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공유기·AI 스피커 통합
HDR10+·돌비비전 동시 지원…"세계 최초"
하만카돈에 돌비 애트모스 탑재…보이스 부스터도 지원
[더팩트|최문정 기자] "올인원·고화질·고음질은 '지니TV 올인원 사운드바(이하 STB)'의 가장 큰 3가지 특징이다.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을 대폭 개선했다"
KT가 IPTV셋톱박스와 무선인터넷 공유기,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합한 신규 단말기인 STB를 출시했다. KT는 이를 통해 고화질과 고음질로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프리미엄 이용자들의 수요를 흡수한다는 구상이다.
KT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리수갤러리에서 STB 체험 행사를 열고, 고화질 영상 솔루션인 HDR10+(삼성전자 TV)와 돌비비전(LG전자 등)의 기능과 대사 전달력을 높여주는 '보이스 부스트' 기능 등을 소개했다.
실제로 만난 STB는 기존의 IPTV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통상 IPTV의 밋밋하고 까만 직사각형 본체와 달리 세로로 쭉 뻗으면서도 곡선이 적절히 들어가 있어 얄쌍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IPTV인 것을 알고 보지 않았다면 단순한 사운드바로 보일 정도였다.
KT 관계자는 "STB는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인 스테파노 지오반노니가 디자인했다"며 "AI 음성인식과 영상 품질을 떠올릴 수 있는 소리와 음파를 형상화한 디자인이며,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글로벌 디자인 시상식인 '2023 iF 디자인 어워드'와 '2023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동시에 수상하는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TB는 3개의 단말기의 기능을 두루 제공하면서도 전원선은 1개만 필요해 매우 깔끔한 모습이었다. 와이파이 비밀번호 확인이나 설정 변경도 TV를 통해 직접 보면서 할 수 있어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STB는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표현하는 프리미엄 영상 표준인 HDR10+와 돌비비전을 모두 지원한다. 두 영상 표준을 모두 지원하는 IPTV는 STB가 최초다. HDR10+의 경우, 삼성전자 TV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왓챠 등이 지원한다. 돌비비전은 LG전자 TV와 해외 OTT인 넷플릭스와 디즈니+에서 지원하고 있다. 기기 교체 없이도 STB를 사용하면 최적의 시청 경험을 제공받는 셈이다.
먼저, 삼성전자 TV로 지니TV 오리지널 콘텐츠인 '종이달'을 감상했다. 인물이 어두운 배경의 야시장을 달리는 장면이 나왔다. 기존 UHD 화면은 인물과 배경의 경계가 흐릿했고, 야시장 상점에서 비쳐 나오는 불빛이 번져 형태가 뭉그러지는 느낌이 있었다. 주인공의 얼굴도 다소 어둡게 표현됐다. 같은 기종의 TV로 STB의 HDR+를 사용하자, 명암이 훨씬 섬세하게 표현됐다. 인물과 배경이 하나의 층위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배경으로부터 분리돼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야시장 장면도 잘 보이지 않던 간판의 글자나 복잡한 패턴의 상품이 표시돼 한층 더 풍부해졌다.
그 다음으로는 LG전자의 TV로 돌비비전 기술을 체험해봤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65'를 각각 UHD와 STB 돌비비전을 켜고 감상했다. UHD 화면의 경우, 대비가 강한 은하와 우주 장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다. 또한 우주선에서 바라본 행성 역시 굴곡이 명확히 표현되지 않았다. 반면 돌비비전을 적용한 화면에서는 은하의 주변부와 중심부, 배경의 어둠이 명확히 구분됐고, 행성의 표면도 섬세하게 나왔다. 또한 우주선이 빠르게 이동하는 장면에서도 뭉개지는 부분 없이 명확히 빛무리가 표현됐다.
KT 관계자는 "집에 있는 TV가 HDR10+와 돌비비전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에도, (지원하는 기기만큼의) 차이는 아니지만 유의미한 차이점은 느낄 수 있다"며 "HDR 정도만 지원하는 TV에서도 기본적으로 유사한 수준까지는 콘텐츠 이용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HDR 기술이 중급기 정도의 TV에 도입된 것이 2017년경이기 때문에 최근 5년 이내 출시된 TV라면 STB를 사용했을 때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돌비 애트모스에 KT의 보이스 부스트 기능을 입힌 사운드를 청음해봤다.
STB는 '하만카돈'과 협업해 스피커에 홈시어터에서 객체 기반 3D 서라운드 사운드를 지원하는 '돌비 애트모스'를 탑재했다. 만약 사용하는 TV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지 않더라도 STB를 사용하면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KT는 여기에 자체 개발한 보이스 부스트 기술을 더했다. 이 기능은 목소리에 맞는 주파수 대역폭을 강조해 배경음은 누르면서 인물의 대사는 더 잘 들리게 해주는 기술이다.
이날 디즈니+의 오리지널 드라마인 '카지노'를 감상해봤다. 기존에는 자동차 엔진음, 주변의 바람소리, 배경음악과 대사가 뭉쳐서 귀에 들어왔다면, 보이스 부스트를 켜자 소리의 레이어가 명확히 나뉘는 느낌이 들었다. 인물의 대사는 더욱 선명해졌고, 배경음은 말 그대로 이를 보조하는 정도로 조절됐다. 똑같이 볼륨을 20으로 설정했음에도 보이스 부스트를 켠 쪽의 소리가 훨씬 크게 느껴졌다.
KT는 STB 출시를 계기로 IPTV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지난 18일 KT 그룹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국내 유료방송 시장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만큼 STB 등 프리미엄 셋톱박스를 통해 ARPU를 확대하고 매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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