감과 내부 공간 활용, 층간 소음이 적다는 장점을 부각시키면서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아파트 단지에도 다시 적용됐죠. 현재는 지하 주차장을 중심으로 무량판 구조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최근 LH가 공급한 인천 검단신도시의 '안단테' 아파트의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무량판 구조가 다시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는 겁니다. 해당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은 무량판 구조로 건축됐는데, 시공 과정에서 주차장 기둥의 전단보강근(철근) 설치누락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이에 시공사인 GS건설은 177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 전체를 모두 허물고 다시 짓기로 했습니다. LH뿐 아니라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도시주택공사(GH) 등 공기업도 전수조사에 나섰고, 국토교통부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전국의 민간아파트 293곳에 대해서도 부실공사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무량판 구조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아파트의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보완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한 안전성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군요. 그런데 무량판 구조 자체의 문제도 있나요?
-무량판 구조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게 건설업계와 건축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한마디로 제대로 똑바로 지었다면 문제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다만 무량판 구조 건물의 기둥과 천장의 접합면에 충분한 보강이 없을 경우 붕괴될 위험이 매우 커진다고 합니다. 이에 보강 철근을 꼭 넣어야 하는데, LH 아파트의 경우 철근이 빠진 단지들이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국토부 조사 결과 LH 아파트 15곳에서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됐습니다. 이들 단지에 대해서는 천장의 하중이 분산될 수 있도록 기둥을 추가 설치하거나, 천장과 기둥 사이에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보강물을 설치하는 공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부실공사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입니다. 또 철근이 빠진 단지들도 보강공사가 완료되면 사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주장합니다. 무량판 구조가 국내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발생한 문제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실공사 여부가 핵심이겠군요. 현재까지 조사 결과는 어떤가요?
-국토부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중 시공 중인 현장 105곳과 2017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 188곳을 합해 모두 293곳을 조사 중입니다.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는 74개(시공 중 25곳, 준공완료 49곳), 주거동과 지하주차장에 적용한 단지는 31개(시공 중 21곳, 준공완료 10곳)로 모두 105개 단지입니다.
전문기관을 투입해 지하주차장뿐 아니라 주거동까지 설계도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이에 따라 시공됐는지 확인하고 점검합니다.
조사 결과는 내달 말 발표할 예정입니다. 철근 누락 등이 발견되면 시공사가 연말까지 보수·보강을 해야 합니다. 건설 과정에서 법령 위반 행위가 적발될 경우 설계·시공·감리자에 대해서는 관계법령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부실공사를 한 것으로 밝혀진 업체들에 대한 처벌이나 대책도 나왔나요?
-LH는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된 업체 74곳을 부실시공으로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이들 업체에는 건설사뿐 아니라 설계사와 감리사들이 포함됐습니다. 건설기술진흥법, 주택법, 건축법 등 법 위반이 의심돼 수사를 의뢰했다는 게 LH 측의 설명입니다.
고발내용은 무량판 구조 설계·시공·감리 오류에 따른 전단보강근 미시공과 오시공입니다. 관련법 위반이 확인되면 해당 업체들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번 사태로 위법이나 부실시공 사실이 밝혀지면서 안전사고가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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